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RPC 앞으로 나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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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 RPC 앞으로 나아가자
  • 김광석(본지발행인)
  • 승인 2011.02.17 17:19
  • 호수 2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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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두렁 밭두렁


지난 15일 남해군 쌀 산업 종합육성대책에 대한 전문용역기관의 최종보고서가 보고됐다.

이 보고서는 미래 남해군 쌀 산업의 성장을 견인할 컨트롤 타워로서의 농협 공동 RPC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단, 농협에 부담만 가중시키는 현상이 발생하지 않도록 주체들 간의 사전협약이 반드시 전제돼야 한다는 단서를 달고 있다.

여기서 주체는 농협과 생산자인 농업인, 그리고 행정이다. 사전에 협약해야 할 내용은 RPC를 설립하는 데 드는 초기 자본의 확보 방법과 설립 후 가동시 예상되는 운영적자를 어떻게 분담할 것인가이다.

지금까지 주체들 간의 RPC건립에 관한 논의는 기존의 사설 RPC를 인수할 것인지 말 것인지, 예상되는 운영적자를 어떻게 감당할 것인지에 머물러왔었다. 어떻게 보면 이것이 남해 쌀 산업 발전을 한 발짝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게 하는 거대한 벽이었다. 이번 보고서는 이러한 문제들에 대해 비교적 탄탄한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보고서는 다른 지역에선 방만한 경영으로 큰폭의 적자가 발생했음에도 책임은 뒷전인 RPC가 있다면서 이러한 점을 신중히 고려해 남해는 책임경영, 지속성, 성장성을 담보할 지역여건에 맞는 통합경영체를 설립할 것을 제시하고 있다. 통합경영체 문제는 군내 농협이 하나로 통합돼 있다면 간단하게 해결될 일이지만 5개의 농협법인체로 나눠져 있는 군내 상황에서는 보물섬시금치클러스트조합공동사업법인처럼 공동출자 법인을 새로 만드는 것을 말한다. 

보고서는 기존 사설 RPC를 매입하는 것보다는 새로 짓는 것이 낫다며 약 3천톤 규모의 RPC를 건립하는데 30억8700만원, 연간운영비는 5억6500만원, 5천톤 규모로 지을 때는 건립비 44억7900만원, 운영비 8억9310만원 정도로 추정했다. 물론 벼 매입비용과 사업비는 별도다.

농협은 그동안 농협 자체만의 힘으로는 이 같은 초기투입자본을 마련할 여력이 없으며, 뻔히 예상되는 운영적자를 감당할 자신이 없다고 버텨왔다. 보고서가 남해 쌀 산업을 발전시킬 수 있는 길을 제시하고 있지만 투자재원을 마련하는 문제 등의 현실에선 여전히 높은 벽에 가로막혀 있다. 이 벽을 무너뜨리지 못하는 한 남해 쌀 산업은 다른 지자체가 앞서가는 만큼 뒷걸음칠 수밖에 없다.

보고서는 재원확보 방안으로 남해군이 연차적으로 사업비를 확보하고 농협도 이사회 승인 등 내부의 사업추진의결을 통해 최소 2년간 투자재원을 적립해 나가야 하며 또한 생산자조직은 철저하게 계약재배에 의한 수매로 군내 기존의 도정, 저장업체와의 사업충돌이나 경합을 최소화해야한다고 제시하고 있다. 그렇게 하여 취급물량 5천톤, 계약재배 2천톤 이상 규모를 2년 이상 운영하면 농식품부로부터 벼 매입자금을 지원받을 수 있는 신규 RPC사업자로 인정받을 수 있는 길도 밝히고 있다.

이제 나아갈 길이 명확해졌다. 군은 초기건립자본 마련과 운영적자를 어떻게 분담할 것인지를 담은 남해 쌀 산업발전을 위한 조례를 제정하고 생산자조직은 철저하게 계약재배를 하겠다는 협약을 함으로써 농협에 할 수 있다는 힘과 용기를 불어넣어줘야 한다.

식량의 안정적 확보과제는 이미 기초자치단체의 기본 임무가 된지 오래다. 정부는 기초지자체의 지원자로서의 역할을 할 뿐이다. 남해 쌀 산업의 진로는 앞으로 2~3년 동안 우리가 어떻게 하느냐에 생사가 결정될 것이다. 그 키를 쥔 농협에 새로운 결심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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