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리불언 하자성혜 (桃李不言 下自成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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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리불언 하자성혜 (桃李不言 下自成蹊)
  • 남해타임즈
  • 승인 2019.03.15 10:15
  • 호수 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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桃 복숭아 도 李 오얏 리 不: 아닐 불 下: 아래 하 言: 말씀 언 自: 스스로 자 成 이룰 성 蹊 좁은 길 혜
최 성 기
창선고 교장

복숭아나 오얏(자두)나무는 말은 하지 않아도 꽃이나 열매에 끌려 사람들이 찾아 들므로 그 밑에는 자연 길이 생긴다는 말. 

도리불언 하자성혜는 사기(史記) 이광(李廣) 장군 열전에 나오는 말로, 아름다운 꽃과 맛있는 열매가 달린 복숭아와 오얏(자두)나무 아래에는 사람들이 모여들기에 작은 길이 난다는 뜻이다. 이는 덕(德)이 있는 사람은 가만히 있어도 그의 주변에 사람들이 몰려든다는 의미이다. 중국 한(漢) 무제 때 이광 장군은 활의 명수로 힘이 세고 몸이 빨라 흉노족(匈奴族)들은 그를 날아다니는 장수란 이름으로`한비장군(漢飛將軍)`이라고 불렀다. 흉노족에게 전설적인 존재였던 이광은 항상 적의 간담(肝膽)을 서늘하게 했지만, 성품은 청렴(淸廉)했다. 그는 상(賞)을 받으면 부하들에게 나누어주었다. 군사를 인솔할 때 식량과 물이 부족한 곳에서는 물을 보아도 병졸들이 물을 다 마시기 전에는 물 근처에는 가지도 않았다. 이를 본 병사들은 점점 더 이광에게 충성을 다했다. 그러나 이광은 전한(前漢) 시대 흉노와의 70여 차례의 싸움에서 혁혁한 공(功)을 세웠지만, 제후(諸侯)의 반열에도 오르지 못했다. 또한 그는 60이 넘은 고령을 무릅쓰고 흉노와의 전투에 참가했다가 수세(守勢)에 몰렸고, 이 때문에 무제의 외척인 위청(衛靑)에게 박해를 받았다. 명예를 중하게 여긴 이광은 문책(問責)을 받는다는 것 자체를 치욕으로 여겨 칼을 뽑아 자기 목을 베었다.

사마천(司馬遷)은 사기에 이광을 기리며 `복숭아와 오얏나무는 말을 하지 않더라도 그 아래에 저절로 길이 난다`는 말로 이광 장군을 칭송했다. 그렇다. 지도자로서 솔선수범(率先垂範)하고 덕을 베푸는 사람에겐 사람을 끌어당기는 흡입력(吸入力)이 있다. 우리 속담에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고 했다. 그러나 오늘날은 `자기 과시, 자기 PR`이 더 큰 힘을 발휘하고, 과정보다는 결과를 중시하는 우리 사회가 되어가니 그저 안타까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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