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교육과 장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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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교육과 장학
  • 서관호 | 시인
  • 승인 2016.06.28 10:30
  • 호수 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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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관 호
본지 칼럼니스트
시인

남해군향토장학회 지급 방향이 성적 위주의 장학에서 다양한 소질 계발을 확대 강화하는 쪽으로 달라져야 할 것

교육의 패러다임도 바뀌었다. 무조건 국굛영굛수에 매달리던 시절은 흘러간 옛 노래가 되었다. 사(士 또는 師)자 붙은 사람들보다 예체능계 사람들이 돈도 엄청 많이 벌고 훨씬 자유롭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TV를 보면 건강식품이나 먹방 프로그램도 많다. 심지어 학교에 가지 않고 대안학교나 검정고시를 선택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이러한 시대의 흐름에 따라 장학기관의 장학이나 장학회의 장학 역시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면 인력낭비와 재원낭비를 초래하게 되고 결과적으로는 존재 목적인 인재를 키우지 못하게 될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교육이란 미래를 기약하는 과업인데 현재의 흐름에도 못 쫓아가서야 무슨 미래가 있겠는가?

우선 상급학교 진학 등 종합성적 위주의 장학에서 다양한 소질 계발을 확대 강화하는 방향으로 달라져야 할 것이다. 더군다나, 예체능의 경우 혼자 하는 공부보다는 단체로 하는 훈련이 많고, 교과서 중심 학습보다는 교구와 기자재비, 훈련비, 지도비 등 많은 비용을 수반하게 됨으로써 더욱 충분한 장학력을 필요로 한다.

가령, 남해초등학교의 경우만 보더라도 관악부(윈드오케스트라)와 축구부가 있다. 여기에 속한 학생들과 학부모들에게 가해지는 부하는 막중하다. 밴드부의 경우 고가의 개인 악기가 있어집에서도 연습을 해야하고 밤에도 데리러 다녀야 하는 여러 가지 부담이 따른다. 이렇게 길러낸 악대는 대내외 행사 얼굴로서 행사 분위기를 북돋우고 행사를 이끌어가는 중요한 역할도 한다. 그러함에도 남해군향토장학회는 아직도 예능에 대한 장학을 하지 않고 있다.

남해초축구부는 15년을 고군분투한 감독과 11살 어린이들의 힘으로 소년체전에 우승을 했다. 이는 기적 중의 기적이 아닐 수 없다. 지도자를 길러야 제자를 기를 것 아닌가? 남해초 축구부가 없고도 전국유소년축구대회와 MBC꿈나무축구대회 같은 전국단위 축구대회를 유치할 수 있겠는가? 나아가서 스포츠 파크가 운영될 수 있겠는가? 모두들 입 다물고 세월만 보내면 조직이 발전하고 인재가 길러지는가? 소년체전에 우승을 했다고 기뻐할 것이 아니라 부끄러워해야 할 것이다. 아이들에게 부끄럽고, 감독에게 부끄럽고, 무능한 자신에게 더욱 부끄러워야 할 것이다.

차제에 군내 여러 장학회에도 권고하고 싶다. 매년 지급하는 장학금을 보다 효과 있게 지급할 방도를 찾아봐 주십사 하는 것이다. 등록금이 없어서 진학을 못하는 학생이 있다면 물론 장학금이 필요하겠지만 문학, 음악, 미술, 체육 등 다방면으로 자라나는 학생들에게, 더 많은 수업료가 필요한 학생들에게 따뜻한 손길을 내밀어주신다면 더 많은 인재를 기를 수 있고, 국가사회가 균형 있게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오래 전부터 필자는 일대일 장학을 제시한 바 있다. 요즘 말로 하면 멘토링이다. 남다른 재능을 가진 각계각층의 향우들이 멘토가 되고, 군내 학생들이 멘티가 되어 일대일 장학을 하게 되면 어려서부터 전문적인 소양을 기를 수도 있고, 선배의 수많은 경험과 능력을 자기 것으로 만들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샘물은 있으되 먹을 사슴이 없다니, 그와 같은 보도를 읽지 못했을까, 아니면 학생의 미래를 열어가려는 교육자도 학부모도 학생도 없었다는 말인가? 장학기관이 있는지, 장학에 관한 의식이 깨어있기나 하는지?

장학의 방법은 많다. 이름 한 번 불러주는 것, 격려의 말 한마디, 손이라도 잡아주고 등이라도 토닥여주는 것, 연습할 때 파트너가 되어주는 것 등 빈손으로 할 수 있는 것도 있고, 공연이나 경기를 관람하고 응원하는 것, 후원의 밤에 참석해서 십시일반에 동참하는 것, 장학기금을 헌금하는 것, 일대일 장학에 멘토가 되는 것, 각급 기관단체의 장학사업을 내실 있게 운영하는 것 등 많다. 속담에 룕거지도 등급이 있다룖는 말이 있다. 인근의 잔칫집을 모두 꾀고 있는 거지는 상차림 음식대접을 받는 상급거지이고, 다짜고짜 돌아다니는 거지는 끼니조차 때우기가 어려운 하급거지라는 말이다. 머릿속에 장학이 있고 보면 할 일이 많다. 세상의 흐름을 따라 종이배를 띄워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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