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마늘 소설같은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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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마늘 소설같은 이야기
  • 김광석(본지발행인)
  • 승인 2011.03.04 11:59
  • 호수 2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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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석 본지 발행인
군내 마늘가공식품 업체들이 하나로 모여 통합영농조합법인을 만든다고 한다.

작년까지만 해도 이는 소설 같은 이야기였다. 그래서 필자는 앞으로 나아가야 할 남해마늘산업에 대해 소설 같이 이야기 해보고자 한다.

지난해 말 남해와 같은 마늘 주산단지인 경북 의성군의 한 업체가 흑마늘 성분 대신 캐러멜 성분을 섞어 난리가 난 적이 있다.

이 사건 이후 흑마늘산업 전체가 곤욕을 치르고 있다.
모두들 쉬쉬 하고 있지만 군내 업체들마저 판매량이 급격하게 줄어들었다.

군내 흑마늘생산 업체들이 할 수 있었던 건 공동분담으로 중앙일간지에 남해마늘은 정직하다는 광고를 내는 정도뿐이었다.

이 일로 군내 흑마늘업체들은 남해마늘만의 안정성과 우수성을 지켜내기 위해서는 힘을 모으지 않으면 안 된다는 절실한 경험과 교훈을 얻었다.

그것이 ‘보물섬남해마늘영농조합법인’이라는 통합법인을 만들 수 있는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보물섬남해마늘영농조합법인이 신설되면 우선 남해마늘을 개별업체별로 홍보 판매하는 것에서 나아가 남해마늘 전체를 브랜드로 하여 통일적인 홍보와 통합적인 마케팅이 가능해진다.

그동안 남해마늘 가공업체들은 판매처를 대상으로 군내업체들끼리 경쟁하는 일도 서슴지 않았으며, 이에 따라 소비자들로부터 불신을 자초하기도 했다.

심지어 국내외 식품박람회장에서도 부스를 별도로 마련하고 우리 제품이 좋다는 식으로 경쟁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통합마케팅이 가능해지면 지금으로서는 소설 같은 이야기지만 남해마늘 전체를 원물에서부터 가공식품에 이르기까지 하나의 통일된 브랜드로 만들 수 있는 길도 열리게 된다.

남해군은 이미 농림수산식품부로부터 남해마늘 공동브랜드 사업비를 따내기 위해 거의 준비를 마쳐가고 있다. 남해마늘 전체의 생산 가공 유통 전 과정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컨트롤 타워를 만들겠다는 원대한 계획이다.

공동브랜드 사업을 유통부문에만 초점을 맞추면 개별업체간 경쟁에서 마늘 주산지 시군별 경쟁으로 나아간다는 말이고 이는 곧 남해마늘만의 완전한 차별화, 즉 남해마늘만의 완전한 경쟁력을 가지겠다는 말이다.

이것의 열매는 마늘생산 농민에게 돌아간다.
전국의 마늘 시세가 폭락을 하더라도 남해마늘만은 안정된 가격을 유지하겠다는 전략이기 때문이다. 급격히 줄어드는 남해마늘의 생산기반을 지킬 수 있는 방법으로 이것 이상 가는 전략은 있을 수 없다.

이 소설 같은 이야기가 소설로 끝나지 않고 현실에서 실현하려면 군과 농협, 그리고 군내 산지유통업체들의 특별한 결의가 필요하다.
 컨트롤 타워를 만들어가는 과정에 각자가 가진 기득권을 어느 정도 양보해야 하기 때문이다. 

일단 군내 마늘산업 주체들이 한 곳에 모여 새로운 통합영농조합법인을 만들기로 했다는 소식은 장차 남해마늘의 공동브랜드 사업이 가능할 수도 있다는 것을 감지할 수 있다.

보물섬남해시금치를 보라! 전체 농협이 하나로 힘을 모아 보물섬남해조합공동클러스트영농법인을 만드니까 전체 남해시금치의 브랜드 경쟁력이 월등히 상승한 것 아닌가! 마늘도 그럴 수 있다는 얘기다.

다만 마늘의 경우 가공식품이 다양해 농협과 민간영농조합법인들의 이해관계를 조절하기가 쉽지 않은 점이 최대 걸림돌이다. 이 벽만 넘을 수 있다면 10년이 걸리더라도 이 길을 포기하지 말아야 한다.

작은 차이를 넘어 전체가 사는 길로 한걸음씩 나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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