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용여부 군민 모두가 숙고해야 할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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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용여부 군민 모두가 숙고해야 할 일
  • 김광석 기자
  • 승인 2015.09.02 09:31
  • 호수 46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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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리풍력발전소에 가보기 전 보다는 긍정적인 생각으로 바꿔

개발이익 지속성 중요, 군민전체를 위한 공익사업에 투자해야

동행취재 - 화방사 연곡스님 가시리풍력발전소 현장탐방
연재순서
1. 가시리풍력발전소는
2. 소음, 저주파 등 환경문제는
3. 주민혜택와 지역경제효과는
4. 연곡스님의 평가(대담)

 

본지는 지난 7월 21일부터 1박2일 동안 망운산에 풍력발전단지를 조성하겠다는 (주)남해파워의 모기업 `SK D&D`가 앞서 건설해 운영하는 제주도 가시리 풍력발전소 현장탐방에 나선 화방사 연곡 주지스님과 동행취재 했다. 연곡스님의 이번 현장탐방은 망운산에 풍력발전단지가 지어질 경우 화방사가 직접적인 생활환경영향권 안에 들기 때문에 화방사의 최고책임자로서 화방사가 과연 망운산 풍력발전단지를 받아들여도 되는 것인지 그 답을 찾아보기 위한 것이었다. 연곡스님은 과연 그 답을 찾았을까?

본지는 지난 3주간 동행취재기를 △가시리 풍력발전소의 일반현황 △가시리 풍력발전소의 환경영향 △가시리 풍력발전소의 경제파급 효과로 나누어 연재했다. 이번 주는 마지막 순서로 연곡스님의 총평을 대담형식으로 싣는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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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장탐방에 나선 이유는 = 스님들은 머무는 곳이 바로 고향이다. 나는 남해군민의 한 사람으로서 남해의 청정함을 지키는 것이 최선의 발전방안이라고 믿는다. 나는 남해를 동남권의 관광산업이 앞서 발전한 것처럼 서북권도 충분히 사랑받는 관광지로 만들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제2남해대교와 충렬사, 양몰이학교를 잇는 노량권, 이순신순국공원, 고려대장경 판각유적지, 갈화삼베마을, 유포어촌체 험마을, 망운산과 화방사(충무공 수호사찰, 산닥나무 자생지 복원사업과 템플스테이)를 중심으로 한 테마를 잘 연결하면 금산, 독일마을과 다랭이마을을 중심으로 한 동남권 못지않은 관광명소가 될 수 있고. 그래야만 남해를 균형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전에 석탄화력발전소를 유치하려고 할 때 반대한 이유도 거기에 있다. 풍력발전소는 신재생에너지원이기 때문에 무작정 반대할 수만은 없다. 망운산에 풍력발전소를 만든다는 얘기가 돌면서 스님은 어떻게 하실 거냐고 물어오는 사람들이 많다. 내가 직접 살펴보지 않고서는 어떤 대답을 할 수 있겠나. 그래서 직접 살펴보고자 한 것이다.    

△ 총평을 먼저 듣고 싶다 = 망운산은 남해인의 정기를 품고 있는 남해의 진산이다. 정상부에 풍력발전단지를 만드는 문제는 군민 모두가 진지한 자세로 심사숙고해야 할 일이다. 복구는 가능하지만 한번 손을 대면 원상태로 되돌릴 수 없는 것이 자연이다. 풍력발전단지를 받아들이면 우리는 머리 꼭대기에서 풍력발전기가 쉴 새 없이 돌아가는 모습을 늘 의식하면서 살아야 한다. 그런 미래의 현실을 명확히 내다보면서 우리가 풍력발전소를 받아들여야 할 것인지, 아니면 말아야 할 것인지를 생각해야 한다. 가시리 풍력발전소를 다녀온 뒤 정리해본 내 생각은 가보기 전의 부정적이었던 것보다는 훨씬 더 긍정적으로 바뀐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아직 더 짚어보아야 할 문제가 많이 남아 있다.

△ 긍정적인 생각으로 바뀌게 된 내용을 설명하자면 = 내가 제일 걱정했던 게 소음과 저주파 등 환경적인 요인들이 일상생활에 얼마나 큰 영향을 주냐는 것이었다. 남해에 세워질 발전기와 똑같은 발전기가 운전되는 가시리발전소를 직접 살펴보고 현지에서 하룻밤 지내면서 주민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들어보고자 했다. 하지만 제주도 가시리는 발전소와 주거지의 거리가 멀어 우리가 참조할 만한 자료를 얻을 수 없었던 게 아쉬웠다.

발전소를 들러보면서 소음을 체크해보고 발전기타워 속에도 올라가봤는데 소음은 그들의 말대로 크게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될 만한 수준이었다. 축사가 있는 자리에 발전기를 세웠는데 마을 이장님의 말씀은 소들에게는 특별한 이상 징후가 나타나지 않는다고 했다. 하지만 새로 지은 가시리풍력발전소 인근에 있는 5년이 경과된 국산화풍력발전단지를 둘러볼 때는 사업자가 사후관리를 철저히 하지 않을 경우 소음이 발생할 수 있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다만 우리가 가시리발전소에서 느낀 것처럼 일상생활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그다지 크지 않다면 그 다음 순서, 즉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경제적 이득이 얼마나 되는지 따져보는 데로 넘어갈 수 있지 않겠느냐는 생각이 드니 내가 그곳에 가보기를 잘했다는 것이다.   

△ 더 짚어보아야 할 문제는 = 발전소 전설과정에서 자연훼손을 최소화하고 완벽히 복구하는 방안, 망운산 산상변전소에서 한전남해변전소로 연결하는 송전탑 등 송전시설 또한 망운산의 미관이나 주민생활에 나쁜 영향을 미치지 않게 하는 방안, 망운산 정상부를 `군민공원+관광명소`로 만들 방안, 개발에 따르는 경제적 이득을 가능한 한 군민 전체를 위한 공익사업에 쓸 수 있는 방안들에 대해 군민들이 확실히 알 수 있도록 군이 그 청사진을 제시하고 이를 사회적 약속으로 만들 수 있느냐 하는 것들이다.

△ 서면 해당마을 주민들이 스님의 말씀처럼 임대료 등 개발이익을 군민 전체를 위한 공익사업에 쓸 수 있도록 통 큰 양보를 할 수 있을 거라고 보나 = 발전소 유치여부는 어떤 방법으로 확인을 하든 적어도 군민의 절반 이상은 찬성한다는 믿음을 확보해야 할 것이다. 군민들 입장에서는 찬성하는 것도 하나의 참여방법이요, 반대하는 것도 하나의 참여방법이다. 서면 주민들의 통 큰 양보가 있으면 군민들의 찬성률이 높아질 것이라는 삼척동자도 알 수 있는 내용이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서면주민들의 판단을 가장 먼저 존중해야 할 문제다. 내가 생각하는 방법은 발전소 개발에 따른 경제적 이익은 군민 전체를 위한 공익사업에 쓰는 대신 해당마을 주민들에게는 군이 특별시책을 제시하는 것이다. 생활쓰레기처리장을 받아들인 죽산마을에 군이 특별시책으로 인센티브를 제공했던 경험을 우리는 가지고 있다. 이 경우처럼 군이 조례에 근거해 발전소특별기금을 설치하고 의회의 의결을 거쳐 기금을 사용하도록 해야 투명성이 확보될 것이고 그래야만 주민들 간의 크고 작은 불협화음도 사전에 예방할 수 있을 것이다. 

△ 제주 가시리마을은 소득의 지속성을 위해 개발이익 즉, 부지사용료 계산을 1MW당 연간 2000만원으로 했다고 한다. 스님께서는 이러한 가시리마을의 사례를 서면주민들에게 꼭 알려야 한다고 말씀하셨는데 = 이번 현장탐방의 제일 큰 수확이 바로 이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직접 그곳에 가지 않았으면 결코 파악할 수 없는 내용이었다. 가시리마을 주민들이 `소득의 지속성`을 가장 중요한 가치로 세운 것은 정말 우리가 배워야 할 점이라고 생각한다. 지금 살고 있는 주민들만이 개발이익을 독식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마을을 지속해나갈 후세들에게도 개발이익을 나누어주겠다는 정신을 담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군민 전체를 위한 공익사업에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 외에 기업이 주는 마을발전기금도 일이 있을 때마다 가서 손을 내미는 것이 아니라 연간총액으로 받아서 마을운영규칙에 따라 집행하는 것도 꼭 우리가 배워야 할 점이다.

△ 현재 군이 내부검토에 들어간 상황이다. 군에 당부하고 싶은 게 있다면 = 가시리마을 정경운 이장님은 남해군이 요청한다면 직접 남해로 와서 가시리의 경험을 들려줄 수 있다고 하셨다. 군민설명회 때 꼭 그를 초청해 이야기를 들어보는 기회를 군민들에게 제공하길 바란다. 두 번째, 풍력발전소 실시계획인가를 내주기 이전에 군민들의 과반수가 동의를 했다는 근거를 확인할 수 있는 자료를 확보해주길 바란다. 세 번째 망운산의 자연훼손을 최소화 하는 공법을 선택하길 바라며 시공과정도 철저하게 관리감독하길 바란다. 네 번째 개발이익이 군민 전체를 위한 공익사업에 쓸 수 있는 제도와 장치를 만들길 바란다. 풍력발전소를 받아들여야 한다면 그곳을 군민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는 공원으로 만드는 동시에 관광객들이 꼭 들러보고 싶어 하는 또 하나의 명소로 만들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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