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교육공화국` 남해로 오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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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교육공화국` 남해로 오시다
  • 여태전
  • 승인 2014.09.30 17:40
  • 호수 4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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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들은 자기들이 길을 만든 줄 알지만/ 길은 순순히 사람들의 뜻을 좇지는 않는다// 사람을 끌고 가다가 문득/ 벼랑 앞에 세워 낭패시키는가 하면/ 큰물에 우정 제 허리를 동강 내어/ 사람이 부득이 저를 버리게 만들기도 한다"

 신경림 시인의 <길>이란 시 앞머리입니다. 남해에 살면서 처음으로 맞이하는 가을. 요즈음 저는 늦은 밤에 혼자 상주해수욕장을 거닐 때가 많습니다. 지난봄부터 간절하게 꿈꾸고 계획했던 일들이 쉽게 풀리지 않는 까닭이지요. 시름이 깊을 때면 저는 맨발로 바닷물을 걷고 또 걷습니다. 금방 피로가 풀리고 머리가 맑아집니다. 우울했던 마음도 자잘한 파도소리에 사르르 녹습니다. 다시 용기와 힘이 솟습니다.

 포기할 수 없는 꿈 하나 가슴에 품고 오늘도 길을 나섭니다. `길이 밖으로가 아니라 안으로 나 있다는 것을` 명심하겠습니다.

 남해 상주는 전국 3대 기도처로 소문난 금산 보리암이 있지요. 암자에서 내려다보면 멀리 상주해수욕장 은모래가 펼쳐져 있고, 그 왼쪽 가장자리 그림 같은 학교. 교실에까지 간간이 파도소리가 들리는 천혜의 아름다운 바다학교. 1953년 상주고등공민학교로 인가받아 60년 넘었지요. 한창 많을 때는 400명도 넘는 학생들이 북적댔지만 지금은 50여명으로 줄어, 어떤 형태로든 학교를 되살려야 한다는 게 상주면민들의 숙원사업입니다.

 저도 오래된 꿈이 하나 있습니다. `돌아오는 농촌, 다시 사는 마을학교`라는 구호를 내걸고 100년 뒤에도 살아남을 `교육마을 공동체`를 세우고 싶다는 꿈입니다. 돌봄과 공동체성을 회복한 마을학교를 되살리는 일이지요. "마을이 세계를 구한다"는 간디 선생의 진리 말씀을 등불 삼겠습니다. 남해대교와 창선대교만 건너면 남해의 어떤 학교에서든 아이들을 따뜻하게 맞아주는 `행복한 교육도시` 남해를 상상합니다. 대한민국의 교육소도(蘇塗), 교육해방구, 교육공화국을 여기 남해 땅에 세우겠다는 큰 꿈을 꾸고 있습니다.
 하여, 교육 때문에 상처받은 대한민국 청소년들을 남해로 초대하여 새로운 꿈과 희망을 전하고 싶습니다. 우선 상주중학교를 대안교육 특성화학교로 전환하는 일이 그 출발점이 될 것입니다.

 자녀를 대한민국의 학교에 더 이상 보낼 수 없는 지경에 이르러 외국으로 `교육이민`을 보낼 수밖에 없는 학부모님들에게 새로운 `교육희망`을 전하고 싶습니다. 이 땅에서 펭귄 아빠, 기러기 아빠, 독수리 아빠라는 뼈아픈 말이 사라지기를 소망합니다. 비행기에 태워 외국 내보내지 마시고 이제 버스 태워 남해로 보내십시오.

 대한민국이 이만큼 물질적 풍요를 누린 것도 교육의 영향력 때문이지요. 반면에 오늘의 대한민국이 행복지수 꼴찌 국가라는 오명을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도 교육 때문입니다. 농산어촌이 폐허가 되어가고 도농 간의 불균형 성장 원인도 깊이 따져보면 교육 때문이고요. 많은 위정자들은 이 점을 외면하고 눈앞의 표 계산에만 혈안입니다. `부자 되는 길`에만 초점을 맞추고 황당한 `성공신화`만 부추기고 있습니다. 바로 이런 행위가 혹세무민이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미래사회는 `성공중심`에서 `행복중심`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합니다. 이제 대한민국은 `행복한 마을학교 살리기`로 거듭나야 합니다. 농촌 지역 마을학교를 되살리고 도회지 큰 학교의 학급 수를 줄여야 합니다. 그러면 도시와 농촌이 동시에 행복해지는 상생효과를 올릴 수 있습니다.

 이렇게 `마을학교 살리기`가 전국적으로 퍼져나가면, 오늘날 사회적으로 심각한 학교폭력 문제, 학교 중단 문제, 학교 부적응 문제 등도 동시에 해결할 수 있습니다. 이 길이 한국교육의 고질병을 치유하는 가장 근본적이고 본질적인 대책입니다.

 함께 꾸는 꿈은 현실이 됩니다. 저와 함께 이런 꿈을 이루어갈 아름다운 벗님들은 어디에 계시는지요? 남해로 오십시오. 도종환 시인의 `담쟁이`처럼 "한 뼘이라도 꼭 여럿이 함께" 손을 잡고 대한민국 미래교육의 방향을 만듭시다. `보물섬` 남해를 대한민국 제일의 `행복섬`, 대한민국 제일의 `행복한 교육공화국`으로 만들어 갑시다. 남해로 오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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