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게 패인 주름살 펴게하는 실천농정 펼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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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게 패인 주름살 펴게하는 실천농정 펼쳐야
  • 김창근 기자
  • 승인 2012.01.19 13:49
  • 호수 28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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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특집2- 시금치와 마늘을 통해 본 남해농업의 미래

임진년 새해가 밝아오고 있다. 60년만에 돌아오는 흑룡의 해라며 저마다 기대와 설렘을 가지고 새해를 맞을 준비를 하고 있을 것이다. 용은 띠를 나타내는 열두 동물 중 유일하게 상상의 동물이다. 상상의 동물인 용띠 해를 맞아 남해군 농어업의 미래를 상상해 보고자 한다.
2012년 남해군 농어업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암담하다’ 일 것이다. 정부는 한미FTA에 이어 한중FTA까지 밀어 부칠 기세다. 이러한 정부차원의 일을 거론하지 않더라도 이상기온으로 인한 시금치 습해피해, 마늘 값 하락, 불투명한 축산업의 미래, 물메기의 풍어로 인한 가격하락 등 남해군 농어업이 처한 현실만 따져 봐도 실로 어둡기만 하다.
이에 남해의 대표 소득 작목인 시금치와 마늘의 미래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시금치

지난 2년간 남해시금치는 겨울철 고소득 효자종목으로 자리매김해 왔다. 이러한 영향에 힘입어 올해는 재배면적도 전년에 비해 대폭 늘었다.(군의 조사에 의하면 30% 이상 증가, 실제로는 거의 2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보임) 이렇게 승승장구하던 남해시금치가 올해는 예상치 못한 이상기온으로 된서리를 맞았다. 예년에 비해 3배 이상 많이 내린 가을비로 인해 습해피해를 받은 것이다.
문제는 이러한 피해가 올해에만 국한된 것으로 볼 수 없다는데 있다. 이미 남해군은 아열대성 기후에 접어들었다는 것이 기상청의 발표에 의해 확인되고 있다. 남해군은 이번에 내린  가을비를 이상기온 현상이라고 발표하고 있지만 엄밀히 이야기 하면 아열대성 기후에 접어든 남해군에서는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시금치 습해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객토를 해야 한다. 물 빠짐을 좋게 하기 위해 고랑을 높여야 한다 등 많은 대안을 내 놓고 있지만 이번과 같이 비가 내린다면 무용지물이라는 의견이 전문가들 사이의 대체적인 결론이다. 시금치는 습해에 아주 취약하기 때문에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쉽지 않다는 이야기다.
문제는 이 뿐만이 아니다. 재배면적의 증가로 인한 과잉생산이다. 올해 시금치 재배면적 중 70% 이상이 습해피해로 시금치를 캐지 못했음에도 출하물량은 지난해와 별다른 차이가 없다고 한다. 즉 습해피해를 입지 않은 30%의 재배면적에서 전년도와 비슷한 물량이 출하되고 있다면 재배면적이 전년에 비해 2배 이상 늘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만약 습해피해를 보지 않고 정상적으로 시금치가 재배 되었다면 과잉생산으로 가격이 급락했을 것이다. 다가오는 가을에 시금치 재배면적이 줄어들까?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재배면적이 줄지 않고 피해 없이 잘 자란다면 지금보다 2배 이상 늘어날 물량을 어떻게 유통시킬 것인지 걱정이 앞선다.

마늘

마늘 또한 시금치와 마찬가지로 지난 2년간 높은 가격을 형성해 남해군민들의 주머니를 두둑하게 하는 효자였다.
그러나 올해는 지난 두해에 누렸던 호항을 기대하기는 힘들 듯 하다. 이미 지난해 8월부터 마늘가격이 하락하기 시작했으며 급기야 시장안정을 위해 정부에서 마늘을 사들이기도 했다. 이때 정부에서 제시한 가격이 kg당 3천원 정도였다. 남해군에서 거래된 4천여원과는 차이가 많이 난 것이다.
또한 정부는 마늘 값이 조금이라도 오를 기미만 보이면 정부보유물량을 시중에 유통 시킨다고 하니 올 마늘은 생산도 하기 전에 김이 빠질 지경이다.
가격하락에 더해 남해마늘의 품질 저하 문제도 심각하다. 현재 남해마늘은 종구개량을 하지 않아 병에 약하고 마늘크기는 작고 쪽은 많아 상품성이 떨어진다는 이야기가 마늘가공업자 사이에서 심심찮게 들려오는 이야기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남해군에서는 매년 종구갱신을 위한 사업비를 지원하고 있으나 이는 언 발에 오줌누는 것과 같은 형국이다. 일시에 남해 전 지역을 갱신해야 효과가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현재의 방법은 근본적인 대책이 안 되고 있다는 이야기다. 일부 농민들은 종구 갱신을 위해 중국산 마늘을 들여오기도 하는 실정이다.

답은 친환경과 작목 다양화, 그러나

지금까지 남해 시금치와 마늘이 처한 오늘의  현실에 대해 간략하게 살펴봤다. 기자가 언급한 사실만을 놓고 남해농업의 미래가 없다고 미리 좌절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농업인 실용교육에 나선 박남식 농업기술센터 마늘팀장은 “한중FTA가 체결된다면 남해농업이 살 길이 막막하지만 그 속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며 그 유일한 길은 친환경이라고 했다.
정현태 군수가 군정의 기본방침으로 정하고 있는 친환경농업이 남해군 농업의 미래이자, 희망인 것은 이론이 없을 것이다. 그러나 친환경농업이라는 구호만 있을 뿐 구체적 실천방법이 없는 것 같다. 물론 남해군은 지난해 친환경농업선도지구를 각 권역별로 조성해 친환경농업을 군 전체로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히고 있으나 현실은 어떤지 잘 살펴봐야 할 것이다. 남해군의 바람처럼 친환경농업이 확대될 수 있는지. 대부분의 농업인이 고령인 점을 감안 했을 때 친환경 농업이 과연 실현 될 수 있을까. 산불진화 기동대가 있듯이 친환경 기동대라도 만들어 친환경의 의지는 있으나 힘에 부쳐 실천하지 못하는 농업인을 도와야 하지 않을까?
또한 작목의 다변화도 생각해 볼 때이다. 폭발적으로 늘어난 시금치를 대체할 수 있는 작목을 하루 빨리 개발해야 한다. 이미 시금치는 남해 뿐 아니라 고성, 통영 등 인근지역으로 까지 전파돼 현 상태로는 경쟁이 어렵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현실을 이겨내고 남해군의 농업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남해군의 치밀한 계획과 실천의지가 그 어느때 보다 절실하게 요구되고 있다. 구호나 외치고 실천대회나 하고 있을 시간이 없다. 바로 지금 당장 실천에 옮길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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