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달순의 몰락과 안동 김씨 세도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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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달순의 몰락과 안동 김씨 세도정치
  • 남해타임즈
  • 승인 2015.08.10 19:13
  • 호수 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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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철의 유배로 읽는 한국사 151
남해문화원
향토사 연구위원
김성철

 1805년 음력 1월 12일 영조의 계비로 수렴청정을 하던 정순왕후가 61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순조 나이는 16세로 장인인 김조순이 권력의 중심에 섰다. 시파에 속했던 김조순이 사실상 섭정을 시작하자 같은 안동 김씨 문중이었지만 벽파의 영수였던 김달순이 반기를 들기 시작했다.

 "김조순이 전하의 장인이긴 하나 흉괴인 이우의 목숨을 부지케 하고, 박하원, 홍지섭을 석방해 전횡을 일삼도록 방조하고 있습니다. 선대왕을 해치고자 한 그들은 이미 죽었어야 했습니다. 이들을 도배(島配)해 세상의 도의를 안정시켜야 될 것이옵니다. 그리고 죽은 박치원과 윤재겸에게는 특별히 시호와 벼슬을 추증해 표창하옵소서."

 12월 7일 우의정에 임명된 김달순은 김조순을 외척으로 규정하고 그 일파를 멀리 할 것과 정조의 아버지 사도세자를 죽게 만든 박치원과 윤재겸을 옹호했다. 하지만 순조는 아무 비답도 없었다. 초조해진 김달순은 영의정 서매수에게 뜻을 같이 하자고 했지만 거절당했다.

 김달순의 움직임을 간파한 김조순의 측근 조득영, 한만유, 신헌조 등이 "선대왕의 유교를 저버리고 사사로운 옛일을 들추어 파당을 일으키는 우의정 김달순을 추국하라"는 상소를 올렸다. 김달순 쪽에서도 이경신, 이광욱 등의 당상들을 동원해 김조순 일파를 탄핵하는 상소로 대응했다. "이우, 박하원, 홍지섭이 죄를 지은 것은 사실이오나 선대왕께서 죄를 덮어 주었고, 그들보다 먼저 죄를 지은 것이 정순왕후의 오라비인 김귀주의 척족들이옵니다. 그들을 벌주는 것은 선대왕의 유교를 저버리는 일이오니 그것을 청한 우의정을 먼저 벌주고 김귀주의 죄에 연루된 모든 사람의 관작을 추탈하소서."

 김조순은 자신을 수족을 잘라내면서 김달순을 벌주라는 무서운 주청을 올렸다. 결국 1806년 1월 19일 김조순의 수족이었던 이우, 박하원, 홍지섭은 외방에 내쳐지고 김달순은 문외출송하라는 전교가 내려졌다. 하지만 한식경도 되지 않아 김달순의 일파를 엄단해야 한다는 상소가 빗발쳤다. 1월 21일 김달순을 홍주목에 중도부처하라는 명이 떨어졌다. 그리고 1월 23일 길주목 원찬, 1월 24일 경흥부 극변원찬에 이은 절도안치를 청하니 결국 1월 25일 남해현으로 결정되었다. 남해로 유배온 김달순은 2월 15일 강진현 신지도로 이배하고 위리안치하라는 명에 의해 유배지를 옮겼다. 그리고 3일 후 가극안치로 형벌이 가중되고 4일 후인 2월 22일 삼사가 합계하여 올린 사형의 6가지 이유로 위기에 처했다.

 그 후 상소가 빗발쳐 순조는 결국 4월 7일 김달순의 사사를 허락했고 4월 13일 사사되었다. 이 사건으로 이경신, 이광욱은 김달순의 뒤를 따랐고 이인채, 이정륜, 윤재홍, 황기문 등이 쫓겨나고 심환지, 김귀주, 김한록의 관작이 추탈되었다. 김관주는 함경도 경흥으로 유배가는 도중 병을 얻어 이원에서 죽었다. 그리고 김조순의 편에 섰던 이우, 박하원, 홍지섭은 유배형을 받았지만 떠나지도 않고 제자리로 돌아왔다.

 김달순은 김조순을 제거하려다 자승자박을 당해 46세의 젊은 나이에 죽음을 맞았다. 그리고 벽파는 완전히 몰락하고 말았다. 이제 당파는 없어지고 김조순을 중심으로 하는 안동 김씨 문중의 세도만 남았다. 김이익, 김이도, 김조순, 김문순, 김희순, 김명순 등 안동 김씨 문중에서도 촌수가 가까운 사람들이 판서의 반열에 올라서면서 순조, 헌종, 철종 3대에 걸친 60년간의 세도정치가 시작되었다.

 어린 순조는 안동 김씨 일문을 견제할 능력이 없었다. 왕권은 약해지고 부패정치로 인해 백성들은 도탄에 빠졌다. 권력이 부도덕해지면 정치일 수가 없었다.

세도정치로 인해 전정(田政), 군정(軍政), 환곡(還穀)이라는 삼정(三政)이 문란해져 지방관과 아전의 수탈이 심해졌다. 백성들의 비명소리는 하늘에 울렸다. 농민들의 민란과 함께 평안도에서 홍경래의 난이 일어나고야 말았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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