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자립의 의미를 되새기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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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치·자립의 의미를 되새기며
  • 남해타임즈
  • 승인 2017.04.25 15:24
  • 호수 5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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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상주에 대안학교인 상주중학교를 중심으로 `남해상주 동고동락 협동조합`이 창립됐다. `학교`를 중심으로 학생과 학부모, 마을과 주민이 함께 어우러져 행복한 공동체를 만들어가 가자는 취지다. 

여기서 `행복`은 더 많은 돈(이익)을 벌거나 더 많은 권력(힘)을 가졌기 때문에 오는 만족감이 아니다. 오히려 그러한 더 많은 이익, 더 큰 힘에 대한 추구가 신기루와 같은 것임을 깨닫고 멈춰서서 자신이 발딛고 선 이 변방, 이 변두리를 새롭게 자각하는 데에서 시작되는 `생활의 발견`이 행복의 단초다. 

농어촌이 중심 산업인 남해지역은 다른 중·소도시나 서울 등 대도시에 비해 돈 벌 기회나 권력을 얻을 수단이 적을 수밖에 없다. 계속 강한 것은 강하게, 약한 것은 더욱 약하게 만들어 나가는 무한경쟁의 풍토 속에서는 농어촌이나 중소기업이 위치한 소도시들은 더욱 가난해지고 취약해 질 수밖에 없다. 이런 관점에서는 인구도 이른바 가난한 지역에서 상대적으로 부유한 지역으로 빠져나가는 것이 당연하다. 그럴수록 지역과 지방은 인력과 자원면에서 더욱 가난하고 메마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끊임없이 변두리는 중간지역에 예속되고 중간지역은 다시 중앙에 끌려 다닐 수밖에 없으며 중앙의 기준에 맞추기 위해 변두리 주민들은 자기 자신을 괴롭히고 자학하다가 결국 패배감 또는 포기의식에 빠질 수밖에 없다. 지금까지 지방의 역사가 그렇지는 않았는지 날카롭게 되돌아 봐야 한다. 

대한민국만 해도 약 165개의 시·군이 있는데 그 중에 우리들이 일상생활을 하는 곳은 남해군, 그 중에서 특정한 읍·면, 또 그 중에서도 한 마을이다. 자유롭게 주거지를 옮길 수 있지만 결국 옮겨가서 살아갈 곳도 한 곳이다. 우리 각자가 실제 살아갈 곳은 한 군데의 `마을`인 것이다. 

우리는 이 마을, 내가 사는 마을에서 자립(自立)하고 자치(自治)해야 한다. 마을에는 나 외의 많은 이웃이 있고 여러 가지 민간단체와 경제기관, 행정소재지가 있고 이것들은 서로 연결돼 있다. 바로 이곳에서 우리 주민들은 각자가 외부의 도움을 최소화하면서 자신의 힘과 생각으로 생산하고 자신의 생활공간을 조금씩 밝혀 나가야 하며 이웃들과 함께 상호 자율적인 관계를 자치적으로 만들어 나가야 한다. 우리 주민들 스스로의 자립과 자치가 기본이 되는, 자기 생활의 발견과 창조가 지역사회를 강건하게 하는 초석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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