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시사철 즐기는 옥토버페스트 마을펍의 피맥과 '바닷길'의 해물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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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시사철 즐기는 옥토버페스트 마을펍의 피맥과 '바닷길'의 해물라면
  • 강영자 기자
  • 승인 2015.09.02 10:12
  • 호수 46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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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는 맛있다 : 남해新먹거리경향 ▶먹거리지도가 바뀌고 있다

남해는 맛있다. 사시사철 연중무휴 맛있다. 그 이유로는 해풍과 굽이굽이 휘어진 좁지만 알찬 땅밭 일수도 있고 억만금을 주고 살 수 없는 환산불가능한 바다가 준 풍광 때문이기도 하다. 이러한 지형적 특색으로 인하여 멸치쌈밥, 장어구이, 갈치조림, 전복죽, 물회, 해물탕 등 바다가 주는 음식이 남해의 대표적 먹거리였다. 하지만 최근 남해의 음식 경향이 더욱 다채롭게 변화하고 있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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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물탕 대신 해물라면 어때요? 굳이 제주도가 아니어도 OK
멸치쌈밥과 착한 `전복죽`으로 명성을 떨치는 남해군의 최남단 미조면에 빨간 집이 생겼다.

젊은 부부가 몇 년 간의 고심 끝에 열게 된 동네밥집 겸 술집, `바닷길`이 바로 그것이다.

세 살, 여섯 살 두 아이 때문에 매주 일요일은 공식휴무인 이곳 <바닷길>의 가장 큰 특징은 푸짐한 해물라면과 두툼한 돈가스다. 사실 요즘 핫하다는 제주도의 관광지에는 너나할 것 없이 해물라면, 문어라면이 대세다. 가격 또한 만만찮다. 대개 9천원에서 1만원이 넘어가는 곳도 많다. 하지만 미조의 <바닷길>은 가격마저 착하다. 당일 아침 어판장과 어시장에서 직접 공수해 온 바지락, 홍합, 오징어, 새우를 넣어 얼큰하게 끓여낸 해물라면이 7천원, 국내산 생등심을 두툼하게 튀겨내 직접 갈아 만든 양파와 우유로 맛을 낸 소스가 일품인 바닷길돈가스 또한 7500원이기에 먹어본 손님들은 이렇게 팔고도 남
는 게 있느냐는 걱정이 앞선다.

고향 미조에서 살고 싶어 부산여자인 아내를 설득해 온 이춘섭 대표는 "바다에 살고 싶었고 바다에 살고 있고, 또 앞으로도 내가 나아가야 할 길은 바다뿐이라는 심정에서 바다와 길을 합해 가게 이름을 바닷길로 지었다"고 설명했다. 아내 유현이 씨는 "처음 남해 와서 그 무엇 하나 맛있지 않은 게 없어서 정말 놀라웠다. 이러한 보물 재료들을 풍부하게 담아 요리한다면 뭘 해도 맛있지 않겠나 하는 마음에서 가게를 열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서 그녀는 "관광지다 보니까 남해는 한 철 장사하시는 분들이 다수인 것 같다. 그래서인지 음식에 욕심이 먼저 보이는 곳도 있어 안타까웠다. 우리라도 정말 정직하고 열심히 요리해보자는 마음이 컸다"고 말했다.

이들 부부의 꿈은 소박하다. "멸치쌈밥이 맛있는 남해임은 분명하지만 멸치쌈밥만 맛있는 남해는 아니라는 것, 멸치 말고도 남해에 나는 특산물은 많고 이를 담은 맛있는 음식이 있다는 것, 대중적인 음식에 남해의 싱싱함을 더해 많은 이들에게 선택의 폭을 넓혀주고 싶다는 것이다.

 

▶ 독일식포장마차에서 만난 브로스트와 `빌리지 펍`의 피자와 맥주
남해의 또 다른 작은 유럽, 바로 독일마을이다. 명실공이 관광으뜸지가 돼 버린 독일마을은 그 일대 어디를 가더라도 독일식소세지와 독일맥주를 맛볼 수 있다. 그중에서도 영화 국제시장의 주인공인 파독 광부·간호사들이 주축이 돼 만든 독일식 포장마차인 <도이쳐 임비스>(Deutsher Imbiss)는 2014년 6월경 안전행정부 `제6차 마을기업 지정`에서 신규마을기업으로 최종 선정된 `독일마을행복공동체`는 또 하나의 독일 홍보관이면서 이곳 교포들의 실버 일터가 되기도 한다. 파독전시관 바로 옆에 자리 잡은 이곳의 가장 인기메뉴는 역시 독일식 소시지인 브로스트(Wurst)다. 판매중인 소시지는 독일 내 최대 매출을 올리고 있는 `MEICA`사의 프리미엄 소시지 `프랑크푸르터(Frankfurter)`와 국내 소시지 제조사에서 독일식으로 제조한 구이용 소시지인데 매년 가을에 열리는 독일맥주축제에서 맛보는 그 맛 그대로의 재현을 위해 호밀빵과 소스를 곁들여 내고 있다. 또한 이곳에서는 독일마을수제맥주와 대표적 독일맥주인 마이셀 생맥주뿐만 아니라 일명 단백질과 맥주효모, 비타민이 제거 되지 않고 그대로 살아있어 `비타민 맥주`라는 별명을 지닌 독일의 유명한 `란드비어`를 전국유일하게 직수입해서 팔고 있다. 석숙자 대표는 "최초로 독일마을맥주축제를 열었을 때의 그 마음으로 지금 교포들과 작은 공간에서 교대로 일하며 독일의 먹거리 문화를 전파하고 있다"며 "올해는 소세지 체험을 시작으로 더 다양한 독일문화를 알릴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를 기점으로 맞은편에는 독일식 레스토랑이 있으며 마을 안으로 내려가면 마을 내 카페거리가 형성돼 있다. 그중 좋은 전망을 자랑하는 `카페 크란츠러`에서는 바움쿠헨이라는 독일정통케익을 만날 수 있다. 플레인, 코코아, 그린티 등 다양한 맛이 첨가된 바움쿠헨은 선물세트로도 인기가 많다. 길 따라 조금 더 아래로 내려가면 `독일매점`이라는 예쁜 나무간판이 보인다. 3년 전 귀촌한 정욱철 씨가 연 독일과자 및 판매점인데 최근 `빌리지 펍`이라는 이름으로 피자와 맥주를 전문으로 하는 가게로 변화를 주었다. 서울까지 가서 피자를 배워올 정도로 열정을 가진 아내 정문희 씨가 만든 3가지 종류의 화덕피자는 이곳의 인기메뉴다. 정문희 씨는 "독일마을맥주축제를 보자마자 산과 바다가 어우러진 이 아름다움에 반해 서울생활을 정리하고 내려왔는데 당시만 해도 아이들이 먹을 만한 게 마땅찮아 피자를 만들자 결심했는데 지금은 주변에 상권이 형성돼 경쟁이 치열해진 편"이라고 설명했다. 허브 루꼴라를 온전히 맛볼 수 있는 루꼴라피자, 유독 치즈를 아끼지 않는다는 고르곤졸라 피자 와 이곳만이 파는 공장에서 찍어내지 않는 밀함유량70%가 넘는 자연발효생맥주 슈무커가 이곳 <빌리지 펍>(☎055-867-8382)의 대표메뉴다.

이렇듯 남해의 먹거리 지도는 점차 바뀌고 있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 다수의 관광업종사자들은 "관광객들의 식당문의에 멸치쌈밥이나 전복죽 등을 추천하면, 먹어봤다며 다른 메뉴는 없느냐는 질문을 받을 때가 많다. 이미 멸치쌈밥은 필수코스로 자리 잡은 지 오래된 명품메뉴다. 이제는 그 명성을 이어나갈, 다양성을 추구할 제2, 제3의 메뉴 활성화가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 싶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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