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의 힘을 최대화시키는 게 6차 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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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의 힘을 최대화시키는 게 6차 산업
  • 강영자 기자
  • 승인 2014.06.10 11:48
  • 호수 4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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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차 산업을 통해 꿈꾸는 남해군의 미래농업(3) - 현장의 목소리를 듣다

우퍼(WWOOF)로 한층 더 다양한 문화 만들어

 제주도내에서는 `우퍼 코리아`를 통해 신청 받은 `우퍼`로 `지구촌과의 소통과 문화연대`를 꾀하고 있다. 우퍼(WWOOF : Willing Worker on Organic Farm)란 유기농농장에서 자발적으로 일하는 사람들이란 뜻으로 농장마다 다르긴 하나 보통 하루에 4시간 정도의 노동을 제공하고 숙식을 제공받는다. 물뫼힐링팜과 EM제주농장은 연간 외국인 우퍼들과 국내 우퍼들로 꽉 찬다.


 "이제는 동정심에 호소해서 농산물을 파는 시대가 지났다. 농사꾼인 내가 진짜 행복해야 내가 키운 내 것을 찾는 법. 농사꾼의 에너지와 철학이 농작물에 다 들어가니까. 농사짓는 사람이 행복하지 않으면 속인다는 걸 소비자들이 다 아니까. 재밌게 행복하게, 즐겁게 행하는 모든 것이 농업의 기본자산이 되는 시대가 왔다"

 제주시 수산리에서 감귤 농사를 지으며 자연이 주는 치유의 힘을 믿는 `물뫼힐링팜`의 양희전(첫번째 사진 오른쪽) 대표의 말이다. 그랬다. 6차 산업을 통해 더 행복한 오늘을 만들어가는 농부답다.

 제주도에서 태어나 대학 때문에 육지로 왔다가 대체의학과 명상을 공부하게 되었다는 양희전 대표는 사람을 치유하는데 가장 중요한 것이 `식생`이라는 것을 깨닫고 무작정 유기농 농사를 짓자고 결심했다. 현재 물뫼힐링팜은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에서 인증하는 유기농인증농가다.

 그의 꿈은 `힐링센터`를 짓고 그 속에서 유기농 농법으로 키운 농작물로 몸과 정신에 좋은 음식, 명상, 땅의 체험으로 행복을 만들어가는 것이었으나 현실은 녹록치 않았다.

 안전하면서도 건강한 먹거리, 건강한 에너지를 가득 품은 농작물을 만들기 위해 `유기농협회`에 들어가 공부했으나 `노동력은 많이 들어가고 수확은 적은` 농법의 특징으로 몇 년간은 실패를 반복했다.

 그러나 양희전 대표는 좌절하지 않았다. 그는 "생업이 목적이 아니라 대안적인 치료의 방안으로 농업을 선택했기에 꼭 실현하고자 하는 열망이 컸다"며 "사람이 건강하려면 건강한 에너지가 넘치는 환경이 필요하듯이 농작물이 건강하려면 건강한 땅, 바탕을 살리자는 생각에서 접근했다"고 한다. 그렇게 `건강과 힐링(healing 치유)`을 생각하다보니 자연스레 `문화`와 `체험`이 따라왔다고 한다. 현재 물뫼힐링팜은 국립농산물품질원에서 지정한 대표적인 `스타팜`이다.

 그는 유기농법으로 생산한 감귤로 100%감귤즙을 생협에 출하, 연간 2번 유기농로컬페스티벌과 연중 6번 내외 팜파티를 열고 있다.

 그는 팜파티에 대해 "소비자를 농장으로 접근시키는 방법의 하나인데 소비자와 생산자 사이에는 `유통업자`가 있기 마련인데 그 유통의 자리에 `팜파티`가 들어간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그는 "소비자에게 생산자가 바라보는 농산물의 특징과 키운 과정을 자연스럽게 알리는 자리가 되며 지역 예술가들을 초청해 함께 제철농산물을 활용한 다양한 음식으로 농장파티를 하면서 한바탕 어울리고 나면 이들이 힐링팜의 가장 가까운 홍보자가 된다"고 한다. 그야말로 예술과 농업의 만남인 셈이다.
 
`팜라이프 디자이너`가 말하는 6차산업
 
 본인을 `팜라이프 디자이너`, `맛있는 철학자`로 소개하는 EM제주농장의 김명수 대표 또한 행복한 농부 중 한사람이었다. 서귀포시 토평동에서 만난 김명수 대표(세번째 사진)는 한라봉과 노지감귤을 키우며 `맛있는 철학자`라는 이름으로 감귤칩을 생산하는 가공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그가 정의하는 6차 산업이란 하나의 행복한 사회적 생태계의 개념이다. 김명수 대표는 "풍요로운 에너지를 디자인하는 농부가 되고 싶었다. 풍요로워지기 위해 처음에 `농사`를 시작했고 제주도 자체가 큰 관광지다 보니 감귤체험 등 관광객을 위한 체험이 들어갈 수밖에 없었고, 농산물의 제대로 된 순환을 생각하다보니 가공에도 관심을 가지게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농업이라고 하면 `노동`만 생각하고 가공이라고 하면 `자본`만 생각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며 "일례로 대부분의 정부사업들이 대농이나 업자들에게 주는 경향이 많아 정작 소농들은 그 틈바구니에서 어떻게 해볼까 고민할 새도 없이 농사지어 농협에 출하하기 바쁜 것 같다"고 말한다. 김명수 대표는 `돈`에서 벗어나 `삶`을 우선으로 볼 때 농업도 보이고 이어 6차 산업도 보인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돈 버는 일에만 몰두하면 농사 못 짓는다. 농민한테 6차사업하라면 다 가공공장만 생각하고 귀촌인한테 6차산업해보라면 다 카페와 체험만 생각한다"며 "외국의 제스프리 키위처럼 공동으로 전량 수매해서 같은 값으로 분배해주는 역할을 정부와 농협이 해줘야 소농가들도 풍요로운 농장 디자이너로써 더 다양한 꿈을 꿀 수 있을 텐데…"하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어서 그는 "모두 대장하려고 하면 안 된다. 농업이든 아니든 우리가 제일 못하는 게 연대"라며 "따로 또 같이 서로의 성공을 향해 나아가기 위해서는 농업에 대한 철학, 삶에 대한 철학을 가지고 서로 연대하며 소통하는 자리를 농업인이 함께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취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아 이뤄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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