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뭘 하면 재밌게 살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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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뭘 하면 재밌게 살 수 있을까?"
  • 강영자 기자
  • 승인 2017.05.30 09:51
  • 호수 5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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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귀 촌 -

누가와도 마음 뺏길만한 자연보다 더 좋았던 건 `상주 마을사람들`
교육 때문에 귀촌한 남해 상주, 귀촌 100일차 엄마가 전하는 남해매력


지금 당신의 화두는 무엇인가? 돈과 건강도 중하지만, 한번 뿐인 삶 `재미`없이 어찌 살꼬 싶다. 남해군 상주면, 그곳엔 지금 뜨거운 `재미 바람`이 분다. 대안교육의 메카로 전국에 알려진 상주중의 인기에 힘입어 귀촌한 가족들이 늘어나고 이러한 학부모들을 중심으로 가열 차게 나아가고 있는 `남해상주 동고동락 협동조합`. 여기의 조합원이기도 한 귀촌 100일차 김수연 씨를 만나 이들 가족의 이야기와 남해살이의 재미를 엿보았다.

# 대안학교, 선뜻 가겠다는 아들 덕분에 시작된 귀촌

 서울에도 혁신학교가 없는 건 아니다. 수연 씨는 그곳에서도 교육의 중요성을 느끼고 있었기에 혁신학교로 두 아이를 보냈었다. 그러던 찰나에 상주중학교를 알게 됐고 호기심에 학교 구경을 핑계 삼아 2015년 11월, 상주중 입학마감 일주일을 앞두고 남해로 가족여행을 와봤다고.
 그런데 웬걸, 학교 둘러보고 근처의 풍경 둘러본 게 다였는데 큰 애가 선뜻 남해로 전학 가겠다는 게 아닌가. 그렇게 4식구 중 큰 아들 혼자의 중학교 기숙사로의 귀촌이 먼저 시작됐다고. 금요일 오후면 기숙사를 나와 다들 집으로 돌아가는데 본인 아이만 서울에 가족이 있으니 걱정이었다고.

 다행히 좋은 친구들과 좋은 부모님 덕분에 친구 집에서 무사히 주말을 보내고 학교로 복귀하는 걸 반복하다 잘 적응하고 행복해하는 모습에 2차로 엄마 수연씨와 동생도 귀촌했다. 현재는 아빠만이 서울에 남아 직장생활을 하고 세 식구는 상주에 산다. 


 

# 생계문제는 큰 걸림돌, 삶의 방식은 더 좋아

 이들 식구 또한 시골로의 삶을 결정하기까지 가장 큰 걸림돌은 역시 생계 문제였다. 마땅히 할 일을 찾지 못했다는 것. 도시에서 버는 만큼의 수입은 바라지도 않았다. 단지 가족을 먹여살릴 일자리는 있어야 하는데 그 부분은 현재까지도 미지수다.

 그래서 아쉽지만 가장인 아빠와는 한달에 몇 번 보는 걸로 만족해야 했다고. 하지만 그 외의 대부분의 삶의 방식에는 만족했다.

 스티로폼가 상자를 구해다가 야채도 심고 시금치가 나오는 철이면 시금치 장아찌도 담고, 아들 친구네 집에서 얻은 강아지 한 마리를 데려다 마당에 키울 수 있는 삶. 또래 친구들끼리 갯가에 놀러가서 다슬기를 볼 수 있는 삶, 이 모든 삶에 `재미`가 묻어나 좋다는 가족들.

 주어진 천혜의 자연경관도 좋았지만 가장 큰 귀촌요인은 `상주에 좋은 사람들이, 좋은 이웃이 모이고 있다`는 사실이었다고. 함께 도모할 수 있다는 희망이 좋았고 하루 몇 차례씩 학원셔틀을 돌리지 않아도 되는 환경이 좋았다고 한다.

# 밥 해 먹고 잠 자는 일이 행복인 줄 몰랐다

 대형마트나 쇼핑센터도, 밤 늦게 배달해서 먹을 곳도 없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레 제철 재료로 직접 해먹어야 했다. 예전 도시에서처럼 정신없이 바빴다면 다 수고로 느꼈을법한 일이 여기 와서는 반찬을 만들어 밥을 해먹는 일, 별과 바다를 지천에 두고 잠을 자는 일 등 일상 그자체가 행복임을 느낀다는 수연 씨.

 `아이들이 잘 자랄 수 있을 것 같다`는 믿음 하나에 `여기 이웃과 어울려 잘 살고 싶다`는 희망 하나를 보태 살고 있다. 아이들에게 더 집중할 수 있고 자연스레 대화도 늘었다는것만으로도 `욕심 내지 않고 하나씩 해나가자` 결심하게 된다는 그녀. 잘 정돈된 예쁜 항구가 있는 도시를 좇았던 게 아니므로 이웃 속에 숨어있는 바닷가 사람들의 이야기에 더 귀기울이며 살고 싶다는 그녀. 이들 가족의 도전에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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