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상상, 전셋집 걱정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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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상상, 전셋집 걱정 끝
  • 남해타임즈
  • 승인 2011.03.27 11:10
  • 호수 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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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관 호 - 시인, 본지 논설위원

“나도 우주인이다?”
“우주복을 입고, 인공위성을 타고, 지구 밖으로 나갔다 온 이소현 박사가 우주인인데, 네가 어째서 우주인이란 말이냐?”
“지구가 우주의 일부이고, 나 또한 지구의 일부로서 존재하는데 뭐가 아니어?”

이 대화에 대한 옳고 그름의 판단은 잠시 뒤로 미뤄두기로 한다.
다만, 항공우주산업시대를 사는 사람으로서 방송에서 흔히 듣고 볼 수 있는 우주에 관한 몇 가지 얘기들을 새로 떠올리며 나름대로의 상상을 해보려고 한다.
이것이 이 시대를 사는 사람으로서의 책무일 것 같아서.

달나라에는 토끼가 방아를 찧고, 별나라에는 칠석날 밤에 견우와 직녀가 은하수를 건너서 1년 만에 상봉을 하는데 까치가 다리를 놓느라 머리가 벗겨진다는 전설을 얘기하며, 오늘 밤에는 아마도 구름이 낄 거라는 예상을 하던 어린 시절 칠석날이 생각난다.

그러던 내가 교직에 입문했던 1969년, 미국 우주인 닐 암스트롱이 달에 착륙을 하고는 토끼는커녕 생물이 존재하지도 않는다는 사실을 알려준 지도 어언 42년이 됐다.

당시에는 우리나라가 북한보다 국민소득이 낮았던 때라 인간이 달에 착륙했다가 살아서 돌아오는 엄청난 뉴스를 들으면서도 그저 머나먼 달나라 얘기로만 여겼던 듯하다.

이후 1992년 8월에는 우리나라 최초의 인공위성 ‘우리별 1호’가 프랑스령 기아나의 우주센터에서 발사되었고, 1993년에는 대전에서 과학엑스포를 개최했으며, 우리는 그곳에서 안전벨트를 매고앉아 특수 안경을 쓰고 애니메이션을 보면서 우주를 날아다니는 체험을 하기도 했다.  

그리하여 항공우주산업을 미래 산업의 하나로 설정한 우리나라는 거의 매년 한 개꼴로 인공위성을 쏘아 올렸고, 드디어 2009년 8월 25일에는 나로도 우주센터에서 우리나라 최초의 인공위성추진로켓 나로호를 발사하게 됐다.

2010년 6월 10일의 2차 발사까지 비록 실패는 하였지만 성공보다 값진 기술발전을 거듭하고 있음을 짐작하지 못할 바는 아니다.

그보다 앞서 2008년에는 우리나라 최초의 우주인이 탄생했다.
러시아의 우주선 즈베즈다호를 타고 우주정거장(ISS)에 다녀오며 연구임무를 수행하고 무사히 귀환한 이소현 박사가 요즈음 과학칼럼을 방송하고 있어서 아마 모르는 사람이 없을 듯하다.

어디 이뿐이랴! 남극에는 우리나라 세종기지가 있고, 우리나라 최초의 쇄빙선 아라온호가 2009년 6월에 진수돼 남·북극해를 다니면서 탐사연구 중이다.

경북 영천의 보현산 천문대에는 직경1.8m급 광학망원경이 있고, 직경25m급 광학망원경 설치를 위해 칠레의 안데스 산맥에 우리나라 천문대 건설을 준비 중에 있다.

지구가 네모났고 하늘이 도는 것이라 생각하다가 지구가 돈다고 생각한 것은 무려 2300년 전의 일(아리스타르코스 BC 310 - BC 230)이나, 우주과학이 이렇게 불붙기 시작한 것은 1957년 10월에 소련이 세계최초의 인공위성 스푸트니크를 쏘아올림으로써 점화됐다.

그러니까 50여 년 세월에 불과한 것이다.

지금을 우주과학시대라고 한다.
우리는 지금 우주과학시대에 살면서 우리가 사는 지구의 움직임조차도 모르는 사람이 많다.

지구는 무려 초속 0.447Km의 빠르기로 자전하면서 또한 초속 29.77Km의 엄청난 속도로 태양 둘레를 공전하고 있다.
그런데도 그 위에 사는 우리는 왜 날려가지도 않고, 까무러치지도 않으면서 잘들 살아갈 수가 있을까? 놀랍고도 기이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지구가 아파서 몸부림을 친다고 한다.
지진, 화산폭발, 태풍, 호우, 해일, 심지어 북극 빙산의 해빙으로 해수면이 높아져서 육지가 가라앉고 있다고 한다. 글을 써도 우주 이야기, 화제 속에서도 우주인, 우주선, 로켓인가 하면, 영화나 애니메이션은 우주공간에서 외계인이나 괴물들이 벌이는 공상과학이 판을 치는 시대가 됐다.

앞의 대화로 돌아가서 인간은 지구를 운전하는 우주인이다.
우주인으로서의 분명한 책무는 자기가 타고 가는 우주선이 고장 나지 않게, 만약에 고장이 나더라도 안전할 수 있게 대비함이 마땅하지 아니한가?

최근 쉴 새 없이 들려오는 세계 여러 나라의 지진소식을 접하면서 지구를 운전하는 우주인으로서의 책무가 얼마나 막중한가를 뼛속깊이 새기지 않는다면 저토록 무시무시한 일이 우리 일이 되지 않을 거라는 보장은 없지 아니한가?

방사성공포와 함께 치가 떨려온다. 

2009년 10월, 유럽남부천문대는 태양계 밖 새 행성 32개를 무더기로 발견했다고 보도했다.
이들 행성 중에는 지구와 비슷한 행성이 존재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이따금 나타나는 UFO가 태양계가 아닌 어느 별에 존재하는 지구의 인간보다 뛰어난 생명체가 보낸 탐정일 것이라는 상상이 허무맹랑하다고만 할 수 있을까?

지금 내가 사용하는 핸드폰이 알려주는 시각이 인공위성이 쏘아주는 것임을 모르는 사람도 있을까? 통신선로가 없는데도 전화와 인터넷이 되는 것, 우리가 타고 다니는 비행기의 항법장치 등등, 이제 우리는 항공우주산업을 떠나서는 살 수 없는 시대에 살고 있다.
그리고 그 산업에 가족 중의 누군가가 종사하고 있을 정도다.

세상의 가장 위대한 발견은 ‘사람이 염원하는 것은 뭐든지 다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기왕지사 우리가 항공우주시대를 살아갈 바에야 여기에 관심을 가지고 우리나라가 더욱 잘 되기를 염원이라도 한다면, 아마도 우리나라는 조금 더 빨리 세계굴지의 우주선진국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주인 없는 무수한 별들이 우리차지가 되어 전셋집 걱정 같은 것은 다른 별 이야기가 되는 날이 올 수도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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