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시 김용엽
성문밖 개구쟁이 불장난에
쓰러지기 전
왜란이 도진 해에도 그늘을 내줬던
동문옆 회화나무 혈기가
왕성했을 텐데
유배 온 선비들 책장 넘기는 소리
날마다 대제학(大提學)
먹가는 소리 들으며
저녁답 우물물 긷고 방아 찧는
아낙네들
앵강만 물든 노을, 망운산 바람도
품으니
이방들 모사(謀事)도 숨죽이니
풍악소리 잦아들고
현령들 고개 숙이던 너른 품은
어디 갔나
Tag
#N
저작권자 © 남해시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