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자부심 `대한민국 국군 장병`
상태바
국민의 자부심 `대한민국 국군 장병`
  • 남해타임즈
  • 승인 2014.07.08 14:48
  • 호수 40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창선면 독자
 주지하듯 6월 21일 동부전선에 위치한 22사단 GOP에서 총기난사 사건이 발생했다. 한날한시 `동반입대병`으로 입대한 친구의 생사가 엇갈리는 등 많은 사상자를 낳은 이 사건은 온 국민을 충격의 도가니로 몰아넣기에 충분했다.

 사건의 주인공은 작년 4월 `관심병사 A급`에서 GOP 투입 직전 `B급`으로 전환되었다고 한다. 그런데 희생 장병 중 한 명이 가족에게 부대 내의 관심병사를 언급했던 사실에 비추어 볼 때, 군 당국의 사병 관리체계에 허점이 있었다고 여겨진다. 사병 관리의 핵심은 사병 한 사람 한 사람을 존중하는 마음에 있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사병들이 겪는 심신의 피로가 과중한 스트레스로 작용하는 것을 막기 위한 다각적인 연구가 시급하다. 또한 신체적·정신적 고충을 언제든지 허심탄회하게 피력할 수 있는 대화창구도 필요하다. 만일 부대 내에 집단따돌림 현상이 있다면 그 근본원인을 해소시킬 방안도 강구되어야 한다.

 병력이 아무리 부족해도 근무환경에 부적격한 사병을 투입하는 것은 적절한 조치가 아니다. 이번 사건은 유비무환의 정신이 실종된, 무사안일주의가 빚은 또 하나의 비극이라는 데에 이견의 여지가 없을 것이다.

 군의 안전망이 허술하다면 자식을 군에 맡긴 부모들의 불안을 결코 잠재울 수 없다. 마치 오락프로그램의 복불복처럼 운이 좋으면 무사히 전역하고, 운이 나쁘면 불귀의 객이 되어야 하는가. 국가를 위해 청춘의 한 조각을 바치는 것도 모자라 비전투 상황에서조차 생명의 위협을 느껴야 한다면 그야말로 어불성설이다.

 여야정치인들이 본분에 소홀한 채 이전투구 양상을 보이며 끊임없이 불협화음을 생산하는 동안, 군문에 몸담은 젊은 장병들이, 수학여행 길에 오른 어린 학생들이 안전 불감증의 희생양이 되고 있다.

 정치인들이 국가안보와 민생안정은 등한시하고 정쟁을 일삼는 한, 국토 사수라는 절대적 사명감 속에서 목숨을 걸고 청춘을 바쳐 병역의무를 수행하는 대한민국 장병들의 자부심과 긍지는 퇴색되고 말 것이다.

 오늘 하루도 긴장이 감도는 고립무원의 산악지대 철책 경계선을 오르내리고, 각자가 속한 부대에서 저마다 구슬 같은 땀방울을 흘리며 훈련에 열중하는 이 땅의 아들들이 있음을 잊어서는 안 된다.

 대다수 외동아들로 자란 신세대 사병들이 낯설고 제한된 환경 속에서 2년 정도의 시간을 세상과 격리되어 지낸다고 생각해 보라. 과거와 비교해 먹고 자는 것이 월등히 개선되었다 한들 집만 하겠는가. 휴가 마치고 부대로 복귀하는 심정이 지옥에 끌려가듯 착잡한 것은, 세월이 아무리 좋아져도 변할 수 없는 군인의 현실이다.

 아들의 입대를 불과 3주 앞둔 시점에서 이런 일까지 터지니 예비 군인의 어머니로서 마음이 편편치 않다. 우리의 청년들을 진정 국가의 미래를 짊어질 소중한 동량으로 생각한다면, 정부와 군 당국에 간곡히 당부한다. 사병 월급은 인상하지 않아도 좋으니 사병들의 안위와 처우를 보장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에 최선을 다하라.

 사건 발생 직후 국방부 대변인은 재발 방지를 위해 원인을 철저히 규명하고, 사망자 및 부상자 가족에 대한 모든 지원과 노력을 다하겠다는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다. 그러나 그 어떤 사과와 보상으로도 한번 떠난 목숨은 되돌아오지 않는다.

 조금쯤 쉬운 길을 놔두고 전방부대를 목표로 끈질기게 도전장을 내밀더니 결국 8전 9기만에 뜻을 이룬 고집불통 아들 황인성과 `동반입대병`으로 함께 입대하는 남해해성고 동창 홍형택 군, 입대를 앞둔 모든 대한민국 청년들과 현재 군 복무 중인 모든 장병들에게 신의 가호가 있기를 간절히 기도한다. 병역이야말로, 심신이 건강한 대한민국 남성들이 선택하는 세상에서 가장 빛나는 의무라는 말로 그대들의 노고를 위로하고자 한다.

 병역의무를 짊어진 적 없는 대한민국의 여성으로서, 젊은 그대들에게 진심으로 고맙고 진심으로 미안하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