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을 쓰는 시인 정정자, 장애인의 희망으로 떠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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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을 쓰는 시인 정정자, 장애인의 희망으로 떠올라
  • 전병권 기자
  • 승인 2018.11.09 13:32
  • 호수 6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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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체장애 1급 딛고 한울문학회 시인으로 등단
시인 정정자 씨가 한울문학회로부터 공식 인증받은 회원증과 `월간 한울문학 2018 10월호`에 소개된 자신의 작품 부분을 펴고 활짝 웃고 있다.

기억하는가? 지난해 가을, 한 여자가 휠체어에 앉아 시집 출판회를 열었다. 어눌한 발음이지만 <나 다시 산다면>이라는 자작시를 통해 시인을 꿈꾼다고 세상에 소리쳤다. 시인 지망생이던 그녀가 불과 1년여 만에 시인으로 등단했다. 6년 동안 100편이 넘는 시를 쓰는 기적에 이어 또 다른 기적을 쓰고 있는 시인 정정자 씨를 만나보자. <편집자 주>

 한울문학회는 지난 9월 25일 `월간 한울문학 2018 10월호`에서 제170회 신인문학상 시 부문 당선자에 `정정자(55)` 씨를 소개했다. 그녀의 작품은 <기도>와 <나 다시 산다면>, <이름 없는 꽃>. 정정자 시인이 시인을 꿈꾼 지 6년 만의 일이다.

 남해소망의집(시설장 김종은) 거주인이기도 한 정 시인은 "이런 날이 이렇게 일찍 올지 몰랐다. 드디어 해냈다. 하나님께 감사하다"며 환한 미소를 보였다. "저도 부단히 노력했지만 저를 믿고 도와주신 많은 분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라며 감사 인사를 잊지 않았다.

 정 시인이 한울문학회 시인으로 등단하기까지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하루, 일 년 등 기간에 구애받지 않고 항상 시를 놓지 않고 있었다는 점. 이러한 결과로 6년 동안 100편이 넘는 시를 쓸 수 있었다고 그녀는 고백했다.

 지체장애 1급인 정 시인은 글을 쓰기조차 힘든 몸 상태다. 하지만 많은 작품활동을 할 수 있었던 것은 `기록`하는 습관 덕분이라고. 정 시인은 "일상생활에서 작은 것도 생각하고 관찰한 것을 꾸준히 조금씩이라도 글을 쓰니, 오늘의 기쁨이 찾아온 것 같다"고 말했다.

 시인으로 등단하는 꿈을 이룬 정자 씨. 다음 꿈은 무엇일까. 정 시인은 "경남장애인복지시설들에 방문해 시 낭송회와 시 쓰는 방법 등을 소개해 왔는데, 계속해서 장애인들에게 재능 나눔을 하고 싶고, 남해에서는 문학을 사랑하는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다"고 뜻을 밝혔다.

 장애인들의 새로운 희망으로 떠오른 그녀는 "장애인들이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이 많다. 특히 재가장애인인 경우 정도가 심하다. 저도 어릴 때 무의미하게 살았다. 조금이라도 무엇인가를 하면 언젠가는 자신감이 생길 것"이라며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스스로 갇혀 있는 친구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정 시인은 오는 24일(토) 오후 1시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제170회 한울문학시상식에 수상자로 참석할 예정으로, 시인으로서 첫 공식행사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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