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실함이 빚어내는 재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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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실함이 빚어내는 재능
  • 김미진 부산주재기자 기자
  • 승인 2018.02.08 11:22
  • 호수 58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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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자리에 멈춰있지만 않는다면…`재능 그까짓거`
박지은 학생이 딴 디자인 관련 자격증

이곳 부산에는 남해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유학온 대학생들이 많다. 고향을 떠나 타지에서 홀로 학업에 정진하는 학생들. 설날을 맞아 특별히 유학생 향우, 그 중 부산대학교 조형학과 박지은(23) 학생을 만나봤다. 박지은 학생은 남해읍 평리에 사는 박상철(55)·김미형(48)의 딸로 해양초와 남해여중, 남해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부산대학교 미술대학교에 입학했다. 조형학과 섬유금속을 전공하고 있는 지은 학생은 입학 후 지금까지 전액 장학금을 한 번도 놓치지 않았으며, 다양한 공모전에서 수상하는 등 성실함과 재능을 인정받고 있다.

공모전 수상작인 금속공예 디자인 작품

상받는 재미로 계속한 미술

미술을 시작한 계기는 무엇인가
^나는 하기 싫은 건 절대 못하는 성격이다. 어릴 때 부모님이 한자, 엑셀 등 여러 분야의 학원을 보내주셨다. 그런데 그게 너무 재미가 없어서 초등학교 4학년 때 부모님께 미술학원에 보내달라고 말씀드렸다. 그때 부모님께 미술학원을 보내달라고 했던 것은 아마 큰 이모의 영향을 받았던 것 같다. 큰 이모가 디자인 계통에서 일을 하셨기 때문에 어릴 때부터 나를 데리고 미술관이나 전시회에 많이 데리고 가주셨기 때문이다. 덕분에 자연스레 미술 쪽에 흥미를 갖게 된 것 같다.

보통 어릴 때 미술학원을 많이 다니긴 하지만 입시까지 하는 사람은 드물다. 더구나 남해에서 미대입시를 준비하는 것은 쉽지 않았을 것 같다.
 

기업에서 인턴을 일하며 디자인한 제품

^입시를 시작한 것은 중학교 3학년 때인데, 초등학교 때부터 쭈욱 미술학원을 다니면서 그림을 그리는 게 너무 재미있었기 입시를 결정하게 된 것 같다. 앞서 말씀드렸듯 하기 싫은 건 절대 못하기 때문이다. 그림을 그리는 것 자체도 재미있었고, 그 그림으로 상을 받는 것도 나에게 큰 성취감과 재미를 맛보여줬다. 외부적으로는 부모님께서 교과가 아닌 미술을 계속 할 수 있도록 허락해주시고 지원해 주셨었고, 고등학교 1학년과 3학년 때 담임을 맡으셨던 김정수 선생님도 정말 많이 도와주셨다. 제 모교인 남해고는 인문계이기 때문에 미대 입시에 대해서 부정적일 수도 있는데 선생님께서 많이 격려해주시고 조력자가 되어주셨다. 정말 감사하다.

직접 작업한 실크스크린 작업물

현실 도피의 결과는 전액 장학금

대학 입학에서부터 지금까지 전액 장학금을 계속 받았는데, 그 비결이 무엇인가
^비결이라기보다는 사실 현실도피를 하다보니 그렇게 된 것 같다. 대학에 들어오고 미래에 대해서 고민이 너무 많았다. 그런데 고민을 해도 해도 모르겠더라. 그래서 `에라, 모르겠다. 지금 눈앞의 일을 열심히 하면 미래에 뭐라도 도움이 되겠지. 학점이라도 잘 따자`고 생각했다. 미래를 생각하기 싫어서 현실도피성으로 공부를 한 것이다. 그러다보니 저절로 장학금을 받게 됐다. 고등학생 때는 공부를 잘하는 편이 아니었다.

홀로 타지 생활을 하고 있는데 외롭고 힘들지는 않나
^지금 학교 앞에서 자취하고 있는데 너무 좋다. 방학기간에 `엄마, 부산에 조금만 더 있다 갈게` 그런다. 초등학교 때부터 집과 학교가 멀어서 아버지가 항상 데려다주시고 데리러 오시고 그랬는데, 지금은 저녁에 놀다가 내가 들어가고 싶을 때 그냥 들어갈 수도 있다. 물론 1학년 때는 진짜 힘들었다. 언제는 시간을 보내려고 D.I.Y로 혼자 화장대를 만들다가 손을 조금 찧었는데, 괜히 서러워서 별로 안아픈데도 일부러 큰 소리로 울기도 했다.

텍스타일 디자이너가 꿈

이제 곧 4학년이 된다. 졸업하고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인가
^섬유금속을 전공하고 있지만 졸업하고 나서는 천에 들어갈 문양 등을 디자인하는 텍스타일 디자인을 하고 싶다. 학교에서 전공필수로 컴퓨터 과목을 많이 수강했었는데, 좋은 교수님을 만나서 배우다 보니 그쪽으로 관심이 갔다. 그래서 포토샵과 일러스트레이터 자격증도 따고 포트폴리오도 만들고 있다. 그런데 현실적으로는 텍스타일만을 하는 디자인 회사는 그리 많지 않기 때문에 여러 가지로 생각해 볼 일이 많다. 가깝게는 부산에서 일자리를 구할 것인가 서울에서 일자리를 구할 것인가, 꼭 텍스타일 디자인만을 고집해야 할까 디자인 외 다른 업무를 하는 것도 기꺼이 받아들여야 할까, 멀게는 창업을 할것인가 말것인가 등이다.

마지막으로 남해에서 미대 입시를 준비하는 후배들에게 할 얘기가 있다고 들었다
^미술을 시작한 후 본인의 재능을 의심하고 두려워하는 후배들이 많다. 그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다.

박지은 학생이 디자인한 텍스타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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