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그라피로 만나 봉사로 이어진 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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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그라피로 만나 봉사로 이어진 인연
  • 전병권 기자
  • 승인 2019.06.24 11:08
  • 호수 6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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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남해벽화모임 정용수·김현숙·최지연 씨

해가 뉘엿뉘엿 떠오르기 전, 늦은 새벽녘 페인트 냄새와 벽을 긁는 소리가 귓등을 때린다. 소리의 정체는 벽화 그리기를 준비하는 소리. 낡은 벽을 새로운 모습으로 꽃단장시키기 위해 여름날 땀을 흘린 이들이 있었다. 청소년들이 벽화 그리기 봉사를 한다기에 모인 캘리그라피를 좋아하는 3명의 어른. 새벽부터 저녁 무렵까지 봉사하는 정용수, 김현숙, 최지연 씨를 만나봤다. <편집자 주>

캘리남해벽화모임 3인 정용수(왼쪽)·김현숙(가운데)·최지연(오른쪽) 씨.

 "저희들보다 더 어려운 봉사를 하는 분들이 많다. 벽화 전문가도 아니라서 인터뷰하기에 부끄럽다"는 정용수, 김현숙, 최지연 씨. 2015년 캘리그라피 동아리에서 만난 이들은 `캘리남해벽화모임`이라는 이름을 인터뷰 도중 결정했다. "그래도 우리가 잘할 수 있는 것이 캘리그라피이기 때문에 이를 활용한 벽화를 그리고자 한다. 아이들이 봉사한다기에 흔쾌히 나서게 됐다"고 말했다.
 이들을 만난 것은 지난달 25일 남해읍 봉전마을. 오후 기온이 30도에 육박하는 땡볕아래서 묵묵히 청소년들 틈 속에서 땀 흘리고 있었다.
 캘리남해벽화모임은 스스로 주제를 정하지 않고 벽화주제를 해당 벽의 주인이나 마을 등 주민들의 의견을 받아서 결정한다고 한다.
 특히 300시간이 넘게 홀로 봉사활동을 펼친 정용수 씨는 "오늘 작업은 남해를 밝히는 일"이라며 "총 60여명이 넘는 아이들과 함께하기 때문에 이들의 시간을 맞추기 위해서는 어른들이 배려해야 한다"며 새벽부터 일한 이유를 말했다.

벽화작업 후 모습. 이 벽은 다육과 식물이 주로 들어갔으면 좋겠다는 집 주인의 바람이 담긴 벽이다.

 김현숙 씨는 "평일에는 다들 생업이 있어서 오전, 오후 등 시간을 낼 수 없어서 보통 주말에 봉사를 한다. 제한적이기는 하지만 배운 걸 응용할 수 있는 `봉사`라는 점이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최지연 씨는 "봉사의 보람을 잘 몰랐었는데 캘리그라피를 통해서 봉사의 재미와 보람도 느끼게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캘리남해벽화모임 3인방은 "앞으로도 켈리그리피를 활용한 여러 활동을 펼치고 싶다. 제의가 들어온다면, 3명이서 협의해 욕심 부리지 않고 소화할 수 있는 만큼 오래오래 봉사하고 싶다"며 활동계획을 전했다.
 전병권 기자 nhsd@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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