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에서 잠자는 국가대표기념품을 깨워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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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에서 잠자는 국가대표기념품을 깨워주십시오!"
  • 김광석 기자
  • 승인 2015.06.09 12:30
  • 호수 4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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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해시계, 잘 디자인된 고급케이스에 담으면 국가대표 기념품

회사 측 "새 생명 불어넣어줄 투자자 찾고 싶은 마음 간절하다"

 요술에 걸려 숲 속에서 잠만 자고 있는 공주를 깨울 수 있는 주인공은 아마도 백마를 타고 나타난 이웃나라의 왕자일 것이다. 남해에는 한국을 방문한 사람들에게 한국을 가장 잘 기억하게 할 수 있는 국가대표 문화관광기념품이 있다. 바로 (주)한국해시계가 만든 `한국해시계`다. 이 해시계가 마치 숲 속에서 잠든 공주처럼 무려 15년 동안이나 창고 안에서 잠자고 있다.

 왜 일까? 그 사연 속으로 들어가 보자. 

 스마트폰처럼 손바닥 안에 들어오는 이 해시계는 조선 세종 때에 백성들이 시간을 알 수 있도록 만들었던 해시계 `앙부일구(仰釜日晷)`를 그대로 본 따 만든 것이다. 2002년 한일 월드컵대회를 앞두고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들이 한국을 기념할만한 문화관광기념품으로 사 갈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 처음 아이디어를 낸 사람의 구상이었다.

 앙부일구는 우리 민족의 천체과학수준이 매우 뛰어났다는 것을 보여준다. 또한 한국의 도자기문화가 뛰어나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이를 고려시대 청자를 구워냈던 제작기법 그대로 가마에서 구워냈다. 우리 민족의 뛰어난 천체과학과 도자기 문화를 이 기념품에 융합했던 것이다. 손바닥 안에 들어오는 청자해시계라고 하면 생김새에 딱 들어맞는 이름이다. 이 해시계에는 또 중국의 3대 발명품 중의 하나인 나침반이 장착돼 있다. 위에는 해시게요, 아래는 나침반이다.

 천체과학과 도예와 나침반을 하나로 융합해 손바닥 안에 들어오는 크기로 만든 이 해시계를 가만히 들여다보고 있으면 언뜻 이런 생각이 든다. 삼성이 스마트폰 디자인을 할 때 이 해시계를 참조했던 건 아닐까? 나침반을 장착한 건 이미 15년 전에 중국인들이 한국에 몰려들 것을 겨냥한 것은 아닐까? 
 
삼성스마트폰, 한국해시계를 보고 디자인한 건 아닐까?
 
 어떤 상품이든 대박이 나려면 때를 잘 만나야 하고 마케팅과 유통이 뒷받침 돼야 한다. 이 해시계가 탄생했을 때인 지난 2002년은 월드컵대회가 열려 때는 좋았지만 마케팅과 유통이 뒷받침해주지 못했다.

 그런 사정으로 남해에서 15년 동안이나 잠만 자고 있는 이 해시계는 무려 40만개나 된다. 이중 완전무결한 것이 10만개, 보관하기 위해 이리저리 옮기면서 보이지 않는 흠결이 난 것이 30만개다. 개당 5만원씩만이라도 받을 수 있는 상품으로 만든다면 50억원의 매출을 올릴 수 있는 것이다. 이 해시계를 만든 (주)한국해시계는 이 해시계가 한국을 대표하는 문화관광상품으로 새롭게 생명을 불어넣어줄 수 있는 투자자를 찾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이 해시계가 상품으로서의 가치를 회복하려면 잘 디자인된 고급스런 케이스가 필요하다. 만약, 나전칠기로 거치대와 케이스를 만든다면, 중국인들이 좋아하는 황금색 나침반이나 금시계를 넣는다면, 그 값은 투자된 만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자금이 있어야 마케팅도, 유통도 가능해진다. 고현면 성산삼거리 남양제1주유소 뒤쪽에 자리 잡고 있는 (주)한국해시계의 한 관계자는 구체적으로 다음과 같은 제안을 내놓는다. 우선 3000개 정도만이라도 누구나 매력을 느낄 수준의 케이스를 만들려면 최소 1억5000만원 정도의 자금이 필요하다고. 이 자금을 대는 사람에게는 최초의 이익금 5000만원을 더해 2억원은 되가져갈 수 있게 하겠노라고.
 
투자자를 찾습니다.
 
 아무리 많은 여유자금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도 한국해시계의 가치를 진정으로 인정하지 않는다면 선뜻 투자를 결정하기가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주)한국해시계는 투자자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만약 창조경제를 강조하는 박근혜정부가 대한민국 방문 공식 기념품으로 이 해시계를 채택하게 만든다면, 전 세계 각국에 있는 한국 대사관들이 대한민국 기념품으로 이 해시계를 채택한다면…, 이런 상상의 날개는 얼마든지 펼쳐볼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도 100개~200개 정도의 한국해시계를 기념일 선물로 사가는 구매자들이 있다. 하지만 (주)한국해시계는 이들에게 번듯한 케이스를 만들어주지 못해 미안함 마음을 감출 길 없다.

 하루 빨리 좋은 투자자가 나타나 남해에서 잠자고 있는 대한민국 대표 문화관광상품에 새 생명을 불어넣어 줄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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