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생명`, 음식은 굉장히 중요한 글로컬 토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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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생명`, 음식은 굉장히 중요한 글로컬 토픽
  • 강영자 기자
  • 승인 2016.11.22 11:05
  • 호수 5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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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동기획-글로컬 브랜드 발굴·활용(3)

<글 싣는 순서> 

1. 글로컬 브랜드를 만들어 온 원동력은 `지역민`
2. 작은 것이 아름답다 (이태리 토리노·스위스 루가노)
3. 음식을 대하는 그들의 태도 (슬로푸드협회와 미식과학대)
4. 모든 것을 리셋 할 용기 (프라이부르크 그린시티)
5. 우리가 사랑한 힐링-남해 

`삼시세끼`, `식샤를 합시다` 등 한국은 지금 `먹방(먹는 방송)` 열풍이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먹방은 늘어나지만 주방이 아닌 스크린 앞에서 삶을 낭비하고 있다는 게 우리네 현실이다. 이러한 안타까운 우리네 현실과 달리 이태리의 작은 시골 마을 `브라`에서는 음식에 대한 진지한 토론과 고민, 음식을 삶의 기본바탕으로 두고서 생활방식을 함께 고민하고, 함께 실천하는 것으로 또 하나의 글로컬(glocal) 브랜드를 만들어냈다. <편집자 주>

미래의 미식문화를 이끌어갈 미식과학대 학생들의 모습

음식의 360도를 고민하고 배우는 곳

어떻게 `음식`이 글로컬이 될 수 있을까? 궁금해 하는 사람이 있다면, 슬로푸드를 찾아 떠난 미식기행을 떠올려보면 그 답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식도락(食道樂)은 보편적인 명사이듯 `지역음식`은 가장 지역적이면서도 가장 파급력을 가지는 매력포인트가 되는 잠재적 요소다.

이렇듯 일찌감치 음식이 가진 힘을 주목한 곳, 바로 이태리의 한 지역이다. 이곳 이태리 북쪽의 작은 시골마을인 `브라`에서는 음식운동가 `카를로 페트리니`는 좋은 음식, 미식의 즐거움, 느린 삶을 지향하고 지키고자 슬로푸드 운동을 시작했으며, 그 결과 세계슬로푸드협회와 더불어 슬로푸드 정신을 바탕으로 만든 세계 유일의 `미식과학대(University of Gastronomic Science)`가 만들어졌다.

미식과학대 `푸드연구책상`의 모습. 조명에 따라 음식이 달리 보인다.
이 대학의 학생식당에는 미슐랭가이드에 오르내릴 정도의 쟁쟁한 세계적 요리사들이 재능기부로 본인들의 식단을 구성해 학생들에게 제공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셰프가 만들어준 한 끼 학생메뉴는 5유로며 사진은 학생식당 벽면에 걸린 역대 다녀간 요리사들의 모습이다.

슬로푸드 철학으로 세상을 바꿔 나갈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2004년 설립된 이 대학은 감각 훈련과 전 세계 푸드 스터디 트립((Food Study trip, 음식문화 탐방), 땅에서부터 식탁에 이르기까지의 모든 과정을 둘러싼 관계를 통찰할 수 있는 인문사회과학적 학습을 통해 `음식에 관한 360도를 통찰할 수 있는 인재`를 배출하고 있다.

`푸드 스터디 트립`은 단순히 지역의 먹을거리를 찾아가는 과정이 아닌 지역과 사람, 먹을거리 간의 연결 관계를 찾아보고 슬로푸드의 슬로건인 `good, clean, fair`를 직접 체험하며 슬로푸드의 가치관을 배우는 프로그램이며 한국의 사찰음식을 이곳 미식과학대에서 선보인 적도 있다.

학교 매니저인 파울로 페라리니(Paolo Ferrarini) 씨는 "처음에 이 대학이 설립되기 전부터 음식을 구성하는 식재료, 즉 원산지 문제와 음식의 조리과정과 그것의 철학과 유래 등 음식에 대한 다양하고도 체계적인 교육기관이 지역에 필요하다는 대전제 속에서 이뤄졌다"며 "미식전문가, 유명한 셰프가 아니라 음식의 모든 것을 제대로 아는 전문가가 태어나길 원했기에 이 대학은 만들어진 것이다. 우린 어떻게 자르고 끓이느냐를 가르치기보다 어디서 어떻게 생산하는지를 제대로 아는 것을 더 중시 여기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이어서 그는 "지난 12년간 세계 각지에서 약 2천여명의 유학생들이 공부하러 왔다. 그야말로 이 작은 시골마을이 지구촌 배움 축제의 장이 된 셈이다. 여기 학생들의 특징은 24시간 내내 음식이야기밖에 안한다는 것이다. 어떨 때는 정말 교수들이 지쳐 나가떨어질 정도다(웃음). 이곳 대학에서 마스터 과정은 `음식문화`와 `음식과정` 딱 두 가지다.

우리는 뭔가를 가르치기보다 학생들 스스로가 `아이디어`를 찾도록 한다. 그래서 음식을 어떻게 많이 팔 것인가를 고민하는 마케터가 아니라 `음식을 정말 좋아하는 사람`으로 키워내는 게 목표다. 예를 들어 `이케아(IKEA)`는 글로벌기업이다. 이러한 전 세계 이케아 안에 그 지역음식(local food)을 팔면서 알리는 노력 등을 시도하는 게 우리의 일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다음호에 계속>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 interview  국제슬로푸드협회 파울로 디 크로체(Paola Di Croce)
"미래는 어떤 음식을 먹느냐에 달려있다"

슬로푸드야말로 그 나라, 그 지역이 갖고 있는 고유한 음식문화다.
이는 150개국의 슬로푸드를 두루 챙기며 올해로 10번째 슬로푸드축제를 열어온 국제슬로푸드협회, 협회의 비서인 파울로 디 크로체 씨의 말이기도 하다. 그는 "음식에 대한 주제는 늘 글로벌한 가치다. 글로벌기업인 스타벅스가 이태리에 없는 이유는 특별한 규제가 있어서가 아니다. 단지 지역민이 지역카페를 더 많이 찾고 가기 때문에 상업성이 없다고 스타벅스 스스로가 판단해서다. 슬로푸드는 단순한 먹을거리가 아니라 본래 그 나라와 지역이 가진 음식문화이기도 하다. 슬로푸드는 3가지 조건이 갖춰져야 한다. `맛있고 깨끗하고 우리의 몸과 지역에 잘 맞는` 먹을거리여야 한다.

미래는 어떤 음식을 먹느냐에 따라 흥망이 달려있다고 할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안 좋은 음식들로 아프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많이 먹고 잘못 먹고…잘못된 식습관이 건강과 사회를 망가뜨리고 있다. 어떤 음식이 건강하고, 건강하지 않은지 분명히 알아야 한다. 모든 사람들이 어디서 생산됐고 무엇을 먹고 있는지 분명히 알아야 한다. 우리가 원산지와 유통·제조과정을 꼼꼼히 체크하며, 책 한 권 분량의 인증조건을 둔 것 또한 그런 이유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전 세계인이 다 밀가루를 먹는다는 것은 좋지 않다. 밀가루 외 새로운 음식이 있다는 것 또한 이야기해줘야 하며 이 또한 교육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늘 좋은 음식 리스트와 슬로푸드 로컬업체리스트를 알린다. 한국에도 좋은 음식이 많다. 예를 들면 미역이나 콩류, 장류와 떡, 채소와 과일을 많이 먹고 비빔밥과 김치, 특히 사찰음식은 정말 최고"라고 말하며 특히 한국의 `나눔 문화(함께 나눠 먹기)`가 인상적이라고 말했다. 
현재 협회는 음식을 통해 `미래를 지키자`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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