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는 실사구시(實事求是)다
상태바
정치는 실사구시(實事求是)다
  • 남해타임즈
  • 승인 2014.07.01 11:56
  • 호수 40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동독자
 명분을 중시하는 정치는 오늘날의 시대와는 맞지 않다. 매우 빠른 속도로 사회는 변해간다. 정확한 사회의 진단능력이 발휘되어 낙후되고 병든 사회를 치유할 수 있는 실력이 겸비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러기 위해선 전문성과 창조성, 친화력과 대외협상력 등 실사구시를 위한 정치적 혜안을 가진 사람이 우리의 지도자로 부상하는 것이 어느 때보다도 절실히 요구된다.

 6.4지방선거를 치르면서 필자는 매우 깊은 고민을 했었다. 특히 남해군수선거에 있어서 누가 적임자인가를 두고 더욱 그랬다. 정군수의 경우는 6년간의 군정수행 중 여러 번의 법적공방을 치르는 과정에서 군민들은 피로감에 휩싸였었다. 새로운 인물을 필요로 하는 것이 어찌 보면 지극히 당연할 수밖에 없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출마선언 직전 기소마저 되었다.

 필자는 2010년 지방선거에서 정군수의 반대편 책임자로 일했다. 이후 재임 4년간 남해신문 논설위원으로 신랄한 비판을 하며 군정수행이 정도를  가야됨을 희망하며 나름의 논지를 펼쳤다. 그 중심요지는 실사구시였었다. 군정에 있어서 실사구시는 공무원이 자유로운 의지와 창의력을 바탕으로 전문성을 확보하고 일심동체가 되어 600명의 힘을 시너지로 표출할 수 있도록 해 주는 것이라 생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군수의 재임 중 가장 큰 흠결은 측근들의 집단권력화가 감지됐고 그것이 발목을 잡아 훌륭한 재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였던 것으로 나름 판단하였다.

 이랬던 필자와 정군수가 이번 선거에서 한 팀을 이룰 수 있었던 것은 어떻게 보면 아이러니다. 필자는 아무런 명분도 이념도 없이 이쪽저쪽의 선거판을 기웃거리는 선거 꾼으로 전락할 것은 뻔한 일이고, 정 군수 역시 적과의 동침을 버릇처럼 한다는 오해를 살 소지가 있는 일이었다. 그러나 단언코 둘 사이에는 실사구시라는 명분이 있었다.

 정 군수는 기소 이후 필자에게 실사구시를 위한 세 가지를 제안했었다. 첫째는 세간에 떠도는 측근들의 권력집단화에 대한 철저한 단절이었다. 둘째는 마지막 임기를 석탄가스화복합발전을 통하여 남해의 미래발전 동력으로 꼭 성사시켜야 한다는 것이었다. 셋째는 행정의 실행은 지난 6년간의 재임을 통하여 경험한바 전체 공무원과의 파트너십으로 해야 되는 것이지 독단적으로 행하는 것이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과 더욱 낮은 자세로의 군민에게 다가가겠다는 것이었다.

 필자가 생각해 왔던 군정의 방향과 상당히 닮아 있었다. 진정성을 보았고 흔쾌히 같이 힘을 모으자고 동의했다. 선거 내내 이런 원칙은 고수되었고, 철저하게 검증된 실사구시의 공약들이 되도록 밤을 새우며 정책과 씨름하며 캠프의 자원봉사자들은 혼연일체가 되었다. 그러나 선거판의 생리상 인간의 욕심은 묘하게 작용했다. 선거 종반 필자는 이 선거가 과거의 측근들과 그 조직이 철저히 배제되어 있었기 도저히 승산을 가지기 어렵다는 한계를 느껴 정 군수에게 제안을 하였다.

 "도저히 안되겠습니다. 타협해봅시다." 말을 건네는 필자의 도덕성과 자존심이 한꺼번에 무너져 내렸지만 대안이 없었다. 양심의 부끄러움이 밀려왔다. 그때 정 군수는 분명히 눈가를 적시며 결연한 어조로 내게 이렇게 말했다. "선배님, 안 됩니다. 지난 6년간 남해를 망친 것이 바로 그것입니다. 패해도 좋습니다. 이번선거는 꼭 제가 처음 선배님께 말씀드린 데로 그대로 하겠습니다." 비록 패했지만 돈 선거 안했고, 처음 생각에 한 치의 흐트러짐 없이 치르진 선거라서 후회도 회환도 없다.

 이제 당선인을 바라볼 것이다. 잘하면 당연히 협조할 것이다. 잘못하는 부분이 있다면 과감히 목소리를 높일 것이다. 정현태만 아니면 모든 게 된다는 단순 논리가 아니라 고뇌에 찬 실행 가능한 공약, 철저히 측근들의 권력집단화로부터 배제된 원칙에 입각한 행정의 실현, 군청공무원들의 창의성과 전문성이 보장되는 업무의 추진, 군의 미래발전전략을 위해선 과감하게 반대의견의 수용도 가능한 배짱, 정말 낮은 자세로 군민에게 다가와 봉사하는 그런 남해군수가 되어 실사구시를 통한 남해발전을 도모해 주시길 진심으로 당부 드린다. 

 구태의연한 관행, 짐작 가능한 측근인사, 군수보다 더 큰 힘을 가진 세력의 존재, 내편이 아니면 배척하기 등 등 불편한 진실들과 단절된 그런 사회에서 군민모두가 하나 되어 밝은 미래를 꿈꾸고 싶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