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보 몰라도 열정으로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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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보 몰라도 열정으로 배운다
  • 김태웅 기자
  • 승인 2013.11.28 09:27
  • 호수 37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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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래가 좋아 모인 우리는 `6학년 5반`
   남해시대합창단 정기연주회에 찬조출연이 목표
 지난 21일 남해군노인복지관을 찾은 기자의 귀가 호강했다.

 노인복지관 한켠에서 10여명의 할머니들이 부르는 노래 실력이 대단했다.

 가수 강현수 씨의 지휘에 어려울 법도 한 화음도 곧잘 넣는 것이 여느 합창단 못지않았다.

 성인가요는 연륜을 담아 맛깔나게, 또 동요를 부를 때는 10살 소녀의 목소리로 부르는 모습이 그동안 얼마나 많은 연습을 했는지를 짐작케 했다.

 군에서 운영하는 어르신 노래교실 이겠거니 생각했는데 아니었다.

 노래를 좋아하고 노래를 부르고 싶어 지난해에 당신들 스스로가 모여서 만든 모임이었다. 이름은 `6학년 5반`. 대부분 65세 이상의 어르신들이라서 이름을 그렇게 지었단다.

 할머니들은 일주일에 한번 이 모임에서 노래를 부르면 10년은 젊어지는 것 같다며 "집에 시금치고 뭐시고 집안일을 잔뜩 미뤄두고 왔다"며 웃음꽃을 피우신다.

 정말로 노래를 부르시는 할머니들 얼굴을 보니 근심, 걱정은 찾아볼 수가 없는 해맑고 예쁜 표정이었다.

 멎진 노래를 들려준 후에 할머니들은 `6학년 5반`이 이만큼의 실력을 쌓을 수 있었던 공로를 강현수 씨에게로 돌렸다.

 한 할머니는 "지금 6학년 5반은 강현수 선생님 작품이여. 근데 생업도 있는 우리 선생님을 혹사 시키는 것이 아닌가 싶어. 우리가 선생님 강사료를 챙겨 주는 것도 아니고 늘 미안하고 고맙지"라고 하셨다.

 강현수 씨는 또 할머니들에 대한 칭찬 일색이다.  그는 "젊은 사람들도 따라 하기 어려워하는 것을 몇 번만 가르쳐드리면 습득할 정도로 실력들이 좋으시다. 할머니들은 대부분 악보를 몰라 반복으로 체득을 하는데 열정도 매우 뛰어나다. 3도 화음쯤은 식은 죽 먹기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남해문화원 노래교실에서 만났을 때부터 무보수로 노래를 가르쳐드릴 마음을 갖고 있었고 사실 강사료 이상으로 할머니들에게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말했다.       

 끝으로 6학년 5반의 목표를 묻는 질문에 할머니들은 장기적으로는 지난 2011년 전국에 진한 감동을 전했던 `KBS 남자의 자격 청춘합창단`처럼 근사한 중창단으로 거듭나 단독 공연을 하는 것이란다.

 그리고 단기적으로는 본사가 운영하는 남해시대합창단 정기연주회에 찬조출연을 하고 싶다고.

 `당신들이 꿈꾸는 일들이 실현되기를, 인생의 황혼기에서도 젊은이들 못지않은 열정을 보여주는 멋진 `6학년 5반`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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