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구삭금(衆口삭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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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구삭금(衆口삭金)
  • 남해타임즈
  • 승인 2019.05.03 16:43
  • 호수 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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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기 선생의 옛말 좋은말
최 성 기
창선고 교장

뭇사람의 말은 쇠도 녹인다는 뜻으로, 여론의 힘이 큼을 이르는 말.

구삭금은 초(楚)나라 굴원(屈原)의 천문구장(天問九章) 석송(惜誦)에 나오는 말이다. 
춘추전국시대 정치가이자 시인인 굴원은 왕족으로 초(楚)나라 회왕(懷王)과 경양왕(頃襄王)을 섬겼다. 박식하고 정치적 감각이 뛰어난 그는 회왕의 신임으로 높은 관직에 올랐다. 당시 초나라는 진나라와의 치열한 분쟁을 겪고 있었다. 
이때 굴원은 내치를 충실하게 수행하여 왕으로부터 신임을 받고 백성들로부터는 추앙(推仰)을 받았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를 시기(猜忌)하는 정치인들의 중상모략(中傷謀略)으로 관직에서 물러나, 국가가 기울어지는 것을 걱정하며 전국을 방랑했다. 
그는 전국을 떠돌며 이소(離騷), 구가(九歌), 천문(天問), 구장(九章) 등 수많은 초사(楚辭)작품을 남겨 후대에 초사문학(楚辭文學)의 창시자로 평가받게 됐다. 이러한 굴원이 그의 초사 석송(惜誦)에서 "뭇 간신들의 입이 쇠를 녹인다" 라는 구절을 남겼다. 이때부터 중구삭금은 "여러 사람의 말은 쇠도 녹일 정도로 힘이 크다"는 의미로 쓰이게 되었다. 
오늘날 가짜뉴스와 유언비어가 우리를 슬프게 한다. 권력을 잡기 위하여 여당과 야당이 서로를 폄훼(貶毁)하고, 반대를 위한 반대로 극과 극을 달리는 정치인들 또한 우리를 슬프게 한다. 
뉴스(News)라 하면 사실에 근거하여 새로운 사실을 세상 사람들에게 알려야 한다. 그러나 가짜뉴스로 인해 뭇 사람들이 눈뜬장님으로 만들어지고, 귀 뚫린 귀머거리로 만들어지고 있다. 
비슷한 말로 세 사람이 범을 만들어낸다는 뜻으로, 근거가 없는 말이라도 여러 사람이 말하면 곧이듣게 된다는 말인 삼인성호(三人成虎)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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