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지성과 공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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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지성과 공진화
  • 남해타임즈
  • 승인 2011.04.28 15:54
  • 호수 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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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 민 배(남해대학총장·본지논설위원)

개미(혹은 벌)는 집단적인 사회활동을 한다. 여왕개미가 있어 번식을 하고 일만 부지런히 하는 일개미가 있으며, 병정개미들이 싸움을 도맡아 하는 등 위계질서하에서 일사불란하게 고도로 분업화 된 사회생활을 영위하고 있다. 그들은 생존을 위해 집을 짓고 다른 집단과 전쟁을 하며 양식을 비축하고, 종족 보존을 위해 번식을 한다.

이처럼 개별적으로 보면 미미한 존재이지만 집단이 서로 협력하면 상상할 수조차도 없는 엄청난 정도의 능력을 발휘하게 되는데 이를 우리는 ‘집단지성’이라고 일컫는다.

이와 같은 미물들도 집단지성을 발휘해 훌륭한 사회생활을 영위하고 있는데 하물며 사람들은 어떻겠는가. 말업 중의 하나인 구글의 전략도 바로 이 집단지성의 활용전략이라 할 수 있다.

우선 네트워크의 접속을 무료로 하고 콘텐츠를 업그레이드 시킨다. 물론 운영에 관한 사항은 전적으로 광고비로 충당하고 있다. 네트워크 접속을 무료로 공개함으로써 집단지성을 이끌어 내는 전략이 크게 성공하고 있다. 옛말에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는 말이 있다. 협력의 중요성을 잘 표현한 속담이다.

몇 달 전 남해발전소 창립식에 초대받아 참석한 적이 있었다. 지역의 원로분들을 포함해 많은 뜻있는 분들이 참석했다. 그들은 특정 정파를 초월해 서로 머리를 맞대고 가치중립적으로 오로지 남해의 발전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다짐해 내심 깊은 감동과 기대를 갖게 했다.

기실 남해는 여러 가지로 발전에 많은 장애요인을 가지고 있다. 즉 지속적인 인구감소, 노령화 인구의 급속한 증가, 소득의 기반이 되는 산업공단의 유치 지난, 관광 인프라의 미구축, 일관되고 연계된 관광 동선개발의 결여 등등 많은 한계점을 지니고 있다.

이러한 남해의 실정을 잘 이해하고 있는 남해발전소와 같은 여러 자생단체들이 나와서 우리의 집단지성을 끌어내어 올바른 방향을 제시해 주면 남해의 미래는 환성적일 것이다.
한편 사람들은 너무 똑똑해 하찮은 미물들도 매우 잘 발휘하는 집단지성을 잘 끌어내지 못하는 경우도 흔히 있다.

사람들은 동물과 달리 사적인 이익이나 개인감정 등이 개입되어 순수하지 못해지면서 집단이기주의 등으로 변질되기도 한다. 때로는 패거리가 나누어지기도 하며 이쪽저쪽으로 합종연횡을 하는가 하면, 당치도 않는 논리로 억지를 쓰면서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기도 한다. 집단지성은 커녕 방해되기가 일쑤다. 우리 남해도 사람이 살아가는 곳일진대 어찌 이런 현상이 없겠는가? 그렇다고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그래도 희망이 있기 때문이다.

희망을 가질 수 있는 이유는 공진화라는 것이 있기 때문인데 공진화란 같이 진화한다는 뜻이다. 그것이 협조적인 관계이든 적대적인 관계이든 상관하지 않고 다같이 진화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악어와 악어새처럼 공생관계에 있는 것들끼리만 상호간에 진화하는 것이 아니라 적대적인 관계에 있는 가젤과 사자도 같이 진화한다는 것이다. 즉 사자가 가젤을 지속해서 사냥하게 되면 가젤은 살아남기 위해서 더욱 잘 뛰도록 진화되고 사자도 또한 더욱 잘 뛰는 가젤을 잡기 위해서 더 발전된 사냥기술을 습득하도록 같이 진화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공진화란 협력적이거나 적대적임을 가리지 않고 서로 경쟁하면서 같이 진화한다는 것을 뜻한다. 이러한 공진화 과정을 거치면서 다소의 반대세력이나 혹은 적대세력이 있다고 하더라도 전체의 방향에서 융합될 수 있기 때문에 지나치게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고 희망을 가져도 된다는 말이다.

남해도 사람들이 사는 곳이니 만큼 획일적으로만 의견이 집약될 수는 없을 것이다. 물론 앞으로 다양한 의견이 간단없이 표출되고 수렴될 수 있도록 공론의 장이 곳곳에 마련돼야 한다. 그리해 피아간에 협력세력이든 적대세력이든 간에 협력과 경쟁을 통해서 지속적인 공진화를 거듭해 나가야 한다. 특히 남해사람들의 남다른 애향심으로 집단이기주의나 사적인 감정을 초극해 집단지성을 도출해 내어 올바르고 바람직한 방향을 제시한다면 남해는 차별화되고 독특하면서 만족할만한 환상적인 미래를 갖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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