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 민 - 한꺼번에 7천원 인상은 너무 한 것 아닌가? / 종묘사 - 그간 30% 싸게 공급ㆍ채종비용 감당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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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 민 - 한꺼번에 7천원 인상은 너무 한 것 아닌가? / 종묘사 - 그간 30% 싸게 공급ㆍ채종비용 감당안돼
  • 김창근 기자
  • 승인 2011.06.17 16:19
  • 호수 2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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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금치 종자값 인상폭 둘러싼 문제제기와 해명


“남해시금치가 짧은 기간 안에 포항초나 신안초처럼 전국 브랜드로 성장할 수 있었던 데는 종자공급원인 해
문제는 종자가격의 인상이 올해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향후 5년 안에 5만원대까지 계속해서 인상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국제곡물가격의 예상추이에 따른 분석인데 그럴 가능성이 매우 높아 보이는 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시금치 종자값 인상이 이슈화되자 종묘회사를 제어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으로서 토종시금치 종자를 되살릴 수 없냐는 근본적인 질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은 대체로 일치했다.

토종시금치는 수확시기가 늦어 소득면에서는 거의 경쟁력이 없을뿐더러 병충해에도 약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단점을 개선하기 위해 우량교배를 통한 종자개량사업을 펼친다면 최소한 3년이 걸리고 그 비용도 최소 20억원에서 200억원까지 들 수 있기 때문에 자치단체의 역량으로는 성사시키기 힘들 것이라는 것이다.

좋은 의도로 생각은 해볼 수 있지만 그 가치의 실현 가능성은 거의 제로에 가깝다는 것이 공통된 분석이었다. 종자자주국이 되기 위해서는 국가가 나서야 한다는 결론도 마찬가지였다. 
성씨드플러스와 남해농산의 뒷받침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말한대도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런 과정과 정성에 대한 배려 없이 종자공급회사를 마치 이윤만을 생각하는 악덕업자처럼 대하는 것에 섭섭함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우리 농민들의 부담이 늘어나게 된 것은 가슴 아프게 생각하지만 국제곡물시장에 의해 정해지는 가격을 한 회사가 임의로 조정할 수는 없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현실로 받아들여야 하지 않겠나” 이는 종묘전문업체인 해성씨드플러스(대표 류지선 향우)로부터 사계절이라는 시금치 종자를 받아 군내에 공급해온 남해농산 류상렬(53) 대표의 말이다.

지난 주 남해신문을 통해 사계절 시금치 종자값 인상폭 문제가 제기되자 혹시 본지도 그와 같은 논지의 보도를 할까봐 걱정하면서 종자공급원의 입장을 피력한 것이다.

그의 이야기는 다음과 같이 계속 된다.

“그동안 시금치 시장을 지배해왔던 포항초나 신안초 모두 남해시금치와 같은 사계절 품종이다. 2009년부터 우리군의 시금치 재배면적이 급격하게 늘어나면서 그동안 안정적으로 종자를 공급받았던 포항이나 신안은 종자를 확보하는데 애를 먹었다. 향우기업인이 종자공급원이었기에 우리는 가격 상승 없이 우선적으로 종자공급을 받을 수 있었다. 내가 내 머리를 못 깎듯이 굳이 이런 말을 할 필요가 없었는데 이제는 그간의 과정을 더 적극적으로 알려야 할 필요를 느낀다”

“남해에 가장 적합한 품종을 찾아내기 위해 10여 년 전부터 해성과 남해농산은 시험재배를 하는 등 많은 노력과 시행착오를 거쳐 가며 사계절 품종이 남해에 가장 적합하다는 것을 알았다. 단일품종의 종자를 안정되게 공급하고 재배농가가 품종의 특성을 잘 이해할 수 있도록 끊임없는 농가교육을 했던 것이 오늘 남해시금치를 새로운 소득원으로 키워낼 수 있었던 첫 번째 요인이라고 감히 자부한다. 이를 바탕으로 ‘보물섬남해클러스터조합공동법인’이 만들어졌고 그에 따라 시장에서 알아주는 브랜드가 됐다. 우리군이 주산지로 올라서면서 종자를 서로 먼저 가져가려고 다투는 마당이 됐다. 통영 고성 거제도 뛰어들고 있다. 이번일로 만약 우리군이 종자공급의 후순위로 밀려난다면 이제 막 본 궤도에 올라 속도를 내기 시작한 남해시금치산업을 뒷걸음치게 만들 수도 있다는 현실적인 문제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해성씨드플러스는 지난 2년간 500g 한 봉지에 소비자가 1만3천원에 공급했다. 그러나 올해는 7천원을 올린 2만원에 공급하고 있다. 지난해 939ha 재배면적에 남해군에 공급된 종자량은 약 3만5천봉(1만3천원 기준 4억5천만원). 조합공동사업법인(대표이사 고종남)이 예측하고 있는 대로 올해 1천ha까지 재배면적이 증가한다면 종자값으로 지난해보다 약 3억원 정도 더 비용이 들어가는 것이다.

한해 사이에 7천원이 오르자 농민들 사이에는 한꺼번에 너무 많이 올린 것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에 대해 해성씨드플러스는 해명자료를 본지에 보내 왜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는지에 대해 설명했다. 해성이 단가 인상요인으로 밝힌 것 중 핵심적인 요인은 한 가지다.

“시금치 종자는 대부분 덴마크에서 채종되는데 북유럽의 기후변화에 의한 채종량이 줄어드는 만큼 채종비용이 증가해 수입가격이 상승한 반면 남해군에 집중된 수요증가로 물량이 부족하게 됐으며 벌크로 수입한 뒤 정선→발아테스트→계량→포장→유통 과정의 비용이 상승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나아가 인상폭이 한 번에 커진 원인에 대해서는 “그동안 인상요인을 회사가 흡수부담하면서 타사동급 품종에 비해 30% 이상 저렴하게 공급해왔지만 이를 더는 감당하기 힘들어 졌기 때문”이라면서 “올해 타사동급 품종의 단가와 비교해보면 여전히 저렴하다”고 덧붙였다.


독점의 폐해인가

이러한 해명에도 불구하고 일부 농민들은 “해성씨드플러스가 사계절 종자 수입을 독점하고 있기 때문에 마음대로 가격을 올릴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다.

국내 종묘회사들끼리 특정 주력품목을 정해 놓고 남의 주력품목은 건드리지 않은 방법으로 사실상 독점적 구조를 가지고 있지 않느냐는 것이었다.

아이엠에프 이후 국내 종묘회사들이 대부분 다국적기업에 흡수되면서 고착된 종자전쟁 차원의 구조적인 문제의 일반론을 대입한 논리이다.

일본에서 쓰나미에 이은 원전사고가 터지자 군내 농민들 사이에선 어디서 들은 말인지 올해는 시금치 종자를 구하기가 힘들 것이라면서 군내 종묘대리점에 종자를 구해달라는 요구가 급격히 밀려들었다고 한다.

이것 역시 누군가 잘못 알고 있는 상식으로 시작된 일일 것이다. 어떤 사람들은 이런 일련의 일들이 종자값 인상을 부추겼다고 자조하고 있기도 하다.  

해성씨드플러스와 사계절 품종의 관계가 정말 그런 독점적 구조 속에 있는지는 보다 고차원적인 취재를 통해서만 확인이 가능할 것이다.


토종시금치 되살릴 수 없나

문제는 종자가격의 인상이 올해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향후 5년 안에 5만원대까지 계속해서 인상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국제곡물가격의 예상추이에 따른 분석인데 그럴 가능성이 매우 높아 보이는 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시금치 종자값 인상이 이슈화되자 종묘회사를 제어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으로서 토종시금치 종자를 되살릴 수 없냐는 근본적인 질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은 대체로 일치했다.

토종시금치는 수확시기가 늦어 소득면에서는 거의 경쟁력이 없을뿐더러 병충해에도 약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단점을 개선하기 위해 우량교배를 통한 종자개량사업을 펼친다면 최소한 3년이 걸리고 그 비용도 최소 20억원에서 200억원까지 들 수 있기 때문에 자치단체의 역량으로는 성사시키기 힘들 것이라는 것이다.

좋은 의도로 생각은 해볼 수 있지만 그 가치의 실현 가능성은 거의 제로에 가깝다는 것이 공통된 분석이었다. 종자자주국이 되기 위해서는 국가가 나서야 한다는 결론도 마찬가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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