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아름 세차장, 재정난 봉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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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아름 세차장, 재정난 봉착
  • 김태웅 기자
  • 승인 2013.08.29 09:47
  • 호수 36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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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아인협회 다양한 자구책 마련 중, 당분간 평일에만 운영키로

지난해 9월 장애인직업재활사업장으로 개소식을 갖고 운영을 시작했던 ‘한아름 세차장(남해대학 인근 남해볼링장 옆)’이 영업 1년 만에 심각한 재정난을 맞았다.

한아름 세차장은 개소 당시 군내에서는 장애인직업재활사업장으로는 최초로 시도되는 분야로 군내외의 많은 주목을 받으며 출발 했지만 결국 현재는 수입보다 근로자 인건비, 토지임대료 등의 지출이 커 지속적으로 적자폭이 증가한 상태다.

이에 따라 세차장 운영 주체인 경남농아인협회 남해군지부는 주중 무휴로 운영해온 세차장을 당분간 평일에만 운영키로 했다.

남해농아인협회 관계자는 “현재 어려운 것은 사실이지만 앞으로 지속적으로 장애인들이 스스로 돈을 벌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지고 직업재활과 경제적 자립이 실현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자구책으로 바자회를 계획 중에 있고 외지의 후원기업도 찾아볼 계획”이라며 “2~3년 정도를 경영 정상화 기간으로 보고 있다. 군민들의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언제, 어떻게 출발했나

한아름 세차장은 남해군장애인복지센터가 지난해 초부터 준비를 시작했다.

군내 장애인에게 직업선택권 제공과 실질적인 자립 지원을 위해 복지센터는 지난해 5월 사업 계획을 수립하고 6월 세차장 추진위원회를 구성했다.

복지센터는 마사회 공모사업과 먹을거리 장터 운영 등을 통해 세차장 건립에 필요한 기금을 마련했으며 공사 과정을 거쳐 9월 개소식을 가졌다.

당시 복지센터는 장애인근로자들의 임금 수준을 실질적으로 생계가 가능하도록 최저임금 이상을 지급하고 근로자도 점차적으로 늘려간다는 계획이었다.

높은 수준의 서비스 제공을 목표로 했던 한아름 세차장은 그 출발에서부터 타 지역의 주목을 한 몸에 받았다.

지체장애인협회가 시작, 지난 4월 농아인협회가 인수

2012년 9월에 시작해 8개월간 운영된 한아름 세차장은 주인이 바뀌게 된다.

세차장의 운영 주체인 남해군장애인복지센터가 올해 초 남해장애인종합복지관과 통폐합이 추진되면서 세차장 운영권을 올해 4월 농아인협회로 넘겼다. 복지센터 세차장 추진위원회는 준비단계에서부터 참여했던 농아인협회에 운영권을 양도하기로 결정하고 농아인협회도 장애인 직업재활과 일자리 창출 등 세차장의 근본적인 취지에 동감해 운영권을 인수했다.

예고된 재정난, 우려가 현실로…
 
한아름 세차장은 시작부터 타 지역의 주목을 받았으며 군내에서도 ‘직업재활’이란 목표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기도 했다.

그러나 너무 급하게 시작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있었던 것 또한 사실이다.

현재 농아인협회를 비롯해 대부분의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언급하는 부분이다. 

현재의 재정난의 이유에 대해 군내 한 사회복지 관련 종사자는 “직업재활은 건물이나 시설이 있다고 해서 실현되는 것이 아니다. 장애인이 기능을 배우고 익히는 데만 해도 오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며 “세차장은 실질적으로 일을 해야 하는 장애인에 대한 교육이 부족했다. 준비가 덜 된 상태에서 시작한 것이 큰 원인”이라고 말했다.

다른 사회복지 관련 종사자는 “세차장은 타 지역에서 이미 실패사례가 많은 아이템이었고 시작할 때부터 시장 조사가 부족했었다”며 “사실상 서비스 질도 좋은 것이 아니었다. 한 두 번이야 이용하겠지만 결국 소비자들은 같은 값이면 더 나은 곳을 찾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서비스 질 높이고 적극적으로 마케팅해야

군내의 사회복지종사자들은 세차장이 ‘용두사미’가 되지 않고 지금의 재정난을 헤쳐 나갈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제시했다. 물론 장애인직업재활에 대한 사회적인 깊은 고민이 있어야 하겠지만 일단은 당장의 문제를 해결할 단기적인 방법이다.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지속적인 교육으로 서비스 질을 높이고 일반업체와 수준이 동등하다는 객관적인 검증을 받아, 고객들이 ‘도와주고자 가는 것’이 아니라 소비를 위해 세차장을 찾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 첫 번째 방안이다.

두 번째는 세차 가격 인하와 적극적인 마케팅이다.

한 종사자는 “본인도 차를 가지고 있는데 가격을 조금 낮추면 자주 이용할 의사가 있다”며 “할인 이벤트도 하고 세차장 환경도 손님들이 기분 좋게 다녀갈 수 있도록 아름답게 꾸며 보는 것도 좋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세 번째로는 장애인 근로자들의 근무 형태 변환이다.

한 종사자는 “현재 근로자들의 급여가 재정난의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당분간은 급여가 근로자들의 ‘생계’ 보다는 ‘용돈’ 수준으로 가야 할 필요가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근무 형태도 파트타임으로 전환하고 급여도 월급에서 시급으로 지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종사자는 “세차장 시작 당시 남해군에서는 지체장애인협회와 협약을 맺고 지속적으로 군용 차량을 지원해 주기로 약속했다. 그런데 군에서는 그 협약을 성실히 이행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한아름 세차장이 흑자 구조 궤도로 오르기 위해서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린다. 그때까지 행정의 지원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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