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배문학의 꽃` 「구운몽」의 창작지는 남해가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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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배문학의 꽃` 「구운몽」의 창작지는 남해가 옳다
  • 남해타임즈
  • 승인 2018.05.11 14:12
  • 호수 5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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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성 재
경상대학교 강사
한국유배문화연구소장

(사)남해역사연구회(회장 정의연)가 서포선생 추모제를 봉행한 지 어언 12년째가 됐다. 제12회 서포선생 제326주기 추모제를 2018년 오는 29일 오전 10시부터 용문사 입구 대형주차장 상단에 있는 서포문학공원에서 봉행하고 이어 필자가 룗구운몽룘에 나타난 도가철학관이란 주제로 강연을 할 예정이다.  
(사)남해역사연구회는 유배문학의 대표 격인 서포선생의 기일을 맞이해 `유배문학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룗구운몽룘의 창작지 남해를 널리 알리고 있다. 남해군의 소중한 문화자산인 유배문화의 시대정신을 계승·발전시키고, `김만중문학상`의 위상을 높이는 동시에 남해유배문학관의 활성화를 기하고, 용문사에서 소장하고 있는 `수국사금패`(서포 김만중의 질녀, 숙종의 초비 인경왕후의 능을 관리하는 익릉관이 서결한 패)를 통한 김만중 사후 수륙재 봉행으로 남해의 관광문화 콘텐츠를 개발하여 전국규모의 `서포문화제` 개최 준비를 위함이다.
지금까지 룗구운몽룘의 쟁점이었던 창작지 문제는 작자미상의 룗서포연보룘가 발견되면서 마치 룗구운몽룘은 `선천작`으로 굳어지는 것으로 돼 있다. 아니 지금은 `남해설`을 일축하고 `선천설`로 확정지었다. 학계에서는 "선천설을 비판하는 논문이나 저술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이 `선천설`은 지금도 정설이나 통설로 수용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학계에서는 과거의 관습적 연구에만 매달러 온 탓에 `아홉 사람의 일장춘몽인 꿈`과 `일부다처` 등이 그 주류를 이루었다. 그렇지만, 학계에서도 새로운 시각에서 바라본 학자의 견해가 있어 주목된다. "작자인 김만중 개인사의 관점에서 설명한다면, 룗사씨남정기룘가 세속적 삶이 활력 있게 진행되는 시점이나 혹은 그런 상태를 인정하는 시점에서 창작되었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룗구운몽룘보다 선행한다고 하겠다. 룗구운몽룘은 세속적 삶이 마무리되어가면서 그것을 전체로 조망할 수 있는 단계에서 창작되었다고 보이기 때문이다."(이강옥, 룗구운몽의 불교적 해석과 문학치료교육룘, 소명출판, 2010,p.106.) 즉, 서포소설은 남해 유배지에서 목적소설 룗사씨남정기룘가 먼저 창작되었고, 그 후작으로 구도소설 룗구운몽룘도 남해에서 저술되었다는 것이다. 또 "적도(謫島)의 유배지에서 룗구운몽룘을 작성한 서포는 그의 막힌 처지를 비약하는 용의 움직임으로 나타낸 것이다. 뭉게구름 피어오르는 구름 속으로 승승장구하며 힘차게 날아오르는 용의 기세, 그것이 바로 서포 자신의 바람인 것이다."(배영희, 룗구운몽과 동·서 철학의 만남룘, 민속원, 2001,p.256) 즉, 구운(九雲)의 뜻은 `구색지운(九色之雲)`, `신선소거지소(神仙所居之所)`를 가리키는 도가어(道家語)로 `신선세계의 꿈`이라는 풀이 이외 다른 풀이가 필요치 않을 것이다. 
다행스럽게도 최근에는 `선천설`을 재해석하여 `남해설`이 옳다는 원래의 모습을 회복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는데, 이는 룗구운몽룘이 `유배문학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세계적인 문학작품이 지닌 소설의 가치를 재인식하려는 노력의 일환이라 할 것이다. 매양 불어오는 바람도 예전과 다르듯 룗구운몽룘 소설의 창작지 해석의 방법론도 흐르는 물처럼 발전해야 마땅하다. 지금까지 학계에서 주장하고 있는 `선천설`은 `일체부귀 일장춘몽`을 `환몽`으로, 팔선녀를 `일부다처`로 해석했다면, `남해설`은 선경(仙境) 남해 유배 시절 3년 동안 도가의 핵심인 `신선사상`으로 해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제는 옥석을 가려야 할 시점이다. 행정당국과 군민, 향우님들께서는, 룗구운몽룘의 창작지 문제를 이해할 능력이 부족하다고 하여 무조건 모른다고 한다면, `유배문학의 꽃`, `세계적인 명작`이 품고 있는 `훌륭한 광맥`을 우리 스스로가 모르고 있으므로 활용하지 못하는 것이다. 제때 활용하지 못한다면, 룗구운몽룘이 지닌 가치와 그 진의를 놓치게 될 것이다. 
지금까지 룗구운몽룘의 창작지에 대한 문제점은 한정된 잣대로 인해서 이해의 한계에 갇혀버렸다. 매양 불어오는 바람이라도 항상 같을 순 없는 법이다. 이제는 선학들의 고정된 사고에 갇혀 잘못 해석돼 내려온 룗구운몽룘창작지 문제점의 요인이 무엇인지 조목조목 밝혀져야 할 때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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