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의 끝자락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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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의 끝자락에서
  • 남해타임즈
  • 승인 2017.12.28 11:45
  • 호수 57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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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홍주
남해신협 이사장
본지 칼럼니스트

해가 저물고 있다. 보물섬남해에는 지는 해가 아름다운 곳이 많다. 5~6년 전 초겨울, 남해바래길 토요걷기를 진행할 때였다. 창선대교를 건너면서, 고현 갈화소류지 둑방길을 걸으면서, 상주 벽련마을에 도착할 즈음, 그리고 서상항을 걸어 지날 때면 해가 넘어가면서 붉게 물든 그 아름다운 장관을 잊을 수가 없다. 특히, 12월에 지는 황홀한 석양에 넋을 놓고 생각이 많아지는 것은 한 해를 마무리하는 끝자락이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시나브로 한 해의 끝자락에 왔다. 어느덧 2017년도 며칠 남지 않았다. 되돌아 보면 세월이 참 빠르다는 생각과 함께 국내외적으로 크고 작은 많은 일들로 정말 다사다난한 해였다. 사상초유의 대통령 탄핵과 조기대선, 북한의 핵미사일과 안보문제, 트럼프 대통령의 등장과 미국과의 경제문제, 국내의 불안정한 정치·경제 상황, 게다가 얼마 전 포항에서 일어난 지진피해 등 어느 것 하나 마음 놓을 수 있는 것이 없다. 

그래도 아직은 살맛나는 세상인 것을 느낀다. 어려운 경제상황과 어수선한 사회분위기에도 불구하고 연말이 되면 예전의 시끌벅적한 송년분위기와 달리 따뜻한 나눔 문화의 영향으로 자원봉사나 재능기부 활동의 훈훈한 소식이 신문지면을 장식하고 있다. 직장단체에서는 어려운 세대의 후원과 소외계층의 보살핌, 연탄봉사와 김장봉사, 어르신과 장애인의 돌봄 활동 등 기업의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기 위한 사회공헌활동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때가 언제인가? 가장 중요한 사람이 누구인가? 가장 중요한 일이 무엇인가를 묻는다. 가장 중요한 시간은 현재이며, 가장 중요한 사람은 나와 함께 있는 사람이며, 가장 중요한 일은 나와 함께 있는 사람에게 선을 행하는 일이라고 했다.

톨스토이의 단편소설 `세 가지 질문`을 보면,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때가 언제인가? 가장 중요한 사람이 누구인가? 가장 중요한 일이 무엇인가를 묻는다. 가장 중요한 시간은 현재이며, 가장 중요한 사람은 나와 함께 있는 사람이며, 가장 중요한 일은 나와 함께 있는 사람에게 선을 행하는 일이라고 했다. 우리가 이 세상에 존재하는 이유는 손길을 필요로 하는 이웃에게 선행을 베푸는 것이다. 이는 결국 내 삶을 풍부하게 하고 내가 행복해 지는 일이다. 


하지만 주변을 살피면서 살기에는 우리사회가 너무 바쁘고 이기적으로 살아가지 않나 싶다. 물질적으로 삶이 보다 풍족해진 우리는 여전히 더 부유해지기 위해 또는 정신적 빈곤을 벗어나기 위해 더 오랜 시간 일을 하고 있다. 

통계자료를 보면 2015년 기준으로 우리나라 근로자 1인당 평균 근로시간은 2113시간으로 OECD국가의 평균보다 347시간 많다. 1년에 두 달 정도 더 일하는 셈이다. 이렇게 장시간 일을 하는 사람의 경우 심장질환이 50%이상, 뇌출혈 위험도는 40% 가까이 더 증가한다는 국내외의 연구 결과도 한번쯤 눈여겨 볼 일이다. 

해외여행이 일상화된 이후, 20대 초반의 젊은이들이 다양한 문화체험이나 어학연수를 위해 해외로 떠나는 일이 많아졌다. 그런데 최근의 어려운 경제상황과 취업난으로 보다 자유롭고 여유있게 느껴지는 해외로 어학연수를 가거나 여행을 떠나서 눌러 앉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한다. 우리의 삶이 서구사회에 비해 너무 바쁘고 근로시간이 너무 길다는 것이 주된 이유이다. 일과 후 저녁에 친구만나기도 힘든 바쁜 삶에 비해 그들은 우리보다 일을 덜 하면서도 더 여유 있는 삶을 누리는 경험을 했기 때문일 것이다. 

이제 며칠남지 않은 연말을 소중하게 보내면서 새해벽두에 세웠던 계획들을 되짚어보고 2018년 희망의 새해를 맞을 준비에 한다. 내년에는 평창 올림픽과 러시아 월드컵이 있고 지역사회의 지도자를 선출하는 지방선거도 있다. 소박한 일상의 즐거움을 아는 삶의 여유를 가지고 우리 모두 새로운 도약을 위하여 힘찬 날갯짓을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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