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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 있는 삶
남해타임즈 | 승인2019.01.31 17:48|(632호)

장님이 코끼리를 만졌다. 다리를 만진 이는 코끼리가 기둥처럼 생겼다고 하고 코를 만진 이는 관처럼 생겼다고 한다. 몸통을 만진 이는 벽처럼 생겼다고 했다. 어떤 실체적 대상을 두고 처한 상황에 따라 각기 다른 판단을 내린다는 비유를 할 때 우리는 `장님코끼리 만지기`란 표현을 인용해 적확한 판단을 내림에 있어 신중해야함을 경고한다. 

특히 삶을 이야기하고 사회를 진단할 때는 더욱 그렇다. 모든 면에서 탁월한 인지능력을 갖추고 고도의 직관력으로 예지를 발휘하는 이들을 만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광범한 경험과 깊은 사유의 과정을 거쳐 세상을 향해 글·말이나, 행동으로 표현하더라도 정답이라 단정하긴 어렵다. 세상은 변하는 것이고 가치의 기준도 이동한다. 그래서 우리는 우리주변인들의 개성과 삶의 경험에 감동하는 것이지 그가 가진 지식에 감동하는 경우는 쉽지 않다.

경남 양산 효암학원 이사장 채현국은 여든이 넘은 백발의 노인이다. 학교의 재단이사장을 하면서도 지식과 교육을 경계하라고 일갈한다. "지식을 안다는 것은 앎에 길들여진 것이지 자기 스스로의 생각이 아니란 걸 모르고 착각한다. 그러기 때문에 자칫 교육이 합리적인 의심을 하거나 한 번 더 생각해볼 수 있는 힘을 약화시킬 수도 있다는 걸 경고하고 끊임없는 의심과 저항을 통하여 자기생각을 구축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우리는 동시대를 살아가지만 각자 다른 삶을 살고 있다. 같은 세대 간이건, 기성세대와 젊은 세대 간이건 사고의 틀이 다르기 때문에 사회를 바라보는 편견도 엄연히 존재해야 한다. 사회가 아무리 강요해서 길들여도 그 속에서 결국은 멋 대로인 이들, 길들지 않고 고삐 풀린 망아지 마냥 자기의 생각과 개성에 따라 살아가는 이들이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 그들이 가진 창의적인 성향들이 기대할 만한 미래를 만들어 가기 때문이다. 

막연하게 기성의 잣대로 "이렇게 살아왔으니 이렇게 해라. 이래야만 성공한 삶을 살아가는 거다." 라고 획일적으로 단정 짓는 사회는 발전적이지 못하고 변화에 적응하기 어렵다. 사회가 정한 기준에 길들여진 인식은 고착되어 역동성을 잃는다. 변화하는 세상에서 주역을 맡은 주체들이 스스로 내린 선택이 새로운 패러다임을 구축할 수 있기 위해선 끊임없이 저항하고 합리적 의문을 쏟아내야 한다.  

미래의 희망은 젊은 사람들에게 달려 있다. 이미 지나간 시대의 사람들 생각에 매달려 순응하기보다는 훨씬 빨리 변하는 시대에 뭐가 옳은지 그른지, 정말인지 아닌지 어떻게든 스스로 결정하는 사람으로 살아볼 가치가 있다. 오래 살았고 많이 배웠다는 권위에 굴복하고 그들이 주장하는 신념에 길들여져서 개성이 상실된다면 발전적 미래는 기대하기 어렵다. 개성이 존중되는 가운데 다르지만 함께 공존하는 지혜가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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