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정도 언론도 바로서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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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정도 언론도 바로서길 기대한다
  • 남해타임즈
  • 승인 2016.06.21 10:14
  • 호수 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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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남해군의 매관매직 혐의자들에 대해 기소를 결정함으로써 지난해부터 군정의 발목을 잡아왔던 사안이 변곡점을 맞이하게 됐다. 검찰의 수사결과가 발표되자 박영일 군수는 지난 15일 자신의 인사권이 미치는 김언석 비서실장 등 관련공무원들에 대해서는 직위해제 조치를 내린데 이어 군민들에게 사과하는 사과문을 발표했다.  

본지는 박 군수의 이 같은 조치들을 바라보면서 적어도 6개월 전에 취했어야 할 조치들을 이제야 취함으로써 군정을 정상화할 수 있는 적기를 놓친 데 대해 참으로 안타깝게 생각한다. 또한 본지는 박 군수가 군정발전을 위해 애쓴 본지에 대한 격려와 함께 그동안 본지에 가했던 부당한 탄압조치들에 대해 사과를 전하면서 앞으로는 그러한 잘못된 행정은 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담지 않겠느냐는 기대, 이번 일을 계기로 두 번 다시는 룏매관매직룑이라는 용어가 공직사회에 발붙이지 못하도록 하는 어떤 대안들을 제시하지 않겠느냐는 기대도 했다. 하지만 박 군수는 본지가 기대했던 이런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다.

대군민사과문을 발표하는 방법 역시 기자회견이 아닌 언론사들에게 보도자료를 배포하는 형식으로 대체했다. 그야말로 룏표정도 없고 소통도 없는 사과룑를 한 것이다. 하여 군민들은 박 군수가 고개를 숙이는 모습을 볼 수 없었고, 기자들은 질문할 수 있는 기회조차 제공받지 못했다. 본지는 이러한 박 군수의 사과문 내용과 발표형식을 보면서 박 군수가 군정과 언론간의 관계를 바르게 정립하려는 생각은 이번에도 하지 못했구나하는 실망감만 갖게 됐다. 

룏행복한 군민, 도약하는 남해룑가 실현되기 위해서는 군정은 군정대로, 언론은 언론대로 바로서야 한다. 언론의 사명은 군정이 군민의 행복을 위해 정진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고, 지역사회가 비전을 향해 도약하는 데에 필수적인 군민들의 에네르기를 모아내는 역할을 제대로 해내는 것이다. 그럴 때만이 언론은 기쁨과 자긍심을 느낀다.

군민의 행복과 군정의 도약에 장애가 되는 일을 걷어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남을 비판해야 할 때 언론은 큰 고통을 겪는다. 남을 비판하는 일만큼 어렵고 두려우며 하기 싫고 고통스런 일이 없다. 박영일 군정은 본지로 하여금 가장 하기 싫고 고통스런 일을 감당하게 만들었다. 언론이기 때문에 본지는 그 역할을 묵묵히 수행했을 뿐이다. 본지는 언론에 주어진 그 역할을 담당하면서 군정으로부터는 핍박을, 다른 언론으로부터는 견제와 질시를, 수없이 검경에 불려 다니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았다. 만약 본지가 이번 사건을 알게 되었으면서도 좋은 게 좋다는 식으로 눈감고 넘어갔다면 군민을 행복하게 만들고, 군정을 도약하게 만드는데 도움이 됐을까?

본지는 박 군수가 이번 일에 대해서는 본지를 표창해도 모자란다고 생각한다. 박 군수가 본지를 진정으로 고맙게 생각하는 행동을 취하지 않는다면 본지는 박 군수의 이번 대군민사과문 발표가 진정성 없는 허례에 지나지 않는다고 판단할 것이다. 본지는 군정발전에 장애가 되는 일을 걷어내 하루빨리 군정이 정상화되길 바라는 본연의 임무를 수행하는 데 충실했을 뿐이기 때문이다. 

군민이 행복해지고 남해가 새롭게 도약하려면 군정도, 언론도 바로서야 한다. 군정이 미처 발견하지 못하는 문제점을 지적해주는 것이 언론의 역할이다. 이 막중한 일을 담당하는 언론이 공공기구(公共機構)여야지 사익을 추구하는 도구로 전락해서는 절대로 안 된다는 교훈을 본지는 이번 기회에 스스로 다시금 되새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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