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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교육의 꿈, 마을공동체의 꿈, 그림으로 꽃피우다학부모미술교실 `상주엄살롱`작품전 개막 이달 30일까지 전시
김수연 기자 | 승인2019.05.18 10:38|(647호)

"처음 남해상주에 왔을 땐 꼭 유배된 느낌이었습니다. 해 떨어지면 적막함과 외로움이 몰려들었고 그저 막막했습니다. 그러다 엄살롱이 있다는 소식에 얼마나 심장이 뛰던지…. 엄살롱 선생님부터 회원들 모두 반겨주셨습니다. 일주일에 한번이 야속할 따름. 미술에 `미`자도 모르던 내가 전시회라니 꿈만 같습니다"_김현심(학부모·상주)

"자식들에게는 음악이든 미술이든 꼭 즐기면서 세상을 표현하며 살라 하면서도 정작 나는 그럴 시간도, 시도도 없이 바쁜척하고 살았습니다. 막내딸을 상주중학교에 보내면서 제게도 마음속 오랜 숙제 하나를 풀어낼 기회가 주어졌네요. 아직은 물감도, 붓도, 캔버스도 낯설고 어색하지만 이제 겨우 시작이라 위로합니다"_진영공(학부모·진주)

"학창시절 수학보다 싫은 과목이 미술이었습니다. 그림으로 칭찬받은 적이 한 번도 없는 나는 미술시간의 주변인이었죠. 그런데 엄경근 선생님을 만났네요. 사람마다 눈높이에 맞게 가르치고 기다리고 살펴주신 선생님이 아니었다면 데생 초기에 포기했을 겁니다. 좋은 선생님을 만나 내가 알지 못했던 나를 발견할 수 있어 감사합니다"_최금자(마을주민·상주)

"딸 누리하고 같이 그림을 그릴 수 있어서 기쁨이 배가 됩니다. 누리를 중학교 3년 동안 읍 친구들과 떼어서 상주까지 데리고 다녔던 기억이 맘속에 미안함과 아픔으로 남아 있었는데 누리한테도 조그마한 위안이 된 것 같아 기쁘고 너무나 행복합니다. 그림 그리는 것이 소확행인 줄 알았는데 저에겐 아주 큰 행복과 기쁨이었습니다"_조용순 상주중 교감

 

지난 10일, 남해의 작은 바닷가마을 상주면에서 특별한 미술전시회가 열렸다. 남해 상주중 학부모 미술교실 상주엄살롱 첫 번째 작품전. 50여 점의 작품을 출품한 작가 12명의 사연과 소감은 저마다 진솔하고 곡진하다. 이들은 경남최초 대안교육특성화학교인 상주중학교 엄경근 미술교사의 지도로 그림을 배운 학부모, 지역주민, 교사다. 학창시절 이후 캔버스와 붓을 처음 접해본 이들 12명은 이날 당당하게 신진작가로 탄생했다. <사진>

 2018년 4월 25일 수요일 상주중학교 엄경근 미술교사와 학부모, 마을주민 12명이 만나 상주엄살롱이 태어났다. 엄경근 교사는 낮에는 학생들을 가르치고 매주 수요일 저녁엔 학부모이자 이웃인 `어른 학생들`을 가르쳤다. 배움의 공동체를 만들려는 대안학교 교사와 학부모, 주민들이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상주중학교는 수요일 저녁마다 미술실을 개방하고 학부모미술교실을 물심양면으로 지원했다. 여태전 상주중 교장은 이날 전시회 개막 인사말에서 "창문 밖으로 파도소리가 들리는 늦은 밤 바다학교 미술교실은 그 자체로 한 폭의 아름다운 그림"이었다고 회고했다.

 권영득 상주면장은 면사무소 2층 회의실을 전시회 공간으로 제공했다. 교육마을 만들기를 꿈꾸며 귀촌한 학부모와 주민들이 참여한 예술활동이라는 점에서 전시회 공간이 면사무소라는 것도 각별한 의미를 갖는다. 전시회 오프닝 행사에는 남해상주 동고동락협동조합 조합원들을 비롯해 많은 이들이 참석해 이 특별한 전시회를 축하했다. 장충남 남해군수는 축사를 통해 "상주중학교와 상주엄살롱으로 인해 남해의 브랜드 가치가 더 높아졌다"고 말했다.

 

미술교실을 이끈 엄경근 교사는 상주중학교와 상주면사무소의 협조에 고마움을 표하고 "지난 1년 모두가 예술가였고 삶이 예술이 됐다"며 "열정적으로 작품활동에 임하고 전시회까지 마련한 회원들에게 박수를 보낸다"고 말했다.

 

전시된 50여 점의 작품에는 남해의 산과 바다, 여행지, 가족, 성장기의 기억 속 풍경, 꽃, 고양이 등의 소재가 다양한 기법으로 화폭에 담겨 있다. 익숙하면서도 작가마다 고유한 빛과 기운이 느껴지는 작품들은 보는 이에게 전시회장을 찾은 보람을 갖게 하기에 충분하다.

 개막식에서 상주엄살롱 회원들은 엄경근 교사에게 감사패를, 여태전 교장에게 장학금 50만원을 전달했다. 전시회는 이달 30일까지 상주면사무소 2층에서 진행된다.  


김수연 기자  nhsd@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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