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라렝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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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라렝딩
  • 남해타임즈
  • 승인 2016.10.04 09:39
  • 호수 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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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시단 │ 서관호(시조시인·본지 칼럼니스트)

스라렝딩
                           정 희 경


세월 냄새 가득 밴 화전별곡 읽다가
위리안치 부호 같은 스라렝딩 스라렝딩*
남해는 푸르다 못해 시퍼런 속살이다

다 헐은 손마디로 달을 켜는 스라렝딩
가슴에 그은 줄이 수평선으로 드러눕고
술잔에 넘치는 바다 파도가 따라 운다

소리를 끌고 가던 남해가 뒤척인다
뼈마디 스치는 밤 잠 못 들어 스라렝딩
바닷물 마르는 꿈이 귓전까지 닿았다


*스라렝딩; 남해에 유배되었던 자암 김구가 남긴 경기체가 <화전별곡> 제4장에 있는 거문고 소리 (姜允元 氏 스라렝딩 소리/ 偉 듯괴야 잠드로리라)

정희경 : 대구 출생으로 가람시조문학상 신인상을 받았으며 현재《어린이시조나라》주간으로 일하고 있다. 시조집『지슬리』『빛들의 저녁시간』등.

 남해사람조차 잊고 있는 화전별곡, 그 잊혀진 노래를 다시 시조가락에 실었다. 화전별곡을 반주하는 거문고 소리가 ‘스라렝딩 스라렝딩’하고 들려온다. 자암의 옛 노래 화전별곡과 지금의 남해풍광이 한물에 녹아 그 빛과 소리로 가슴을 긋는다. 남해인과 남해도가 함께 뒤척인다. 남해문화를 일깨운다. 남해인들에게 화전별곡을 얼마나 알고 있으며 그 가치는 얼마나 아느냐고 묻는 것 같아 더욱 가슴 찡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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