꽤 다정하고 꽤 친절한 여행자센터를 꿈꾸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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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 다정하고 꽤 친절한 여행자센터를 꿈꾸며
  • 강영자 기자
  • 승인 2017.03.14 14:45
  • 호수 5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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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를 지키는 청춘>> 여행자센터 `둥지싸롱` 운영자들
읍 화전로에 둥지 튼 여행자센터 `둥지싸롱`의 운영자들. 왼쪽부터 김맹수, 김현주, 김강수, 황성우.
처음 선보이는 제철 요리교실, `언니네 부엌`의 언니셰프 이희순 씨

 자칭 휴양관광도시, 보물섬남해라고 외치는데 정작 여행자들의 눈으로 바라보면 마땅히 짐을 맡길 곳도, 뭔가 마음 편히 물어볼만한 곳도, 이도저도 아닌 붕 뜬 시간에 삐댈 곳도 마땅치 않은 곳이 바로 우리가 사는 보물섬의 현주소이기도 하다.

 하지만 여행자의 마음은 남해여행자들이 알아주는 법일까? 멀리 헤맬 것 없이 터미널과 가까운 읍내에 사랑스런 `여행자센터`가 생겼다. 그 이름부터 포근한 `둥지싸롱(읍 화전로38번길 9)`이 바로 그곳이다.

 읍민들에게는 `돈스테이크`로 유명한 이곳이 여행자센터 겸 사랑방, 먹고 쉬어 갈 수 있는 곳으로 거듭났다. 이곳은 현재 김맹수, 김강수, 김현주, 황성우 총4명의 운영자가 남해의 멋과 맛을 알리기 위한 다양한 시도를 준비하고 있다.

 그 첫 번째 프로젝트로 `언니네 부엌`이 오는 18일(토), 이희순 (읍·56)씨를 `언니 셰프`로 모셔와 오전11시부터 제철 음식을 만들고 함께 식사하는 이벤트를 가진다. (※참가비 2만원, 신청 및 문의는 m.010-2553-2795)

# 둥지싸롱>> 여행자와 지역민이 자연스럽게 만나 놀 수 있는 곳

 대안공간이자 실험공간인 둥지싸롱. 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건 `누구라도 놀 수 있고 쉬어갈 수 있는 쉼터`이다.

 남해를 여행 온 사람도 남해에서 여행하듯 일상을 사는 사람들도, 어떻게 쉬는 지조차 잘 모르겠는 사람들도 누구랄 것 없이 그냥 쓱 열고 들어와 이것저것 물어봐도 되고 간단한 간식을 먹고 갈 수 있는 곳.

 1인 여행객일 경우 혼자서 사먹기 어려운 음식, 예를 들면 읍시장에서 회를 떠서 이곳으로 가져와 음료 한 잔 시켜 먹을 수 있는 그런 편안한 공간을 지향한다. 누구라도 스치고 머물 수 있는 플랫폼을 추구하는 것이다.

 이러한 공간이 가능한 가장 큰 이유는 아마도 운영자들 4명 모두가 남해가 좋아 남해에서의 여행하는 삶을 꿈꾸고 둥지를 튼 귀촌인들이라는 것도 큰 이유일 것이다.

 문화기획자 김맹수 씨는 "둥지는 새가 알을 품는 곳이듯 알을 깬 새들이 남해 곳곳을 잘 날아다닐 수 있도록 함께 웃고 돕는 곳이었음 좋겠다. 싸롱 역시 어감부터가 `재미`를 품고 있다. 모여서 떠들고 놀 수 있는 장소로 기억되고 싶다"고 말했다.

# 터미널->읍시장->둥지싸롱, 함께 만드는 `여행자거리`

 뮤턴트게스트하우스의 황성우 씨는 "저는 터미널부터 시작해 읍시장을 지나 여기 둥지싸롱까지 이 일대가 모두 `방콕 카오산로드`처럼 활기찬 여행자거리로 됐으면 좋겠어요. 남해에 와서 가장 아쉬웠던 게 터미널과 남해읍시장을 연계할만한 무언가가 없어서 대부분의 여행자들이 시장의 매력을 못 느낀 채 지나는 게 아쉬웠다"고 말했다.

 돈스테이크의 요리사 김강수 씨 또한 "사실 여기 있는 우리 모두가 여전히 여행객인 사람이다보니 자연스레 공간에 대한 갈증이 늘 있었다. 이 작은 공간이 생김으로써 단순히 먹고 가는 곳이 아닌 이곳에서 이야기가 피어나는 곳으로 만들고 싶다는 소망이 커졌다. 가령 남해만의 간식이나 소품도 만날 수 있는 곳이자 배낭객들이 짐을 맡기고 정보를 얻어갈 수 있는 베이스캠프로 사용될 수 있도록 꾸려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 남해의 봄을 알리는  `보리새우`로 만드는  남해 음식이야기

 아무리 즐거워 보이는 일일지라도 막상 현실에 부딪치면 없던 고민도 생겨나는 법. 하지만 이들은 "되겠나?"대신 "실패하면 어때?"라는 마음가짐으로 용기 냈다고 한다.

 맹수 씨는 "물론 본질적인 습관이나 소비관성이 쉽게 일치되지 않을 수 있고 남해의 젊은이들의 기존 습관이 전환이 될까하는 고민 또한 많이 해보지만 중요한 건, 우린 `플랫폼`이며 다양한 시도를 펼쳐 보여주자는 의지였다"고 말했다.

 오롯이 남해스러운 요리교실을 만들고자 기획하고 이희순 언니를 모셔온 장본인인 김현주 씨는 "남해하면 다들 멸치쌈밥만 이야기하는 게 안타까웠다. 정말 엄마라 불리는 언니들의 가정식요리를 통해 남해의 맛을 만나고 나서 아, 정말 이렇게 맛있는 지역음식을 혼자 먹긴 너무 아까워 이런 `제철`요리교실을 기획했다. 보리새우 회무침과 부침개 등 보리새우의 맛을 통해 남해의 봄을 함께 누리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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