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호산 장학회 창립기념 제 1회 류호산 백일장 수상작
붉은 나의 가을 - 남해정보산업고 2학년 김수영
빨갛게 물든 단풍잎이 가을을 알린다.
단풍잎은 바스락 바스락 소리에 내 어릴 적 생각이 나곤 한다.
내 어릴 적에 찡얼대며 울음을 터뜨리면 울 엄마는 할머니 집 감나무에
맛있게 익은 홍시를 깨끗이 씻어다가 내 입에 들려주곤 하였다.
울면서 먹는 홍시가 얼마나 맛있었던지 아직까지도 잊혀지지 않고 생각이 난다.
추석이 되면 온 가족 모두 모여 차례지낼 음식준비를 같이 하면서 담소를 나누기도 했다.
그럴 때면 친척들 모두 어려 작은 나에게 말했다.
"우리 수영이 언제 클래?"
그 말 들은 지가 어제 같은데 나는 벌써 이만큼 자라 고등학생이 되었다.
아버지 등에 얹혀 잠들 때, 어머니 손 꼭 잡고 놀러 다닐 때 그 시절이 영원할 것 만 같았다.
하지만 내가 나이 들수록 그 시절은 멀어져만 가고 있다.
내가 울 때면 어머니가 까서 먹여주던 붉은 감홍시, 아버지가 따 주시던 붉은 단풍잎,
영원히 함께 할 것만 같았던 부모님과의 일상생활이 이젠 점점 멀어져 간다는 것을
알게 돼 마음이 시리다.
새빨갛게 물든 단풍잎이 떨어져 가는 가을을 바라보노라면 눈시울이 붉어져 온다.
되돌아가고 싶은, 그러나 돌아갈 수 없는 나의 붉은 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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