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영화관 제대로 지어졌더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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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영화관 제대로 지어졌더라면
  • 남해타임즈
  • 승인 2016.08.03 19:54
  • 호수 5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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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영화관 `보물섬시네마`가 개관한지 거의 1년이 돼간다. 작은영화관을 통해 군민들이 누리고 있는 행복감을 지수화한다면 꽤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이쯤에서 우리는 1개관 대형으로 지어진 보물섬시네마가 제대로 된 결정이었는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보물섬시네마가 지어졌던 과정을 오늘 이 시점에서 한 번 되돌아봐야 박영일 군수의 결정이 과연 좋은 결정이었는지 평가를 해볼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최근 남해군은 보물섬시네마가 연일 흥행기록을 갱신하고 있다는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이 보도자료에 따르면 `부산행`이라는 영화의 인기몰이로 지난달 24일까지 주말을 낀 5일간 평균 관객 수가 757명을 기록했고, 이는 1회 평균 160명, 4회나 매진성적을 거뒀다는 것이다.

이는 1077명을 기록한 강원도 화천군 작은영화관에 이어 2위의 기록으로 화천군의 작은영화관이 3개관인 점을 고려하면 1개관뿐인 보물섬시네마의 흥행기록이 더욱 부각된다고 덧붙이고 있다. 

남해군이 이 같은 보도자료를 배포한 목적은 보물섬시네마가 그만큼 성공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것을 자랑하기 위함일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이 보도자료를 한 번 뒤집어볼 필요가 있다. 냉철하게 군정을 들여다보는 사람이라면 남해군의 이 같은 보도자료가 바로 박 군수의 마인드를 제대로 분석해볼 수 있는 근거가 된다는 것을 알 것이다.  

박영일 군수는 유배문학관 부지 안에 2개관의 작은영화관을 짓기로 했던 처음계획을 바꿔 문화체육센터 소공연장을 리모델링해 1개관뿐인 영화관으로 만들었다. 박 군수는 이를 통해 약 7억원의 예산을 절감해 채무를 갚는데 사용했다고 밝힌 바 있다.

남해군이 당초계획을 바꾸고자 했을 때 본지는 1개관이 지니는 한계를 지적하면서 재고해 줄 것을 요구하는 군민들의 의견을 지면에 반영한 바 있다. 사안의 중요성을 감안해 본지는 토론회까지 개최하기도 했다. 당시 제기된 1개관의 한계를 되짚어보자면 1개관으로는 관람객들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어려울 것이라는 점이었다. 대형개봉작이 봇물처럼 쏟아지는 바로 이 시기를 예견한 지적이었다.  

보물섬시네마를 위탁받아 운영하고 있는 협동조합 관계자에 따르면 영화 `곡성`의 흥행에 이어 `부산행` `인천상륙작전` `제이슨 본` 등 흥행대작들을 연이어 개봉함으로써 흥행바람이 이어지고 있다면서 이럴 줄 알았으면 1개관이 아닌 2개관으로 지었어야 하지 않았냐는 아쉬움을 토로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자기가 원하는 상영시간에 표를 구하지 못해 불편을 겪어본 군민들도 똑같은 목소리를 내고 있다. 군민들의 이런 볼멘소리를 듣지 않을 수 없는 공무원사회 역시 2개관으로 지었어야 했다는 한탄을 하고 있다고 한다.

이 같은 현상은 불과 1년도 지나지 않아 2개관 계획을 굳이 1개관으로 바꾼 남해군의 결정이 문제점을 안고 있었다는 사실을 드러내고 있다. 남해군은 왜 굳이 그런 선택을 했을까? 지나고 보니 보물섬시네마가 이렇게 된 까닭이 채무제로화라는 군수의 치적을 쌓기 위한 것이었음이 입증되고도 남음이 있다. 작은영화관은 그 희생양이었던 셈이다.

요즘 유행하는 `뭣이 중헌디?`라는 말에 빗댄다면 박영일 군수의 마인드에는 `삶의 질`이라는 자치의 근본목적이 무시되고 있다는 평가를 내리지 않을 수 없다. 보물섬시네마에 희생된, 그나마 하나밖에 없었던 전문소공연장 문제를 굳이 여기에 적시하지 않더라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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