응어리는 풀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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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어리는 풀어야 한다
  • 김종도
  • 승인 2010.08.23 14:36
  • 호수 2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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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종 도
본지논설위원

 6, 2 지방선거가 끝난지 두달이 지났는데도 아직까지 선거에 대한 앙금이 남아있고, 상대방에게 어떻게 하라는 식의 성명서나 해명을 요구하는 광고성 기사(부남회와 바른 소리 군민연대)를 보면서 참으로 가슴이 아프다.

  선거란 민주주의의 꽃이라 불리어지기도 하지만 축제와 선의의 경쟁을 통해서 민심의 방향을 결정짓는 매우 좋은 제도이다. 그런데 선거가 끝나고 나면 한쪽은 커다란 응어리를 하나 짊어진다.
  응어리는 풀어야 한다(명제), 그러나 응어리는 풀리지 않는다(진리), 그래도 풀어야 한다(명분), 그런데 꼭 풀어야 한다면 어떻게 풀 것인가에 대한 해답을 가져오너라, 다시 말해서 당사자들은 푸는 방법을 모른다. 주변의 사람들 즉 당사자가 아닌 사람들은 참 쉽게 말한다.‘너가 조금 양보하라.’‘너가 조금 참아라.’하지만 참 어려운가 보다.

  무심코 던진 돌에 맞은 개구리는 생명을 담보로 생사(生死)를 고민해야 하고, 길 가다 장난삼아 찬 돌에 깔린 귀뚜라미는 끝내 원망도 못하고 일생을 마쳐야 했다.
너무 쉬운 이치(理致)와 상식 속에서 우리들은 너무나 쉽게 감정에 놀아나고, 또 즉흥적으로 감정을 표출허여 상대방을 매우 짜증스럽게 하거나 자존심까지 건드려 지울 수 없는 응어리를 남기고, 비아냥이나 결정적 모욕감은 오랜 상처로 남아 삶을 괴롭힌다.

  특히 선거철에 많이 발생하는 감정싸움이나 의견충돌, 생각의 차이 등 편가르기, 줄세우기도 있을 수  있으며, 친구도, 이웃도, 동창생 심지어 사돈 팔촌까지도 갈라설 수 있다.
어떤 경우에는 형제까지도 선거 때문에 마음을 상하고 원수(怨讐)같이 몇 년을 말도 하지 않는 사례도 보아 왔다. 되돌릴 수 없는 앙금으로 남아있는 응어리를 누가 풀어야 하는가? 흔히들 선거가 끝났으니 화합과 통합의 길로 나서라고 누구나 쉽게 말하고, 당선 직후나 취임식 때는 꼭 달고 다니는 단골「매뉴」다.

그러나 아직까지 명쾌한 답을 얻었다고 나서는 사람이 없으니 갈수록 걱정이다.
  인간에게 가슴속 깊이 박히게 하는 감정의 응어리를 만들지 않기 위한 방법은 사전에 주의하는 길 밖에 없다. 평소에 말을 주의하고, 상대방을 생각하는 마음가짐도 중요하고 혹시 잘못된 경우에는 곧 바로 결자해지(結者解之)의 차원에서 스스로 해결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권위찾고, 체면찾고, 시간을 끌면 영영 해결 안된다. 사람은 감정의 동물이라고 한다. 그리고 누구나 실수도 할 수 있고, 판단에 오류를 가져오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그것이‘아니다’라고 생각하면 고치면 된다. 최소한의 인간적 양심과 아주 작은 배려가 매우 큰 보람으로 돌아올 수 있게 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한가지 예로 패자가 승자에게 보낸 메시지인데‘고맙다’라는 말을 하지 않을 망정‘받았다’라는 말은 해 줄 수 있을 것 같은데 그것마져 아니하면서“화합”을 논할 수 있을까? 화합은 상생의 화합이어야 하는데, 패자에 대한 승자의(이긴자)의 배려차원에서 흡수 통합에 의한 화합은 갈등만 증폭시키고, 어쩌면 지배를 위한 차원에서 이루워져서는 더 더욱 안된다고 생각된다.

  상생(相生)이 만병의 통치약이 될 수도 없고, 양극화의 해법이 될 수 없다는 지적도 있지만 그래도 노력해야 한다.
  하루 빨리 본래의 자기 위치로 돌아 가 사람다운 본래의 그 모습으로 살아가면서 또 다시 후회하는 다른 응어리를 남기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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