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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는 사람을 아름답게 만든다17. 독서토론모임 `아름다운사람들`을 찾아서
남해타임즈 | 승인2019.05.17 11:19|(646호)

작가 임종욱은 2012년 장편소설 <남해는 잠들지 않는다>로 제3회 김만중문학상 대상을 받자마자 남해로 내려와 창작과 연구를 병행하고 있다. 현재 진주교육대학교에서 문학과 작문을 가르치고 있고, 본지에 <남해문화단체 탐방기>를 연재하고 있다.
2019년 1월부터 <현대불교신문>에 남해에서의 생활을 소개하면서 부처와 공자의 말씀을 곁들인 칼럼을 연재하고 있다.

 

듣자 하니 우리나라는 세계 10대 출판 강국이라고 한다. 경제력과 군사력에서 세계 랭킹이 10위권을 오락가락한다고 할 땐 그러려니 했지만, 한 나라 문화 수준의 척도인 출판에서 최상위권에 있다니 남다른 감회가 일었다. 나도 꽤 책을 내는 편이라 거기에 한몫 했다는 자부심은 덤이었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우리나라 사람들의 1인당 독서량이 한 해 1권 미만이라는 소식을 접했을 땐 개탄의 소리가 절로 터져 나왔다. 책은 넘쳐나는데 책은 읽지 않는다니, 이 무슨 난센스인지 어처구니가 없었다. 이 나라의 문맹률이 0%에 육박한다는 자랑이 뜬소문처럼 무색해졌다.
한때 지하철이나 버스를 타면 다들 책을 읽던 시절도 있었다. 하다못해 신문이라도 읽었는데, 요즘 사람들은 손에 책 대신 보물단지인 양 스마트폰을 들고 단물을 빨기에 여념이 없다. 보물단지가 아니라 독약단지 같은데 말이다. 지성의 양식은 어느새 바닥났고 `가짜뉴스`만 넘실대는 세상에 빠져 광신도처럼 허위일심 허무(虛無)의 낙원에 안주하고 있다. 맙소사! 그렇게 찍어대는 책들은 어디로 갔는가?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종이책의 종말을 주문처럼 외워대는 이 시대에도 책의 소중함을 아는 사람들은 여전히 존재한다. 우리 남해도 예외는 아니다. 내가 남해에 처음 정착했던 2012년 아는 사람도 많지 않아 이곳저곳을 서성거릴 때 우연히 김동규 선생님을 만났다. 고려대학교에서 교수로 있다 퇴임하고 고향 남해로 내려온 분이었다. 내가 글을 쓰는 사람이라는 말을 들으시더니 참석을 권한 모임이 바로 `아름다운 사람들`(회장 송홍주)이었다. 그때 이후 지금까지 나는 이 모임의 회원이 되었는데, 요즘은 저녁마다 상모를 돌리며 농악을 배우느라 나가지 못해 미안하다.
`아름다운 사람들`은 매달 한 번씩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여 책에 대한 이야기로 말 꽃을 피우는 독서토론 모임이다. 2010년 5월경 김동규 선생님과 뜻 있는 사람들이 모여 결성되었으니, 벌써 10년의 연륜을 쌓았다. 지금 회원은 22명인데, 귀농 귀촌한 분부터 퇴직한 공무원이나 기업인, 현직 공무원, 시인과 작가, 예비군 중대장 등등 참으로 다양한 자리에서 자신의 역할을 다하는 분들로 구성되어 있다.
어린이날 다음날인 엊그제, 읍내에 있는 소담스럽고 품격 있는 커피점 `해이랑`에서 올해 회장의 소임을 맡은 송홍주 선생을 만났다. 남해군 신협 대표이사로서 군민들의 재정을 넉넉히 하는 일만 해도 짬이 없을 텐데, 그는 누구보다 책 읽는 남해사람들의 향도가 되기를 자임하고 있었다.
`아름다운 사람들`은 단순히 책만 읽는 모임을 넘어 독서를 통해 각자의 경험과 지혜를 공유하는 공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송홍주 회장은 말했다. 역사가 가장 오랜 `해양당서점`이 문을 닫기는 했지만, 읍내에는 대한서림이 여전히 독서인들을 맞고 있고, 지족과 상주 등지에도 미니책방이 있어 독서의 갈증을 채워준다고 일러주었다. 또 남해도서관과 화전도서관에서는 누구나 신청만 하면 필요한 책을 구비하고자 노력하니, 책이 없어 읽을 수 없는 일은 없다고 말했다. 남면 아난티 리조트 안에 있는 `이터널 저니(eternal journey)`란 서점도 가볼 만하다며 추천했다.
`아름다운 사람들`은 매월 마지막 주 화요일 저녁 6시 30분에 남해도서관 3층에서 모여 정기 모임을 갖는다. 뿐만 아니라 화전도서관과 연계해 `통영`으로의 문학기행을 계획하고 있으며, 군내 초·중·고등학생들과의 독서토론회도 모색 중이라고 했다. 신협 내에서도 사회 공헌 사업의 일환으로 인문학강연을 기획해서 한 해 서너 차례 작가를 초빙해 저자와의 만남을 주선할 예정이란다. 당장 오는 25일(토)에는 거제에 있는 민속박물관을 찾는 독서야유회가 마련되어 있단다. 이 달의 책은 토마스 만의 룗마(魔)의 산룘이다.
이 아름다운 사람들의 모임에 나가 책의 유혹에 빠져보고 싶은 분이 있다면 총무를 맡은 박현숙 선생(m.010-8558-0880)이나 송홍주 회장(m.010-3063-6603)에게 연락 주시기를 바란다. 남해에는 10여 개 정도의 독서 모임이 있다고 한다. 이 숫자가 백 개가 되고 천 개에 이르게 될 날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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