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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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해타임즈
  • 승인 2019.03.15 10:20
  • 호수 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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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충국의 시대공감

최근 10년의 발전이, 과거 500년보다 빠르다 한다. 문명이 발달할수록 문맹은 줄어들고 기계치가 늘더니 요즘은 유행을 따라가기 힘들고 컴퓨터와 가상공간은 더욱 따라잡기 어려운 실정이다. 어지간한 궁금증은 포털사이트 그녀가 전문가보다 빠르고 정확하게 답해주고 있다. 복잡한 길도 핸드폰 하나면 찾아갈 수 있으며 정체구간은 우회까지 안내해주기 때문에 핸드폰 속 그녀 말만 잘 들으면 후회할 일이 거의 없다.


이런 현실이다 보니 요즘 애들은 대부분의 일상을 혼자 보내며 컴퓨터 가상현실 속에서 놀고 이야기하며 지낸다. 홀로 보내는 시간이 대부분이다 보니 밥과 술마저도 혼자 즐긴다 하여 `혼밥`과 `혼술`이란 트렌드가 만들어졌고, 가게들도 혼밥족의 기호에 맞추어 인테리어를 하여 영업을 하고 있다. 

컴퓨터 속 그녀들은 어떠한 경우에도 이용자에게 실망하지 않으니 지저분하게 여러 날을 씻지 않아도 양치를 하지 않아 입 냄새가 심해도 절대 탓하지 않으며 자세나 태도 또한 지적하지 않는다. 우선 생각하면 컴퓨터 속 그녀는 모든 것을 이해하고 어떠한 행동도 받아주는 듯 하지만 실상은 그녀의 룰을 벗어나면 일체의 접촉을 할 수 없고 그녀가 정한 룰 이외에는 어떠한 행동에도 반응하지 않는다. 

또한 욕심 많은 그녀는 만나는 시간동안 잠시도 화면에서 얼굴 돌리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다. 모든 오감을 가장 빠르게 충족 시켜주며 현실의 어려움과 나약함을 극복한 듯, 때로는 왕자로 멋진 검투사로 만들어 성을 소유하고 나라를 만들어 주지만 결국 그것은 16인치 화면 속에 만들어진 허상일 뿐이다. 이 허상의 공간은 오롯이 머리를 순간적으로 행복하게 만들어 주지만 그녀들이 없는 현실은 더욱 큰 자괴감과 공허함을 가져다 줄 뿐이다. 

우리의 행복과 평안은 주변인들과 교류하며 정감을 나누는 가슴으로 느끼는 것이기에 그녀들과의 만남이 필요 이상으로 길어지면 가슴은 더욱 황량해질 것이며 사회로의 복귀 또한 어려워질 것이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편리한 정보와 작업을 위해 또 잠시의 휴식을 위해 그녀를 이용하는 것은 당연한 선택이지만 행복한 삶은 현실에 있고 주변에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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