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두렁 밭두렁 - 새해를 시작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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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두렁 밭두렁 - 새해를 시작하면서
  • 김광석 기자
  • 승인 2012.01.05 16:54
  • 호수 28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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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를 시작하면서

연말에는 종무식을 하고 연초에는 시무식도 치렀지만 무엇 때문인지 새로운 한해가 시작되었다는 실감이 나지 않는다. 자고 일어나니 새해가 돼 있었다. 이것이 올해 필자의 새해맞이 소감이다.

나이를 먹을수록 세월의 속도가 빨라지는 것을 실감한다고들 하는데 필자가 영 세월에 둔감한 것이든지 아니면 새해에는 뭔가 잘 풀릴 것 같다는 희망을 가슴에 품을 거리가 없는 것이든지 아무튼 새해를 맞이하면 특별히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생기는 법이다.

그런데 올해는 영 그런 열의가 가슴 속에서 솟아오르지 않는 나를 들여다보면 개운치가 않다. 무엇 때문일까?

내가 가진 행복바이러스를 전파해 주변 사람들마저 행복하게 만드는 사람들이 진정으로 더 많이 필요한 때 애독자들에게 무취바이러스를 퍼뜨리는 것 같아 송구스럽다. 하지만 없는 것을 있다고 가장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어쩔 수 없이 필자는 희망과 열의에 가득 찬 누군가의 해피바이러스를 내게 전파해주길 바라는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어디에 가면 그 사람을 만날 수 있을까?

6.2 지방선거 이후 계속된 불협화음이나 삼성중공업의 남해조선산단 투자포기선언, 그리고 습해를 입어 누렇게 변해버린 시금치 들판은 지역공동체 전체에 슬픔바이러스를 퍼뜨렸다. 한미FTA 비준안 국회통과는 농어촌전체에 분노바이러스를 퍼뜨렸고, 최구식 의원 보좌관의 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 디도스공격은 나라전체에 불행바이러스를 퍼뜨렸다. 연말에 와서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갑작스런 죽음이 불안바이러스로 다가왔고, 인구감소로 우리지역의 국회의원선거구를 지킬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소식은 또한번 지역공동체에 불만바이러스로 다가왔다.

불안한 남북관계, 소용돌이치는 정치, 올해 역시 확 펼 것 같지는 않다는 경제전망뉴스가 구름에 가려 볼 수 없었던 금산 봉수대의 일출처럼 내게서 새해를 맞이하는 감동을 앗아 가버렸을 것이다. 그 결과 2012 남해시대 신년특집호는 밋밋하기만 하다. 신문의 밋밋한 1면 얼굴은 어쩌면 특별히 기대할 것 없이 새해를 맞이하는 우리군민의 얼굴을 닮았는지도 모른다. 올해 어느 날쯤 우리군민들의 얼굴에 가득 찬 희망과 열의를 볼 수 있을까?

용의 해지만 소의 해에 들었던 연두성어 우공이산(愚公移山)이 더 깊이 다가온다. 돈 나올 곳 없고 국회의원선거구조차 지킬 수 없는 암울한 농촌에서 살아가야 하는 현실을 똑바로 직시하고 한 삽 두 삽 묵묵히 산을 옮긴 우공처럼 좀 더 묵직하게, 좀 더 당당하게, 좀 더 진지하게, 좀 더 부지런하게 새해를 살아야겠다. 더 많은 사람들에게 해피바이러스를 전파하기 위해 더 큰 해피바이러스를 가진 사람들의 희망과 열정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전파할 수 있도록 뛰어다니고 싶다. 그것만이 나의 일이었으면 좋겠다.

2월 28일 치러질 새남해농협과 남해농협 조합장선거, 4월 11일 제19대 국회의원선거, 5월 8일부터 8월까지 이어질 여수세계박람회 속의 6월 대통령배 전국요트대회, 12월의 대통령선거, 화력발전소 건설문제 등이 올해 지역사회에 활력을 불어넣을 예정된 이슈들이다.

애독자들에게 보낼 해피바이러스를 찾으러 남해시대 일꾼들은 새해를 시작한다.  

김 광 석 본지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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