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바람 뚫고 800평 마늘 수확 도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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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람 뚫고 800평 마늘 수확 도와
  • 하혜경 서울주재기자
  • 승인 2019.05.23 19:56
  • 호수 6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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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경남해군향우회 여성협의회 고향 마늘캐기 봉사 `뿌듯`

여름을 재촉하는 봄비가 세차게 쏟아진 지난 18일 재경남해군향우회 여성협의회(회장 탁연우)는 서면 서호마을을 방문 `마늘캐기 봉사활동`을 진행했다. 

여성협의회가 주관하고 군향우회가 후원한 이날 행사에는 탁연우 여성협의회장과 오행순 명예회장을 비롯한 여성협의회 회원 20여명과 최태수 군향우 산악회장, 이무현 청년협의회장이 동참했다. 

이른 아침 양재역에서 봉사단을 태우고 출발한 버스에서 탁연우 회장은 "오늘 행사에 함께한 우리 회원들은 참 복이 많은 사람들이다. 오늘 오고 싶지만 몸이 아파서 못오는 사람, 일이 많아서 못 오는 사람도 있는데 우리는 건강하고 시간이 있어 오늘 봉사를 하게 된 것에 대해 감사하게 생각하자"며 회원들을 격려했다. 

이어 최태수 군향우산악회 회장은 "지금 고향에는 비가 많이 온다는데 걱정이다"며 "힘쓰는 일은 우리 남자들이 맡아서 하겠다"고 말해 큰 박수를 받았으며 이무현 청년협의회장도 "향우회장님 연락을 받고 작은 일손이라도 보태고 싶어 참석했다"고 말했다. 

남쪽으로 내려갈수록 빗줄기가 거세지면서 오늘 계획한 봉사일정을 진행할 수 있을지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오전 11시 봉사가 진행될 서면 서호마을에 이르자 폭우와 강풍으로 몸을 가누지 못할 정도로 세찬 비가 내리고 있었다. 어떻게 할지 갈피는 잡지 못하고 있는 상황은 이미 마늘밭에서 마늘을 캐고 있는 구덕순 향우회장에 의해 정리됐다.

구 회장은 "이왕 내려 온 거 비가 와서 힘들긴 하지만 어제보다 땅이 물러 마늘캐기 훨씬 수월하다"며 "힘을 합치면 금방 끝날 것"이라며 마늘을 캐고 있었다.

비옷과 장화를 착용하고 마늘 밭으로 향한 여성협의회원들과 봉사자들은 어느새 숙련된 농사꾼이 되어 마늘 수확에 나섰다. 이날 봉사활동이 진행된 밭은 약 800여평. 20여명의 봉사자들은 약 1시간 만에 마늘수확을 마치고 함성을 질렀다.

빗속에서 마늘 수확을 끝낸 회원들의 소감은 이어진 점심식사 자리에서 쏟아져 나왔다. 오행순 명예회장은 "내려올 때 걱정 많이 했는데 오히려 비가 와서 마늘도 쉽게 캐고, 덥지도 않아 빨리 끝낼 수 있었다"고 말했으며, 류정애 사무국장도 "비 오는날이 마늘캐기 이리 좋은 날인 줄 몰랐다. 내년에도 비 오는 날을 잡아서 내려와야겠다"고 말해 한바탕 웃음꽃을 피웠다.

이날 점심은 류성식 새남해농협조합장이 장어탕을 대접했다. 류 조합장은 "솔직히 남해사는 우리들도 이런 날씨에는 밖에서 농사일 안 한다. 역시 남해 여성들의 힘은 대단하다"고 격려했다. 

구덕순 군향우회 회장도 "어젯 밤에 오늘 우리가 봉사한 논 주인에게 너무 고맙다는 전화를 받았다. 힘들었지만 우리 모두 좋은 일도 하고 좋은 추억도 될 것이다"고 말했다.

일찍 봉사활동을 끝낸 여성협의회 회원들은 여유로운 마음으로 고향 관광에 나섰다. 비오는 날 읍 시장에 들러 싱싱한 해산물을 구입하기도 하고 한적한 커피숍에서 따뜻한 커피 한 잔도 나눈 후 서울로 돌아왔다. 

한편 뜻깊은 이날 행사에는 향우와 고향 사람들의 따뜻한 인심이 더해져 더욱 풍성해졌다. 행사 진행을 위해 이성도 재경양떼연합회 회장과 정양조 창선면 향우가 후원금 전달했다.

여성협의회 공영자 설천부회장과 김남순 미조 부회장, 이차선 회원이 밥과 반찬을 준비해 오가는 길에 식사를 해결했으며 남해군을미생연합회 박범식 회장이 커피, 정현태 전 군수가 막걸리와 장어요리를 협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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