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으로부터 받아야 할 것은
상태바
‘삼성’으로부터 받아야 할 것은
  • 김광석 기자
  • 승인 2010.10.29 09:37
  • 호수 22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필자는 삼성중공업이 남해에 조선소를 짓는 사업계획을 철회했다는 뉴스를 접한 뒤로 뭔지 모를 무력감에 빠져있다. 조선산업을 통해 인구가 유입되면 최소한의 자립경제가 영위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 그 희망이 몸에서 스르르 빠져나가는 순간, 마치 어떤 외부의 충격이 신체에 가해진 것과 같은 통증을 느꼈다.

이 무력감에 필자만 공격 당하고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지역에서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 부어 의미 있는 사업을 일으킨 사람들 중에 “이 업을 인수할 사람이 나타나면 다 넘겨버리고 남해를 뜨고 싶다”고  말하는 경우가 부쩍 많아지고 있다. 공동체의 꿈이 무너지면 구성원 개개인의 의욕도 도미노 처럼 무너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구체적인 반응인 것이다. 쓰러지기 시작한 이 도미노를 멈추게 하려면 하루빨리 새로운 희망을 찾아서 그 빈자리를 채워 넣어야 할 것인데 현실은 그 반대방향으로만 가고 있는 것 같아 답답하다.

필자는 지금 우리가 삼성중공업으로부터 받아내야 할 것은 사과나 손실보상 같은 ‘위로’가 아니라 조선소 유치효과에 뒤지지 않는 ‘대안투자 약속’ 이라고 생각한다. 그것 말고 남해 공동체에 다시 희망을 채워 넣을 수 있는 게 어디 있을 것인가!

여상규 의원의 말을 빌리면 삼성중공업이 신재생에너지산업에 진출할 사업계획을 입안하는데 착수해 2015년까는 이를 구체화 시킬 것 이라고 한다. 이는 이명박 정부가 신재생에너지산업에 40조원을 투자할 것 이라고 밝힌 것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남해조선업에 대한 신규투자 포기를 선언한 이 시점에서 삼성이 한편으로 신재생에너지산업에 진출할 계획을 입안하고 있다는 것은 우리에게 매우 중요한 정보가 아닐 수 없다.

삼성의 신재생에너지사업 진출 계획이 만약 남해산업단지를 염두에 둔 것이라면 삼성을 향한 우리의 대응도 지금처럼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물론 우리와의 약속을 일방적으로 파기한 삼성이 한없이 밉기는 하지만  가까운 시일 안에 삼성 만한 투자자를 유치 하기가 현실적 으로 어렵다면 삼성과의 관계를 더 이상 꼬이게 해서는 안된다는게 필자의 생각이다. 9월 3일이라는 특정 시점을 잘라 삼성측에 투자 여부를 결정 지어달라고 요구한  정군수의 판단이 명분있게 설명 되려면 지금쯤은 유력한 다른 투자자를 확보 했다는 발표가 나와야 한다. 하지만 그런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우리가 남해산업단지를 통해 진정으로 일으키고자 하는 것은 남해의 미래를 담보할 제대로 된 산업이고  이를 실현할 기업이다. 정 군수가 다른 투자자를 확고하게 물색 해놓은 것이 아니라면 하루빨리 삼성과의 관계를 9월 3일 이전으로 되돌려서 신재생에너지산업 분야로의 전환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다시 논의를 시작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산단조성 예정지의 공유수면매립계획 반영이 유효한 시한은 초바늘 소리를 의식해야 할 정도로 촉박한 것이 사실이다.  때를 놓쳐 공유수면매립계획이 취소되기나 하는 그런 되돌릴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하기 전에 우리는 이건희 회장이라도 찾아가야 하지 않을까.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우리가 삼성으로부터 받아내야 할 것은 ‘보상’이 아니라 ‘대안투자’여야 한다. 현대중공업을 유치하기 위해 군장공단 사람들이 현대사무실 앞에 이불까지 깔았다는 이야기를 우리는 알고 있지 않은가! 우리도 그들만큼 절절하게 투자자를 감동시키기 위한 노력을 한 번 해보자는 말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