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을 기다려온 독일마을 주민들의 소박한 집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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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을 기다려온 독일마을 주민들의 소박한 집들이
  • 강영자 기자
  • 승인 2010.10.14 17:11
  • 호수 2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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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일마을 맥주축제가 열리기까지

그리움과 그리움이 모여 이뤄진 마을이 있다. 1960년대 산업역군으로 남자는 광부, 여자는 간호사로 독일에 파견돼 낯선 땅에서 청춘을 다 보낸 사람들. 그들의 그리움과 남해군의 지원으로 이뤄진 행정구역의 마을은 아니지만, 마음속에 아로새겨진 그리움의 마을.  우리는 이를 독일마을이라 부른다.

독일거주교포들이 한국에 정착할 수 있도록 삶의 터전을 제공해주고 동시에 독일의 이국문화를 경험하는 관광지로 개발하기 위해 2001년도부터 조성된 마을은 10여년에 가까운 세월이 흘렀지만 아직 이렇다 할 ‘남해군민과의 만남’을 가지지 못했다.

2005년도부터 3년간 여름마다 진행됐던 경상대주최의 독일어캠프 외에 별다른 성과나 의미 없이 마을은 나이를 먹어갔다.

지난해 6월 마을주민 34명이 참석해 무기명 선거를 치러 석숙자 회장을 선출하는 것으로 첫 발걸음을 뗀 마을은 서서히 달라지고 있었다.

‘뭐라도 해야한다’는 간절한 마음으로 석 회장 외 5명의 마을 위원은 마을도 어느 정도 안정됐으니 화합 도모와 함께 독일마을도 알릴 겸 마을 축제를 하자는 데 그 뜻을 모았다. 이에 정현태 군수도 마을잔치를 지원하겠다는 훈훈한 뜻을 전해왔다. 그렇게 모인 마음으로 어떤 ‘만남’을 준비할까 고민하다 본인들이 30년간 살았던 독일의 10월 맥주축제를 떠올렸고 이러한 독일문화에 한국문화가 자연스레 어우러진 ‘나눔’의 자리를 마련코자 했다.

# 독일문화 엿볼 수 있는 오픈하우스&볼거리

수십년간 타국에서 이방인으로 살아왔건만, 고국에서도 여전히 낯선 삶을 살았던 그들이 뭉쳤다. ‘단 하루의 만남’인 마을축제를 위해 성심껏 준비했다. 풍성한 수확의 계절인 가을에 그리움이 만들어낸 소박하지만 절실한 만남, 그 속을 살펴보자.

오는 16일 낮12시 마차퍼레이드로 시작하는 축제는 맥주축제라는 테마답게 오크통을 열어 맥주를 마시는 것으로 시작할 예정이다. 이어 오후1시쯤 독일마을주민의 합창과 동천보건진료소 라인댄스팀의 공연, 남해문화원의 부채산조인 ‘화란춘풍’을 볼 수 있다. 게다가 저녁공연에는 이웃주민인 탤런트 맹호림씨가 전하는 축하인사를 시작으로 통기타와 비보이공연, 색소폰 연주까지 다채롭게 준비돼있다. 하지만 이것은 흥을 돋우기 위한 시작일 뿐, 본격적인 축제는 이제 시작된다. 마을주민들이 합심해 이룬 독일식 식탁. 가짓수는 많지 않지만 독일식 맥주문화를 잘 살릴 수 있는 먹거리가 준비된다. 우선 맥주부터 살펴보자면, 독일 전통의 맛을 느낄 수 있는 맥주만 6가지. 여기에 우리나라 생맥주와 흑마늘흑맥주가 더해진다.

그리고 독일음식의 백미인 소세지는 두 종류로 준비된다. 투빙어스 브라뜨부어스트(Thuvingers Bratwurst)라는 굽는 소세지와 독일에서 직접 들여온 삶은 소세지.

굽는 소세지는 지난 11일 부산에서 공수해와 1인분에 4천원씩 토스트에 겨자소스를 발라 판매될 예정이다. 3인분을 사면 1만원으로 할인도 해준다. 그릴에 구운 돼지고기 바베큐와 독일식양배추샐러드, 바케트빵이 어우러진 바베큐정식도 맛볼 수 있다. 일단 독일음식을 맛본 사람이라면 독일마을회관을 꼭 들러볼 것을 추천한다. 독일마을이 조성될 무렵인 2000년도부터 현재까지의 마을모습과 독일 군주들이 살았던 오래된 성을 담은 사진전, 골동품을 비롯한 접시, 촛대 등을 살 수 있는 독일물품 바자회도 같이 열리기 때문이다.

또한 그림같은 독일집을 구경할 수 있는 시간도 있다고. 오후 3시부터 5시까지 하이디하우스와 유길자 씨 집을 오픈하우스로 공개한다.

# 방문객들의 이해가 필요한 소박한 축제

첫 문을 이렇게 열고자 한다. 첫회인데다 적은 예산, 게다가 대다수가 노년층인 마을주민.

이 빈틈을 줄이고자 마을주민들이 십시일반으로 축제예산을 보탰고, 안내부터 요리, 행사진행 등 역할분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장 우려가 되는 건 좁은 마을입구 탓에 예상되는 주차문제다. 일단 독일마을 공용주차장을 이용하거나 카페 브레멘 앞의 임시주차장 이용을 권한다. 만약 두곳의 차량수용이 벅찰 경우 물건숲과 물건중학교 운동장 주차장을 이용하면 된다.

무엇이든 첫걸음을 떼기란 쉽지 않다. 당연히 부족함이 곳곳에서 삐져 나올 수 있다. 하지만 남이 아닌 이웃이란 마음으로 독일문화가 한국적인 축제문화로 자연스레 젖어들도록 나부터 동참해 어울려보는 건 어떨까.

이 가을, 이웃사람들과의 건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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