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신문의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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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신문의 역할
  • 남해타임즈
  • 승인 2017.07.25 11:43
  • 호수 5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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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재 명
본지 칼럼니스트

건강한 사회를 만들어야하는 신문본연의 책임과 양심이 흐려지면 우리 사회는 이성보다는 이익에 치우친 왜곡이 사회를 점령하고 정당성을 가장한 이념으로 대중이 호도될 수밖에 없다. 자칫하면 우리사회가 지닌 정체성을 혼란시키는 우를 신문이 저지를 수도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고대 그리스의 위대한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의 유명한 명제다. 인간은 개인으로서 존재하고 있지만 그 스스로 유일적으로 존재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타인과의 관계를 통해서만 존재하고 있음을 발견할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타인과의 관계가 즉 사회다. 인간은 사회를 구성하는 모태가 되기도 하지만 사회적인 것임과 동시에 사회의 형성자로서 참여하고 사회를 짊어지고 발달시켜 나가는 존재다. 

사회집단을 형성하려면 두 사람 이상의 구성원이 있어야 하고 일시적이 아닌 지속적으로 상호작용이 이루어져야하며, 소속감과 공동체 의식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독일의 사회학자 페르디난트 퇴니에스는 사회의 형태를 동류의식을 바탕으로 한 집단인 게마인샤프트(Gemein schaft)와 이익을 둘러싼 갈등이 존재의 원동력이 되는 집단인 게젤샤프트(Gesell schaft)로 분류하고 있다.

비타산적인 성향이 강한 가족, 친족, 마을, 민족, 종교처럼 혈연이나 지연 등 애정을 기초하고 있는 공동사회의 경우가 게마인샤프트의 대표적이 경우이고  반면, 타산적 이해로 얽힌 성향이 강한 회사, 도시, 국가, 조합, 정당 등과 같이 계약이나 조약, 협정에 기초하고 있는 이익사회의 경우가 게젤샤프트에 속한다. 

게마인샤프트는 자연적으로 생성된 동류의식으로부터 오는 소속구성원들끼리의 결속력은 매우 강하지만 구성원외의 지지층을 얻기 위한 이론적 당위성은 취약하기 때문에 그들의 관심과 이해를 구하기 위한 이념적 이유를 제시하는 데는 미숙하다. 게젤샤프트는 이익의 흐름에 따라 생성된 집단이라 이익이 확실하다는 명분과 이념을 중시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에 내부적 결속력은 약하나 시류에 따른 명분이 공감되어지면 일반지지층의 결속을 강력하게 이끌어 낼 수 있는 특성이 있다.

어떤 사회적 집단이건 서로 다른 의견이 표출되어 갈등국면이 지속되게 되면 심각한 홍역을 치르기 마련이다. 우리가 사는 사회의 보다나은 미래를 구축하기위해 사회구성원들이 건전한 판단을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줄 수 있는 재료와 적절한 타이밍을 제공하는 매개체가 절실히 필요하다는데 이견을 가진 사람은 없다. 요즘과 같이 인터넷과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를 통한 각종의 다양한 정보가 흘러넘치는 시대에서는 게젤샤프트의 경우 확실한 이익이 수반된 명분만 존재한다면 매우 빠른 속도로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남해와 같이 인구가 적고, 지연, 혈연, 학연 등의 동류의식이 강한 농촌지역의 경우는 게마인샤프트의 성격이 매우 짙은 곳이다. 감성에 호소해야하고, 인격적 존중과 공동체의 동반성장을 위한 필요성에 대하여 보다 설득력 있는 설명과 이해를 펼칠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되어야 한다. 그 기회를 제공하고 이해를 통한 소통과 화합을 만들어 가는 것이 지역신문이 지닌 또 하나의 중요한 역할이다.

우리가 신문을 사회의 공기(公器)라고 부르는 것은 신문이 단순한 정보 전달의 매체가 아니라  집단의 올바른 문화 창달을 위한 긍정적 행위를 유지해갈 수 있도록 사회집단의 특성에 맞추어 그 구성원들이 자각과 변화를 할 수 있는 공정한 동기를 제공해야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사실에 근거한 보도의 질적 문제나, 평가의 적절성이 걸러진 논설이 필요한 것이고, 신문을 만드는 사람들의 개인적인 품성이나, 사회를 바라보는 시각이 올곧아야 한다는 것이다.

게마인샤프트의 성격이 강한 우리사회의 항간에선 지역신문의 역할에 대하여 긍정적인 부분을 이야기하기도 하지만 본질을 벗어난 신문의 방향성과 난립이 주는 폐단에 대해서도 거론한다. 건강한 사회를 만들어야하는 신문본연의 책임과 양심이 흐려지면 우리 사회는 이성보다는 이익에 치우친 왜곡이 사회를 점령하고 정당성을 가장한 이념으로 대중이 호도될 수밖에 없다. 자칫하면 우리사회가 지닌 정체성을 혼란시키는 우를 신문이 저지를 수도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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