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텔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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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텔링
  • 남해타임즈
  • 승인 2011.04.10 17:30
  • 호수 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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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 민 배 - (남해대학총장 · 본지논설위원)


"사람들이 살아가는데 필요한 일반적 희망사항인 장수, 건강, 사랑, 학업성취, 승진, 사업 등의 이야기를 남해를 매개로 해 연결하는 스토리텔링 관광의 장을 열었으면 한다. 스토리텔링은 커다란 시설투자도 필요 없을 뿐만 아니라 엄청난 효과를 가져 올 수도 있고, 그 효과가 세대를 이어 갈 수도 있기 때문이다. "

네덜란드의 어느 해안 마을에 있는 방파제에서 물이 새는 것을 처음 발견한 한 소년이 우선 손가락으로 물을 막다가 점점 물이 더 많이 새어나오자, 그 다음에는 주먹으로, 급기야 온몸으로 물을 막아서 마을을 구했다는 애국소년의 이야기를 독자 여러분께서는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 당시 초등학교 교과서에까지 실린 이 이야기가 사실이 아니고 지어낸 얘기라면 여러분들께서는 좀처럼 믿기 어려우실 것이다. 이처럼 우리의 뇌리에 한번 각인된 것은 그 인식을 바꾸기가 매우 힘든 법이다.
  사극에서의 대원칙도 역사적 사실로 기록된 것에는 철저한 고증을 거쳐 충실히 그 사적근거에 따르되, 기록되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는 작가의 상상력과 가치관 등이 가미된 픽션으로 처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제 우리 남해 이야기를 좀 해 볼까 한다.
남해는 산과 바다가 어우러진 천혜의 자연경관을 갖고 있지만 이것만으로는 사람을 끌어들이기가 쉽지 않다. 남해에 사업을 하러 오는 사람은 소수일테고 대다수는 관광을 오는 사람일게다. 이 사람들에게 남해에 꼭 오고 싶은 간절한 마음이 들도록 해야 할텐데 거기에 필요한 것이 바로 이야기거리다. 역사적 사실이나 전설도 좋고, 이야기를 만들어 내어도 좋고, 이러한 것들을 서로 엮어도 좋다.
  예를 들어 이야기 해 보겠다.
  남해에는 금산이 있다. 이 금산은 조선왕조를 창건한 태조 이성계께서 이 산에 와서 기도한 뒤 왕이 됐고 왕이 되고 나서 산 이름을 금산으로 부르게 했다는 것이다. 또 금산에는 보리암이 있다. 세간에는 보리암에서 기도를 하면 한 가지 소원은 들어준다는 말이 있다. (이 부분은 종교적 견해를 피력한 것이 아니니 오해 없으시기 바란다)
  여기서 우리는 이것을 근거로 스토리를 만들어가면 된다.
  이곳 금산에서 기도해 이성계가 왕이 됐다는 말을 듣고 어떤 선비가 열심히 기도해 과거에 급제하게 됐고, 또 어떤 처자는 경건하게 기도해 어려운 여건을 극복하고 사랑하는 연인과 혼인을 하게 됐다는 이야기를 각색하면 된다.
  여기에다 그냥 기도만 하고 가버리면 남해에 남는 것이 적으니까 금산 정상에서 일몰이나 일출 광경을 내려다보면서 기도하고 새벽녘에 보리암의 타종 소리를 듣고 가야 소원이 성취된다는 얘기를 가미하여 남해를 찾아온 사람들이 자고 갈 수 있도록 유도해서 만들면 된다.
  또 걸어서 세계 속으로라는 TV프로그램처럼 걸어서 남해속으로 3박4일 이라는 스토리를 만들어 낸다.
  전설과 역사적 진실, 그리고 그냥 이야기가 적절히 혼재된 그럴듯한 작품을 만들어서 3박 4일동안 머무를 수 있는 바래길과 산사, 다랭이 마을, 유배문학관, 국제탈공연장예술촌 등과 마늘, 시금치, 고사리, 유자, 멸치 등 특산물과 얽힌 이야기를 엮어서 단순한 시설이나 경관의 차원을 넘어 풍성한 이야기 거리와 그 얘기속에다 자신을 대입, 각자의 상상력이 나래를 펼 수 있고 장래에 대한 소망의 실현까지 겹쳐 자꾸 남해를 찾아오게 만들고 돌아갈 때에는 특산물을 사가지고 가도록 만들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숙박시설, 음식점, 휴게시설의 정비 및 신설과 유용한 특산제품의 개발은 물론이고, 이러한 스토리를 만들 수 있도록 군 당국이나 문화원 등에서 전문 집단에게 용역을 의뢰해 시행해 봤으면 한다.
  그리해 사람들이 살아가는데 필요한 일반적 희망사항인 장수, 건강, 사랑, 학업성취, 승진, 사업 등의 이야기를 남해를 매개로 해 연결하는 스토리텔링 관광의 장을 열었으면 한다.
  스토리텔링은 커다란 시설투자도 필요 없을 뿐만 아니라 엄청난 효과를 가져 올 수도 있고, 그 효과가 세대를 이어 갈 수도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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