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언론의 돈 받는 기자에게
상태바
지역 언론의 돈 받는 기자에게
  • 남해타임즈
  • 승인 2014.07.01 11:58
  • 호수 40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선거가 끝나고 나면 통상적으로 선거에 출마했던 후보자의 근황이나 선거기간 주변에서 일어났던 일이 세상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린다. `누구는 다음에 또 출마한다더라`, `누구는 얼마를 썼는데 떨어졌다더라`, `누구누구가 당선자의 측근이고 핵심이라더라` 등이 관심의 대상이 되고 술자리의 안주감이 되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이다. 그러나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이런 일반적인 현상보다는 좀 색다르고 특이한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그것은 다름 아닌 지역 언론에 대한 군민의 폭발적인 관심이다.

 물론 언론의 특성상 선거철이 되면 다른 어느 때보다 관심이 집중된다. 언론의 보도 하나하나에 구독자와 선거에 출마한 후보자는 물론 신문을 구독하지 않는 일반군민 조차도 관심을 기울인다. 그러나 선거가 끝나고 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신문에 대한 관심은 싸늘하게 식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이다.

 그런데 올해는 선거가 끝난 지도 한참이 지나 당선자가 취임을 하는 순간까지도 언론이 군민들의 집중 관심대상이 되고 있다. 그 관심이 언론에 대한 애착과 올바른 지역신문을 만들기 위한 독자로서의 관심이 아니라 선거기간 중 있었던 몇 몇 기자의 기자답지 못한 행동 때문에 지역 언론이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어 뒷맛이 영 개운치 않다.

 특히 어떤 지역신문 기자가 모후보자에게서 200만원이라는 거액을 받았다는 제보를 들었을 때에는 같은 지역신문 기자라는 것이 한 없이 부끄럽고 독자와 군민에게 미안한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물론 그 기자가 본지 소속기자가 아니라는데 조금의 위안을 삼았지만 군민들 눈에는 다 똑같은 지역 언론의 기자로 비쳐질 것이기에 동종업에 근무하는 사람으로서 몸 둘 곳을 찾지 못했다. 또 미꾸라지 한 마리가 온 우물물을 흐리는구나 라는 생각과 제보를 확인해가는 과정에서 의심이 확신으로 굳어지는 순간 끓어오르는 분노는 절정에 달했다.

 선거기간 중 본지 기자에게도 돈 봉투를 내민 후보자들이 있었다. 밥값에 보태라며 사심 없이 내미는 적은 금액의 돈 봉투가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본지 기자들은 이 돈 봉투를 모두 받지 않았으며 후보자가 억지로 차안에 던져 놓은 것은 후보사무실을 찾아 직접 돌려주고 데스크에 보고해 결백을 증명했다. 박봉에 시달리면서도 어디서 다들 그런 용기가 있는지 자랑스러웠다.

 이러한 지역 언론의 앞날을 걱정하며 올바른 기자가 되고자 밤낮으로 땀 흘려 노력한 기자들을 생각할 때 돈을 받은 기자는 용서할 수 없었다. 그러나 이러한 사실을 세상에 실명으로 알리고 법의 심판을 받게 하기 위해서는 많은 제약이 따를 수 밖에 없다. 돈을 준 사람도 받은 사람도 들은 사람도 사석에서는 이야기 할 수 있어도 공식적인 자리에서 이 같은 사실을 말하기에는 감수해야할 불이익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이 중요한 일을 그냥 묻어 둘 수 없다. 본지는 이번 일을 지역 언론을 바로세우는 계기로 삼을 것이며 돈을 받은 기자를 지역 언론에서 퇴출시켜 우리의 명예를 회복하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다. 아울러 이번 일을 타산지석으로 삼아 내부의 윤리교육을 더욱 강화할 것이다. 또한 어느 쪽에도 치우치지 않는 남해군민을 위한 군민의 신문으로 거듭나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할 것임을 다짐한다. 마지막으로 돈을 받은 기자의 양심에 호소하고 싶다. 스스로 자신의 잘못을 밝히고 지역 언론을 떠나 남아있는 양심있는 기자들의 명예를 회복해 주길 간절히 바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