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이봉자 해설사, 그녀가 남긴 사랑 그리고 남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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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이봉자 해설사, 그녀가 남긴 사랑 그리고 남해 …
  • 강영자 기자
  • 승인 2011.06.17 11:25
  • 호수 2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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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나은 관광미래 위한 과제와 고민 남기다


 

봉사ㆍ교육ㆍ관광 … 그녀는 남해를 사랑했다
더 나은 관광미래 위한 과제와 고민 남겼다
 
 故 이봉자 문화해설사, 그녀의 희생이 남기고 간 자리에는 더 큰 나무가 자라려는 듯 흙을 고르고 또 고른다. 
희망이라는 양지바른 곳에 고인을 쏙 빼닮은 열정과 용기,
굴하지 않았던 추진력을 고이 뿌려 부디
푸르디 푸른 남해관광의 숲을 가꿔나가길 바란다.

봉사ㆍ교육ㆍ관광 … 그녀는 남해를 사랑했다
더 나은 관광미래 위한 과제와 고민 남겼다
충격적인 불의의 사고로 지난 5일, 우리 곁을 급하게 떠날 수밖에 없었던 故 이봉자 문화해설사. 그녀가 떠난 지 10일 남짓 됐다. 한 사람은 갔지만 그가 머문 자리에는 향기가 남아있다. 아름다운 남해만큼 아름다운 열정을 지녔던, 그녀 이봉자 문화해설사의 이야기를 담아보았다. <편집자 주>

봉사활동과 교육에 이어
남해관광까지 … 든든한 버팀목

1960년 5월 8일, 남해군 상주면 금포리에서 출생한 이봉자 씨는 상주초등학교와 상주중학교, 충렬여자고교를 거쳐 한국방송통신대학교 졸업 후 군내 독거노인을 위한 꾸준한 봉사활동과 문화해설사로서 꾸준한 활동을 해왔다.
또한 남해군 다문화가족 지원센터 가정방문교사로서 결혼이민자의 조기정착을 위해 한국어 방문지도사로서 열정적으로 소임을 다해왔다.
특히 남해 수능시험장 유치의 숨은 공로자였던 그녀는 1999년 남해참교육학부모회를 만들어 수능시험장 유치운동을 최초로 전개해 10년 동안 씨름했다.
마침내 그 열정과 추진력이 언론과 지역사회를 움직여 남해수능시험유치위원회 구성의 원동력이 됐다. 이렇듯 지역사회 봉사와 교육에 최선을 다했던 그녀는 남해군문화관광해설사이자 경남문화관광해설사로서 눈 감는 순간까지 보물섬 남해를 알리는 데 혼신의 힘을 다했기에 우리 지역의 큰 일꾼이자 든든한 버팀목이었다.

그녀가 떠난 길,
어쩌면 우리가 살펴야 할 길

1박2일의 여파로 보물섬 남해에 관광객이 미어지는 시기였던 지난 5일, 황금연휴의 중간지점이었던 그 날, 뜻밖의 교통사고 소식을 전해들은 남해군은 온통 눈물바다였다.
5일 오전 10시 34분쯤 남해군 삼동면 봉화리 독일마을 인근 내리막길에서 관광버스가 맞은편에서 올라오던 경찰 순찰차 등 4대와 가드레일을 들이받고 반대편 차선 옆 3미터 아래 논으로 추락하는 대형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이에 생긴 사망자 2명. 이중 남해군의 보물이었던 이봉자 문화해설사가 있었다.
경북지역에서 온 관광객들이 독일마을을 구경하고 돌아가던 터에 브레이크 파열이라는 결함앞에 속수무책으로 무너져 30여명의 부상자들과 남해관광의 반짝이는 별 하나를 데려가버렸다.
그녀가 떠난 길은 어쩌면 우리가 살펴야 할 길일지도 모르겠다. 밀려오는 관광객들과 이들을 맞이하는 남해군민들의 일상을 위해, 그리고 관광1번지로 발돋움하기 위해 불철주야 애쓰는 우리 바로 곁의 이웃을 위해서 말이다.

문화해설사의 산실인 남해,
모범사례로 거듭날 터

그녀의 희생은 남해군과 경남, 나아가 한국문화관광에 반드시 필요한 과제를 남겨주었기에 더욱 가슴 아프고 한편 그 의미가 깊다.
그간 꾸준히 제기돼 왔던 문화해설사들에 대한 처우개선에 대한 논의의 핵심을 그녀가 몸소 보였고 이에 경남 뿐 아니라 전국적으로 이 문제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다.

특히 남해군의 경우 1999년 최초로 남해군관광도우미 제도를 운영, 2001년 남해군에서 활동하던 8명 중 6명이 경남문화해설사 1기로 거듭나, 현재 남해군관광해설사 70명 중 50명이 경남문화해설사여서 명실공히 문화해설사의 산실로 자리매김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문제는 경남문화해설사인 경우 사망 시 최대 2억까지 보상 받을 수 있는 상해보험에 가입돼 있으나 경남문화해설사에 속하지 못한 남해군관광해설사 20명의 경우 현재 상해보험에 전혀 가입이 되어 있지 않아 불의의 사고 시 아무런 보상조치가 이뤄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에 군은 이번 희생을 거울삼아 지금부터라도 안전사고에 대한 대책을 세우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
또한 추가적으로 김태종 한국문화관광해설사협회장(경문협회장 겸직)은 “이번 사고를 계기로 더 정확한 법적 절차를 만들기 위해 국회 입법추진도 진행 중”이라며 “순직이나 의사사 등 법적절차를 도입키 위해 우선 문화해설사가 문화관광부와 재정경제부에 각각 자원봉사자와 일자리 창출대상자로 다르게 정의돼 있는 부분을 정립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김성철 경남문화관광해설협회 부회장은 “문화해설사들의 더 나은 근로환경과 체계적인 관광안내를 위해서라도 고정근무지를 확대해야 하며 버스 투어의 일당도 하루 5만원에서 6만원으로 인상해야 할 것”이라고 했고 윤의엽 경남문화관광해설사협회 남해지부장 역시 “해설사 양성과 전문교육비의 지원확대와 버스 투어 시 안전벨트 착용의무화가 규정돼야 한다”고 말했다.
강영자 기자 nhsd@hanmail.net

'이 꽃이 뭘까' 물었다는 이봉자 해설사. 작은 것 하나에도 호기심이 많았고 하나라도 더 제대로 알려고 노력했다.
그녀의 손에는 언제나 수첩이 들려져 있다. 남해를 하나라도 더 제대로 알리기 위해 노력하는 해설사들의 공부하는 모습 속에 단연 돋보이는 이봉자 해설사의 모습. 앞쪽 줄에서 두번째에 서 있다.

이순신 영상관에서 해설하는 모습. 최근 그녀의 아들 현철 군이 이곳을 방문해 어머니의 일터와 동료해설사들의 정을 느끼고 돌아갔다고 전해져 더욱 안타까움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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