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억 짜리 서불과차 공원, 필요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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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억 짜리 서불과차 공원, 필요할까?
  • 강영자 기자
  • 승인 2013.05.30 11:37
  • 호수 3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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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아리석각(서불과차)주변정비 타당성 및 기본계획수립 중간보고회

“또 하나의 유배문학관이 되는 것 같아 우려스럽다. 유배문학관 내에 아무리 설명을 잘해놔도 관광객들은 잉어에게 먹이 주는 체험이 더 좋다고 말한다. 이처럼 요즘 관광은 박물관이 아니라 체험이다” 지난 27일, 군청회의실에서 열린 서불과차 기본계획수립 중간용역보고회에서 김성철 유배문학관장의 말이다.

이날 보고회에서는 용역을 맡은 현대산업경제연구원 관계자의 중간보고를 중심으로 남해서복회 박창종 회장을 비롯한 서복회 회원과 상주면 김태남 이장단장, 상주면 이태균 청년회장, 관광 쪽 위원으로는 정금호 관광발전위원장, 이병윤 남해대학 교수 등이 참석해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주고받았다.

지난 2월 20일부터 용역을 진행 중인 현대산업경제연구원에서는 양아리석각과 서불과차 공원, 글로벌 암각화 공원, 불로장생 타운 등 200억원 규모의 정비ㆍ조성사업계획을 보고회에서 밝혔다.

이에 대해 남해서복회 박창종 회장은 “엉망이다. 돈이 얼마냐가 아니라 이게 어떻게 남해에 발전을 가져다주는지가 있어야 하는데 이건 아니다”며 “꼬우지마라”는 말로 역정을 내며 자리를 박차고 나갔다.

이어 정현태 군수 주재로 가진 질의응답시간에 정 군수는 “얼마 전 제주도서복공원을 시장조사차 다녀왔는데 입장료가 5백원임에도 불구하고, 근처 정방폭포라는 우수한 경관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서복공원에는 중국인 관광객이 거의 오지 않았다”며 “200억이나 드는 사업비가 아깝지 않을 차별화된 콘텐츠에 대한 좋은 의견을 내달라”고 요청했다.

이태균 상주면 청년회장 또한 “과연 중국인이 올까 싶을 정도로 경제적 효과 자체에 대해 의구심이 든다”며 “박물관식 테마공원은 결국 적자 볼 게 뻔하다. 사고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반면 박진기 사무국장은 역사적 유적이 부재한 타 지역과는 달리 양아리 석각이라는 현존 유일의 서불관련 유적이 있는 정체성을 강조하면서 “웅장하게 서복공원과 연못을 짓고 서불교라는 육교를 짓자”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이금수 회원은 “암각화를 중심으로 해서 기본적으로 건물 지을 것은 짓고 요소요소마다 가이드가 안내해주게끔 하자”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병윤 남해대학 교수는 “역사자원문화를 보고자 하는 관광객의 수는 굉장히 낮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존의 의미와 가치가 있기에 주로 공적기관인 지자체에서 맡아서 하게 된다”며 “이 용역대로라면 건축관련 예산만 전체 87억인데다 1년 운영비가 6억4천만원이나 되는데 이는 열악한 재정자립도인 남해군에서 감당하기엔 무리”라고 지적했다. 정금호 관광발전위원장 또한 “상주에 중국관광객 오게 하려면 모노레일 깔아서 남해바다를 보게 하는 편이 훨씬 효과적”이라며 “문화적 가치에 충실해서 이런 유적이 있었다는 것을 자연스럽게 볼 수 있도록 선을 이어나가면 되지, 건물위주는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용역보고회 참석자들은 양아리석각의 문화적 가치를 살리는 동시에 지역경제 활성화와 남해군의 재정적 부담을 완화할 수 있는 불로장생 프로젝트를 추진하기 위해 용역사와 남해서복회, 상주면 주민들이 함께 현장답사를 진행하고 아이디어를 더해 나가기로 의견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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