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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혀 새로운 시작회복적 정의란 무엇인가②
남해타임즈 | 승인2019.03.29 17:48|(640호)
김일광
남해 회복적 정의 연구회
마을교사

이전 글에서 응보적 정의의 틀을 가지고는 안전하고 평화로운 공동체를 유지하지도 만들지도 못하는 것을 확인했다. 지금의 틀을 바꿔야 할 필요성을 확인했고 새로이 시도되고 있는 다른 유형을 찾아 나선다. 

1974년 캐나다 온타리오주 엘마이라에서 발생한 일을 소개한다. 당시 17, 18세 나이의 청년 두 명이 일으킨 일이다. 러스 켈리는 버튼을 누르면 날이 튀어나오는 칼을 가졌고, 다른 청년은 날카로운 부엌칼을 들었다. 그들은 승용차2 4대의 타이어를 터뜨렸다. 카시트를 칼로 찢었고, 차의 냉각기를 부숴버렸다. 돌을 던져서 가정집의 커다란 유리창을 깼다. 마찬가지로 지역의 맥줏집 창문들도 깨버렸다. 보트를 길거리로 끌고 와 구멍을 내고 뒤집어 놓았다. 전망대를 망가뜨리고, 교차로에 있는 신호등을 박살냈으며, 역 교회에 세워진 십자가를 꺾어버렸다. 승용차의 사이드 미러와 앞 유리를 맥주병으로 내리쳤다. 정원 탁자를 연못에 빠트렸고, 울타리를 망가뜨렸다. 모두 합해 스물두 가정의 재산에 해를 입혔다. 이 모든 일이 새벽3시에서 5시 사이 두 시간 동안 벌어졌다.

엘마이라 사건이 벌어졌을 때 이 사건을 담당한 마크 얀치(Mark Yantzi)씨는 보호관찰관이자 메노나이트 자원봉사자였다. 그는 다른 봉사자들과의 회의에서 특별한 제안을 했다. "이 청년들이 자신들의 행동에 책임지고 입힌 피해를 바로잡을 수 있게 하려면 피해자를 직접 만날 수 있도록 하는 게 더 옳지 않을까요?" 다른 봉사자인 데이브 워스(Dave Worth)씨는 그 생각에 동의하며 판사에게 제안 하자고 했다. 마크 얀치씨는 보고서에 그 내용을 덧붙여 판사 고든 멕코넬(Gordon McConnell)씨에게 제출했다. 늘 변화 없이 반복되는 판결에 회의를 느끼던 판사는 법적으로 전례가 없는 새로운 시도를 허가 했다. 가해자가 피해자를 직접 만나는 것이 법적인 기준이 전혀 없었기 때문에 마크 얀치씨는 청년들에게 최선을 요구했다. 이 과정을 거치지 않으면 더 오랜 시간을 감옥에서 보내야 하는 것을 아는 청년들도 피해자들을 만나는 데 동의했다. 그래서 가해자 피해자 만남이 시도 되었고 제도 안으로 첫 발을 내딛게 되었다. 

처음에는 가해자가 피해자를 직접 만나는 것을 많이 힘들어 했지만 보호관찰관과 봉사자들이 도와주었다. 어떤 피해자들은 용서를 해주기도 했지만 다른 피해자들은 적절한 처벌을 받기를 원했다. 가해자들의 꾸준한 노력과 봉사자들의 조력이 더해졌다. 가해자들을 감옥으로 보내지 않고 손해배상과 벌금을 내고 보호관찰기간을 정하는 정도로 마무리 되었다. 이후 러스 켈리는 타인에게 피해를 주는 삶을 살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으로 변했다. 학교를 다녔고 봉사자로, 강연자로서 삶을 살아가고 있다. 

이 사건이 지금 우리에게 일어났다면 우리는 어떤 과정으로 사건이 진행될 지 어렵지 않게 상상할 수 있다. 가해자는 구치소에 바로 수감되고 피해자는 가해자를 엄하게 처벌하기를 원할 것이다. 어떻게든 가해자가 다시 동네에 발을 들여놓지 않았으면 할 것이다. 문단속을 강화하고 그것도 불안하면 이사를 가기도 할 것이다. 공동체의 안전과 평화는 먼 나라 얘기다. 결국 가해자를 제외한 상태로 외형적 피해를 복구한다 해도 공동체의 안전과 평화가 없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피해자의 피해를 회복하는 것이 정의이고 그 과정에 가해자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도록 하는 것은 필수 요소다. 가해자 자신이 자발적인 책임을 지는 자세는 피해자의 피해를 회복하는 첫 관문이기 때문이다. 또 이 과정이 가해자가 다시 공동체와의 연결을 회복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
정리하면 위 사건의 과정에서 태동한 것이 피해자 가해자 회복프로그램이다. 또 전혀 새로운 시도였지만 건강한 공동체를 위해서 도움이 될 것 같은 생각이나 제안들이 있었다. 이전에 가보지 않은 길이었지만 그들은 용기를 냈고 도전했다. 

이제 우리를 돌아보자. 안전하고 평화로운 공동체를 위해서 대안을 찾아야 한다. 그 방안의 하나가 피해자 가해자 회복프로그램 이고 이것은 회복적 정의의 일부이다. 현재의 틀을 깨는 것은 많은 비용과 고통을 유발한다. 또 실천하지 않는 사상이나 철학은 죽은 학문이다. 지금보다 나은 방안을 찾았다면 적용할 용기와 도전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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