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고(推敲)
컴퓨터 휴지통에
새벽이면 피멍든 이슬
재떨이 담배 공초 수북이 쌓이고
고무신 안 돌 부스러기같던
그것들을 보며
비우기를 누르니
창 아래로 쏟아버린
추운겨울 맨살의 달빛이 바스락 소리낸다
세상 물살이 만든 주름살
아주 비루한 글에게
이골이 날 때도 되었지만
늘 밀려오는 한숨은 어쩔 수 없다
한꺼번에 되살아나 명치가 쑤실 만큼
맘이 편치 않지만
헛간에 어머니가 새로 버린 식은 재 위에
자국 선명하게 갈긴 오줌처럼
양지뜸에 조는 고양이만큼 미간이 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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