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기고 - 배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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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기고 - 배움
  • 남해타임즈
  • 승인 2015.08.25 10:18
  • 호수 46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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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열린노인대학 학장 정동호

1, 2차 세계대전을 지나온 인류가 깨달은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인간의 지성 속에 숨겨진 잔혹함입니다. 이로 말미암아 인류는 허무주의가 판치는 세계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인류는 그러한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도 다시 희망을 찾아 나아갑니다. 그것을 잘 보여 주는 소설이 헤밍웨이가 1952년 발표한 <노인과 바다>란 소설입니다. 이 소설로 헤밍웨이는 퓰리처상과 노벨문학상을 받게 됩니다.

이 소설을 보면 한 노인이 바다에 나가 큰 고기 한 마리를 잡습니다. 그 고기를 잡는 과정에서 죽음의 사투를 벌이게 됩니다. 그리고 이렇게 잡아 돌아오는 도중 상어떼를 만납니다. 그 과정에서 또 죽음의 사투를 벌이게 됩니다. 배가 육지에 도착했을 때, 그에게 남은 것은 뼈만 앙상하게 남은 물고기였습니다. 그러나 나는 이 소설을 읽으면서 장엄함을 느낍니다. 그것은 엄청난 양의 결과가 남아서가 아니라 그러한 결과를 남기기 위해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는 모습 때문입니다.

저는 남해열린노인대학의 학장으로 섬기면서 학생들의 모습을 볼 때 마치 <노인과 바다>에 등장하는 주인공에게서 느낀 비슷한 감정을 느낍니다. 노인들이 걸어온 과정은 태산과 같은 역경의 산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그 역경을 뚫고 뚫어서 오늘까지 견디며 나온 것입니다. 그들에게 남은 것은 얼굴의 주름과 바짝 말라진 몸입니다. 그러나 그들이 남긴 것이 전 세계로

남해열린노인대학 학장정동호

부터 주목 받는 오늘의 대한민국이고, 그것을 받아 누리는 아름다운 후손들이고, 또 어려움 속에서도 노력을 포기하지 않는 희망의 모델입니다.

9월 3일은 열린노인대학 2학기 개강일입니다. 나는 벌써부터 설렙니다. 누군가 말했습니다. "노인 한분이 죽는 것은 도서관 하나가 불타 없어지는 것과 같다" 사실 내가 그들에게 무엇인가를 가르친다기보다 나는 오히려 그들에게서 인생을 배웁니다. 삶이 무엇인가를 배웁니다. 인생은 무엇을 꼭 남겨서가 아니라 도전에 대한 응전으로서의 과정이라는 것을 배웁니다. 삶의 촛불이 꺼지는 그 순간까지 나는 내 인생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것을 배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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